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와 고 녀석들
미야니시 다쓰야 지음,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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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녀석 맛있겠다'로 유명한 미야니시 다쓰야의 신작이 출간됐어요. 그의 동화책의 주인공으로 잘 등장하는 늑대와 돼지 이외에도 저승사자가 나와요. 책제목을 처음 접하고 저승사자의 모습이 무척 궁금했는데 책표지의 검은 얼굴과 날카로운 입매를 보니 두려움으로 긴장됐어요. 저승사자의 두 눈에 비친 고 녀석들에게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정말 궁금했어요.

책 표지 겉장이 입체로 이루어져 있어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어요. 겉표지를 벗겨내 가면으로 쓰고 다니며 저승사자 놀이를 했는데 책의 표지와는 다른 느낌을 주기때문에 잘 간직해둬야 할 것 같아요.

 

어떤 모습으로든 변신할 수 있어 우리 곁에 머물며 죽음을 관장하는 저승사자. 무섭고 어두운 모습이 아니라 평범한 모습으로 주위에 머물고 있다니 더 섬뜩한 것 같아요.
아픈 꼬마 돼지의 곁에서 돼지의 죽음을 기다리는 저승사자. 배고픈 늑대의 눈에 띄인 아픈 돼지. 이 셋의 만남은 불행인걸까요? 맛있는 돼지를 발견하고 기뻐하는 늑대의 모습이 정말 기뻐보여요.

아픈 돼지를 발견하고는 기뻐하는 늑대. 아픈 돼지가 건강해지면 맛있게 잡아먹으려는 생각으로 아픈 돼지의 병간호를 시작하는 교활한 늑대의 모습이 얄밉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하루 이틀 계속된 병간호로 아픈 돼지에게 연민이 생긴 걸까요? 늑대는 돼지가 완쾌할 수 있도록 죽도 끓여주고노래도 불러주며 정성을 쏟기 시작합니다. 돼지를 간호하는 늑대의 모습이 친절하고 즐거워 보였어요. 시작은 좋은 의도가 아니었지만 과정 속에서 다른 결과를 가져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는데 그럴 때마다 저승사자가 소용없다며 독백을 합니다. 늑대보다 무심한 듯 돼지와 늑대를 바라보는 저승사자가 더 나빠 보였어요.

돼지의  건강을 위해 빨간 꽃을 찾아나서는 늑대. 위험을 무릅쓰고도 돼지를 살리고 싶어하는 늑대의 마음이 느껴졌어요.
미야니시 다쓰야의 책에서 빨간 색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지도 궁금해졌어요. 빨간 열매, 빨간 꽃.. 희망적이고 밝은 의미를 가진 것 같아요.

돼지와 늑대가 있는 곳에 늘 함께하던 저승사자. 저승사자는 아직도 고 녀석들과 함께 있는 걸까요?
아픈 돼지와 돼지를 위해 빨간 꽃을 꺾던 늑대는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요? 친구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두 동물의 만남으로 반전을 그려내는 미야니시 다쓰야만의 결말이 참으로 반갑게 느껴집니다. 돼지를 향한 늑대의 마음이 저승사자에게도 작은 변화를 주어 저승사자도 늘 무뚝뚝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요.

언제나 기대되는 미야니시 다쓰야의 다음 책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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