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위에?

맨 꼭대기에 ㅣ 꼬마둥이그림책 5
수잔네 슈트라서 글.그림, 서지희 옮김 / 좋은꿈 / 2015년 11월

맨 꼭대기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곰돌이의 시선을 따라 위를 올려다보니 활짝 열린 창문으로 먹음직스러운 케이크가 보입니다. 맨 꼭대기에 있는 케이크... 곰돌이는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까요?

배가 고픈 곰이 빨간 지붕 맨 꼭대기에 케이크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케이크를 발견한 건 곰 뿐만이 아니네요. 전깃줄 위에 작은 새가 보이시나요? 곰처럼 시선이 케이크를 향해 있습니다. 먹음직스러운 케이크가 '그림의 떡'이 되었네요. 맨 꼭대기의 케이크가 야속하기만 하네요.

맨 꼭대기의 케이크를 잡지 못해 바라보기만 하는 곰 옆으로 돼지가 다가옵니다. 하지만 둘잏 ㅣㅁ을 합해도 케이크는 아직 멀게만 보입니다.

그런 두 친구 옆으로 다가오는 개. 곰의 시선이 한결같이 케이크를 향해 있어서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무언가 달라진 점을 찾으셨나요?

곰의 머리 위에서 케이크를 바라보고 있던 작은 새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조금씩 케이크 쪽으로 이동합니다. 함께 책을 읽던 아이가 발견했는데 작은 변화이지만 아이에게는 재미있는 장치로 기억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림책은 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구석구석 숨어있는 그림들을 찾는 재미도 있는 것 같아요.

토끼와 암탉, 개구리까지...

맨 꼭대기에 닿기 위해 힘을 합하는 친구들이 점점 힘이 빠지나봐요. 개구리까지 올라갔으니 케이크에 닿을 듯 말 듯.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무너지고 있는 동물들의 자세가 재미있어요. 어느 새 작은 새도 케이크가 있는 곳까지 다 왔어요.

닫혀 버린 창문과 곤두박질 쳐버린 동물들의 모습이 웃음도 나고 곰의 기운빠진 표정이 안타깝게도 느껴지네요. 그런데 이 난리통 속에도 이득을 취한 동물이 있어요. 체리를 물고 날아가는 작은새가 얄밉게만 보입니다.

케이크를 가지고 문을 쾅 닫아버린 소년은 혼자서 케이크를 다 먹었을까요? 즐거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그런데 책을 여러 번 보던 아이가 이의를 제기하네요. '문이 있는데 왜 탑을 쌓았을까?' 문은 건물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을 뿐 열어봐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그러면 작은 새는 날아가서 체리를 먹어도 됐을텐데 왜 옆으로 살금살금 간거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

유아에게 읽어주기에 간단한 책이라고 생각했는 데 여러번 보다보니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기는 책이네요. 어쨌든 케이크를 바라만 보던 곰의 바뀐 표정이 기분을 좋게 해주는 유쾌한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