행운을 찾아서 살림어린이 그림책 47
세르히오 라이를라 지음, 아나 G. 라르티테기 그림, 남진희 옮김 / 살림어린이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독특한 편집으로 책을 앞, 뒤 구분없이 어느 곳을 먼저 읽어도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구성입니다. 한 쪽은 행운씨의 관점에서 펼쳐지는 여행 이야기, 다른 한 쪽은 불운씨의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여행 이야기입니다. 이름처럼 한 사람은 행운이 가득한 일상을 만나게 되고 다른 한 사람은 투덜투덜 투덜이가 될 만큼 불운한 일상의 연속으로 여행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매사에 긍정적인 밝은 기운을 가지고 생활하면 좋겠지만 겁이 많고 소심해서인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부정적인 반응으로 접근해서 아이에게 꼭 읽어주고 싶었어요. 같은 사건, 같은 장소에서 어떤 기운을 가진 사람이 더 행복할지 아이와 읽고 이야기해 보고 싶었답니다.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여행을 선택한 행운씨. 주의깊고 진중하며 다정다감한 그는 여행의 변수도 긍정적인 기운으로 자연스럽게 받아 들입니다. 매사에 느긋하고 여유로운 행운씨의 성격이 무척 부러웠어요. 낯선 곳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행운씨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인가봐요.

타인에 대한 배려와 호의는 나에게 부메랑이 되어 더 좋은 일을 만들어줍니다. 행운씨는 계획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혼자만의 여행도 좋겠지만 누군가와 함께 추억을 공유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겠죠. 누구보다도 완벽한 여행을 즐기는 행운씨가 무척 부럽게 느껴지네요.

즉흥적으로 여행을 계획한 불운씨. 준비되지 않은 여행이라서 뒤죽박죽 사건, 사고가 많은건지 불운씨가 가는 곳마다 문제가 생겨버립니다. 불운씨가 된다면 '맙소사!'라는 말이 입에서 끊이지 않은 것 같아요.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로 여행을 떠난 행운씨와 불운씨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어요. 앞, 뒤를 넘겨가며 불운씨의 가방을 비교해 보기도 하고 행운씨가 여행을 즐기고 있을 때 불운씨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숨은그림찾기처럼 찾아보는 재미가 있네요. 앞, 뒤를 넘겨가며 각 장소에서 상대방의 모습을 찾아보니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던 재미를 책을 거듭해가며 읽을수록 발견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처음에 아이가 책을 읽고나서는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어렵다'라는 반응을 보였어요. 글밥이 많지는 않지만 두 가지 이야기를 하나로 비교하며 읽는 것이 부담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가 먼저 읽은 후 다시 한 장씩 되짚어가며 책의 이야기를 맞추어 읽는 과정을 거쳤더니 일러스트 속 인물들도 찾는 여유가 생기고 행운씨와 불운씨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더군요. 행운씨와 불운씨의 뒷 이야기까지 읽고 난 후 불운씨의 삶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이야기 나누었지만 아직 아이의 눈에는 여행을 즐기는 행운씨의 모습이 더 좋아보였나봐요.

아이가 지금보다 생각주머니가 조금 더 커진 후 다시 읽으면 또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고 아이의 생각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졌어요. 엄마, 아빠와 함께 서로 다른 삶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수 있는 책이었어요.

행운,불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