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를 사랑한 늑대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26
마리 콜몽 글,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이경혜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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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는 사랑을 헤치는 험상궂은 동물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소녀를 사랑한 늑대'라니 제목에 눈길이 갔어요. 검고 날카로워 보이는 늑대에게 수줍게 꽃을 내미는 소녀의 모습이 수줍게 느껴졌어요. 입꼬리가 기분좋게 씩 올라간 늑대의 표정때문에 소녀의 표정이 더 수줍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어요.

 

양갈래머리가 귀여운 소녀의 이름은 마리 올가예요. 하지만 모두들 정답게 말라게트라고 부르고 있대요. 말라게트가 버섯을 따라 숲 속에 간 어느 날 말라게트는 늑대에게 물려 늑대의 굴 속으로 물려가게 됩니다. 늑대의 굴 앞에 가는 동안 말라게트는 있는 힘껏 발버둥을 쳤대요. '호랑이에게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실천하기가 힘든데 말라게트는 늑대에게 물려가면서도 살기 위해 용기내어 몸무림친 것을 보니 작은 몸집의 말라게트가 새롭게 보였어요.

 

말라게트를 물고 늑대 굴 앞까지 다다른 늑대는 기분 좋아 날뛰다가 굴 앞 바위에 부딪혀 다치고 맙니다. 아파 비명을 지르는 늑대에게 '고것봐! 꼴좋다!'라고 말하는 말라게트의 대범함이라니... 정말 놀라웠어요.

꼼짝 못하고 누워 있는 늑대를 보니 가엾은 마음에 늑대를 간호하기 시작하는 말라게트. 늑대의 머리에 수건도 올려주고 침대와 그늘막까지 만들어 줍니다.
말라게트의 보살핌이 어색하기도 하지만 어쩐지 기분이 좋아진 늑대는 말라게트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 같아요. 늑대를 위해 차를 먹여주는 말라게트의 모습이 참 기특해 보이네요. 낯선 차맛에 투덜거리는 늑대를 나무라는 말라게트. 방금 전까지 서로 잡고 잡히지 않기 위해 투닥거렸던 사이가 맞는지 둘의 모습이 무척 다정해 보여요.

 

 

아픈 늑대를 돌봐주고 산책도 시켜주는 말라게트. 늑대는 말라게트를 위해 자신의 본능을 억누르며 다른 동물들을 잡아 먹는 것을 참기 시작합니다. 애완견처럼 말라게트 옆을 얌전하게 따라다닐 뿐이었지요.

자신을 간호해준 소녀를 위해 본능을 버릴 수 있다니 소녀를 아끼는 늑대의 마음이 무척 크다는 것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아어요. 하지만 늑대는 늑대의 본성을 버리고 살 수가 없어요. 늑대를 사랑한 소녀도 늑대를 위해 늑대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서로 먼 발치에서 바라보며 서로를 느끼는 늑대와 소녀의 마음이 참 사랑스러워 보였어요. 서로 다른 상대를 만나 배려하고 자신의 본능을 억누르며 맞춰가는 모습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리비에 탈레크의 그림이 조금은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일러스트라고 생각했는데 '소녀를 사랑한 늑대'에서는 잔잔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어 또다른 일러스트의 매력을 느낄 수가 있었어요.
'소녀를 사랑한 늑대'를 읽으면서 '고 녀석 맛있겠다'와 '폭풍우 치는 밤에'가 많이 연상됐어요. 나와 다른 상대를 만나 나를 희생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면서 아이들도 진정한 배려와 이해가 무엇인지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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