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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 ㅣ 햇살그림책 (봄볕) 4
제시카 셰퍼드 글.그림, 권규헌 옮김 / 봄볕 / 201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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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다정하게 꼭 안고 있는 할머니와 손자의 모습이 무척이나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내리사랑이라는 말처럼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사랑과는 달리 조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쏟으시는 애정은 상상 그 이상인 것 같아요. 아이들의 버릇없는 행동들도 모두 포용하고 이쁘다고 해주시니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보다도 더 든든한 사람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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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오스카 역시 세상에서 할머니를 가장 좋아해요. 할머니는 모든 것을 척척 해내고 오스카와 신나게 놀아주는 아주 좋은 할머니십니다. 오스카와 소소한 일상들도 함께 즐기고 재미있는 놀이도 함께 해주는 할머니는 만능 할머니가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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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든든하고 힘이 되어주던 할머니가 어느날 부턴가 조금씩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일이 많아집니다. 오스카의 생일도 잊어버리고 할머니 혼자 하지 못하는 일이 늘어나기 시작했지요. 예전의 건강한 할머니가 그리운 오스카, 할머니는 편안한 생활을 위해 조금 특별한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됩니다.
할머니 의자에 앉아 할머니를 기억하는 오스카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면서 떼쓰지 않고 할머니를 기억하는 혼자만의 방법을 찾은 모습이 기특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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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새로 이사하신 집은 조금 특별했지만 그 곳에서 할머니의 모습은 무척 행복해보입니다. 할머니를 도와주시는 분들도 좋아보이고 할머니의 새 친구도 아주 멋집니다.
점점 기억을 잊어버리고 옛날 이야기를 자꾸하는 할머니를 위해 비밀 상자를 만드는 오스카. 오스카는 아프신 할머니에게 투정부리기 보다 할머니를 기억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냅니다. 할머니가 자꾸 잊어버리는 일들을 기억해서 이야기해주겠다는 오스카의 마음이 무척 의젓해 보이고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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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말미에는 '치매'에 대한 설명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되어 있어요. 나이가 들게 되면 누구나 약간의 치매를 앓는다고 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가족간에도 당황스러운 일들이 생기기도 하지요. 그런 경우 도울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적혀 있어 아이들이 '치매'라는 병을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우리나라 정서에는 환자를 가정에서 돌봐야 한다는 것이 강하지만 치매의 경우에는 전문기관에서 모시고 살피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아픈 환자를 위해 가족들이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전문기관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알아볼 수 있어 아이들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어볼 수 있게 하네요.
아픈 할아버지, 할머니라도, 점점 기억을 잊어버리더라도 언제나 날 사랑하고 아껴주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이들이 배울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아요. 아픈 할머니를 기억하고 도와주려는 오스카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