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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와 사랑에 빠진 거인들
카타리나 소브럴 글.그림, 변선희.정명숙 옮김 / 아이위즈 / 201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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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의 색상이 선명해서 눈에 쏙 띄는 책이예요. 빨간 바탕에 노란색 책 제목도 눈에 띄지만 독특한 일러스트에
눈길에 갑니다. 책의 뒷표지와 앞표지가 연결된 일러스트 표지라 인어의 모습과 두 거인의 모습도 표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주먹을 불끈 쥔
두 거인의 모습과 대조되게 지쳐보이는 인어의 모습을 보니 책의 내용이 더욱 궁금해 집니다.
이 책은 인상적인 벼랑과 해변 그리고 바다 위에 있는 거대한 바위들로 이뤄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로
손꼽히는 포르투갈 알가르베의 한 해변이 생기게 된 전설을 기초로 한 것이라고 해요. 로차 해변으로 불리는 아름다운 해변의 전설을 배경으로
일러스트레이션을 구상하고 완성시켜 아름다운 도서로 탄생시킨 것이라는데 다른 나라의 전설은 어떤 내용일지도 무척 기대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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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라는 거인 둘이 살았어요. 비슷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지만 내면을 보면 전혀 다른 환경 속에 살고 있는 이웃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바다'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파도의 모습이 가장 인상깊었어요. 다양한 파도의 모습과 색상을 '바다' 거인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어요. '산' 거인에게는 다양한 동,식물이 그려져 있어서 아이와 함께 산에는 무엇이 살고 있는지 이야기해 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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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두 거인이 사는 곳에 아름다운 인어가 나타납니다. 인어는 소문대로 무척 매혹적이고 수정처럼 맑은 목소리를
가졌어요. '산' 거인과 '바다' 거인은 인어에게 한 눈에 반해버렸답니다. 외국의 인어와 비슷한 존재가 우리나라의 선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어나 선녀만큼 신비롭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존재가 없는 것 같아요. 누구라도 인어와 선녀를 만난다면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겠죠.
인어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산' 거인과 '바다'거인은 더욱 거칠게 서로를 헐뜯기 시작했어요. 인어를 독차지
하고 싶었던 둘의 싸움이 심해지자 이 둘의 싸움을 말리고 싶었던 인어는 두 거인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여달라고 이야기합니다. 각자의
아름다운 것들을 인어에게 보여주는 산거인과 바다거인.
쉽게 보지못했던 스타일의 일러스트로 접하는 산과 바다의 아름다운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산과 바다를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바다를 이런 색으로 표현할 수도 있구나, 나무의 종류가 이렇게 많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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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 모두 마음에 들어 하나를 고를 수 없었던 인어는 바다도 아니고 산도 아닌 중간에 머무르기로 했대요. 인어를 독점하고 싶은 마음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었던 두 거인의 잠든 모습이 닮아보여요. 어느 한 곳을 선택할 수 없을만큼 아름다운 두 곳을 공유하고 싶은 인어의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어쩌면 둘의 싸움에 더이상 상처받기 싫어서 한 결정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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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모래가 되어 산과 바다 사이에 머무르게 된 인어.. 바로 이 해변이 로차 해변이라고 합니다.
울산바위 등 우리나라의 지명에 관련된 전설들을 많이 접해봤는데 외국의 전설을 접하니 굉장히 신기한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나 인어와 관련된 전설이라 더 관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전설만큼이나 색감과 표현이 독특한 일러스트에 책 읽는 내내 눈길이 갔던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전설도 독특하고 아름다운 일러스트로 표현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