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아코디언북

30층 집, 고양이를 찾아라! - 6.5m 길이로 펼쳐지는 아코디언북 ㅣ 미래그림책 126
스기타 히로미 그림, 야스이 스에코 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6년 3월

숫자세기와 한글에 관심을 보이는 6살 둘째에게 딱! 알맞는 책을 만나게 되었어요. 바로 30층집을 한 눈에 펼쳐볼 수 있는 아코디언북인데 영아때 놀이감으로 사용했던 아코디언북을 다시 만나게 된다니 괜히 마음이 설레더군요. 아코디언북을 접었다 폈다 자신만의 공감을 만들어 안에서 하루종일 놀던 아이들인데 과연 더욱 길어진 아코디언북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가 됐답니다.

30층이 한 장씩 그려져 있다보니 책의 두께가 생각보다 두꺼웠어요. 쉽게 찢어지지 않는 두께의 종이를 사용하다보니 부피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책 표지와 속지까지 책의 내용이 연결된 세심하고 배려있는 책을 좋아하는데 '30층집, 고양이를 찾아라!'도 책 표지를 열면 바로 30층집을 만나볼 수 있어요. 빈 방이라는 29층이 궁금해지는 건 작가의 의도일까요? 책의 구석구석에서 작가의 세심한 배려를 찾아볼 수 있었어요.

30층짜리 건물의 1층에는 할머니가 30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열린 문으로 30마리의 고양이가 집 밖으로 나가버리는데 각 층마다 1마리씩의 고양이를 찾아볼 수 있어요.

1층부터 30층까지 살펴보면서 한 마리씩의 고양이를 찾아보며 관찰력도 키우고 각 층마다 누가 살고 무엇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어요.

책을 펼쳐든 아이는 먼저 각 층마다 숨어있는 고양이 찾기에 열중하기 시작했어요. 3살짜리 아이들도 한 층에 한 마리의 고양이를 찾는 건 어렵지 않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각 층의 고양이를 찾아보고 두 번째 읽을 때는 각 층에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살펴보았어요. 사진관, 교실, 수족관, 식당, 의상실 등 다양한 공간을 만나볼 수 있어서 각 공간마다 그려져 있는 물건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고 어떤 공간에 가고 싶은지 아이의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어요.

30층까지 오르내리며 고양이를 찾던 할머니에게도 새로운 친구가 생긴 것 같아요. 옥상 위에서 달빛 아래 이야기를 나누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굉장히 따뜻하게 느껴져요.

선명하고 뚜렷한 색감의 일러스트가 아니어서 고양이 찾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러 번 같은 책을 읽다보면 지루해질 수도 있는데 편안하고 가는 선의 일러스트가 책을 여러번 보아도 질리지 않게 하는 것 같아요.

아코디언북의 장점은 책을 볼 때 '아이의 흥미 유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과 또 하나,' 놀이감으로 사용할 수 있다'인 것 같아요. 30층까지 펼쳐지는 어마어마한 길이에 아이들은 오히려 흥분하고 좋아하네요. 바닥에 깔아놓고 각 층마다 역할 놀이도 하고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 장난감들의 집을 만들어주며 놀고 있어요. 병풍책처럼 책 안에 들어가 그림도 보고 놀이도 할 수 있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어요.

인쇄된 종이도 코팅된 두꺼운 재질이라 아이가 펼쳐보아도 쉽게 찢어지지도 않고 다 접으면 달력처럼 한 장씩 넘길 수 있어 화첩같은 느낌도 주네요. 아이의 관찰력도 길러주고 숫자도 배우며 다양한 직업, 공간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책이예요.

아코디언북,30층,관찰력,병풍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