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더지의 감자 ㅣ 리틀씨앤톡 그림책 21
숑레이 글, 루신.한옌 그림, 조윤진 옮김 / 리틀씨앤톡 / 2016년 10월
평점 :

6살 둘째아이가 책표지를 보고는 '두더지가 왜 고구마에 매달려서 자기 집을 빠져나오고 있지?'라고 묻더군요. 고구마
농장에서 체험활동을 하고 오더니 고구마와 감자를 헷갈려하네요.
감자의 잔뿌리에 매달려 허공에 떠있는 두더지의 모습이 인상적인 그림책입니다. 어째서 두더지는 감자에 매달려 있는건지
아이처럼 호기심이 생겼어요.

두더지는 땅 속에서 대부분의 생활을 하는 동물이예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땅 속 밑은 두더지에게는 큰
세상이예요.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가 땅 속 밑에 있을 뿐 우리와 다를 것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지요.
두더지는 땅 밑을 파며 여러가지 보물을 찾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무언가를 찾을거라는 기대감이 두더지를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았어요.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땅 밑이지만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두더지의 큰 희망인 것 같아 보여요.

어느 날 땅을 파다 발견한 아주 작은 감자. 두더지는 아주 작은 감자를 발견하고는 무척 기뻐합니다. 살아 숨쉬는
듯한 작은 감자를 정성껏 보살피기 시작합니다.
'내 것'이라는 소유물이 생겼다는 것이 두더지에게 큰 감동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겐 그저 평범한
감자일지 몰라도 두더지에겐 정말로 특별한 세상에 하나뿐인 감자인거죠. 다른 두더지들의 비웃음에도 두더지는 무럭무럭 자라는 감자처럼 자신의 희망을
키워 나갑니다. 다른 사람들의 무관심에도 신경쓰지 않고 감자를 보며 희망을 키워나가는 두더지가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일뿐 나에겐 특별함이 있다는 것을 두더지는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농부가 감자를 캐내고 남은 텅 빈 구멍과 남겨진 두더지. 텅 비어버린 감자 구멍처럼 두더지의 마음도 텅 비어버리진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두더지는 누구보다 씩씩하고 용감한 두더지입니다.
또 다른 감자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땅 위에 서있는 두더지가 그 어떤 동물보다도 커보입니다.
나만의 특별한 감자를 만나 의미부여를 하고 정성을 쏟던 두더지가 감자를 농부에게 빼앗겼을 때 상실감에 힘들어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했는데 감자가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 두더지의 희망과 긍정적인 마음도 함께 무럭무럭 커갔던 모양입니다. 누가 시켜서, 누가
원해서가 아니라 내 자신이 선택한 일에 몰두하고 최선을 다하면 그 결과가 달콤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어요.
두더지처럼 우리 아이들도 '나만의 소중한 것'을 찾아 정성을 다하고 어떠한 결과도 받아들 일 수 있도록 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