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여우 아저씨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8
민사욱 그림, 송정화 글 / 시공주니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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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배경 색이 굉장히 강렬하죠? 다홍빛의 배경을 뒤로 한 여우 아저씨의 모습이 굉장히 멋지고 당당해 보입니다. 일출이나 일몰 시간에 해를 등진 모습일 거라고 유추해 봤는데 여우 아저씨의 당당한 모습이 떠오르는 해를 연상하게 합니다. 

 

여우 아저씨를 붉은 여우 아저씨라고 부르게 하는 아저씨의 상징품들입니다. 모자, 가방, 신발, 옷까지... 가방걸이도 여우 아저씨의 모습입니다. 섬세하고 특별한 여우 아저씨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답니다.

 

 

친구에게 전해줄 것이 있어 집을 나서는 붉은 여우 아저씨의 모습입니다. 오늘도 역시나 빨간 모자, 가방, 옷, 신발을 신고 있어요. 그림책을 볼 때 일러스트를 유심히 보는 편인데 많은 그림책들이 일러스트 속에 숨은 그림처럼 재미있는 그림을 숨겨놓기 때문이거든요. 이 책 역시 현관문의 손잡이가 붉은 여우 아저씨의 꼬리를 연상하게 합니다. 그리고 붉은 여우 아저씨는 모자, 가방, 옷, 신발만 붉은색이 아니라 집의 지붕, 창문, 그리고 집 안의 커텐까지도 붉은색이네요. 붉은색을 통해서 붉은 여우 아저씨의 모습을 확실하게 하는 것 같아요.

 

 

들판에서 대머리 독수리를 만나 붉은 모자를 건네주고 버드나무를 만나 붉은 신발을 준 붉은 여우 아저씨. 알을 담겠다며 빨간 가방을 낚어 채버린 숭어. 대머리 독수리와 버드나무, 숭어가 붉은 여우 아저씨의 물건들을 뺏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도 붉은 여우 아저씨는 흔쾌히 물건들을 가지도록 허락합니다. 나쁜 친구들이라고 항의하는 아이에게 붉은 여우 아저씨의 표정을 보라고 말해줬어요. '자신보다는 물건이 꼭 필요한 친구들에게 가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질문하니 뺏은 것과 주는 것은 다르다고 말하네요. 아이의 말도 맞는 말인데 붉은 여우 아저씨는 친구를 함께 만나러 가자며 대머리 독수리와 버드나무, 숭어와 함께 길을 나섭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인데 숭어를 위해 버드나무가 물을 담아 함께 걷는 모습이 참 좋아보였어요. 눈 내리는 밤조차도 그들의 여행에는 방해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처음으로 먼저 붉은 여우 아저씨가 웅크리고 있는 아이에게 붉은 옷을 벗어 덮어 줍니다. '이제 친구를 만난 거예요?'라고 묻는 친구들의 표정을 보세요. 모두가 동그랗고 맑은 눈을 가지고 있어요.

붉은 여우 아저씨에게 꼭 필요한 물건들을 받고 함께 길을 걷고 말동무가 되며 함께 해 온 시간들이 모두에게 소중하겠죠?

 

 

붉은 물건을 모두 벗어버린 붉은 여우 아저씨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마지막 페이지예요. 또다른 붉은 여우 아저씨가 된 친구들의 모습 . 작가의 표현력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모두에게 영원한 친구가 되어 주겠다고 외치는 붉은 여우 아저씨. 하지만 이 여행에서 영원한 친구를 만난 사람은 바로 붉은 여우 아저씨가 아닐까 싶네요.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함께 하는 친구들과 붉은 여우 아저씨의 모습을 보니 친구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먼저 다가서는 이유가 서툴었더라도 포용할 수
있는 너그러움을 아이가 배웠으면 좋겠어요.

붉은 여우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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