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동물원 문학동네 동시집 36
이안 지음, 최미란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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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작가님의 동시집이예요. <글자동물원>이라는 동시집 제목처럼 글자 속에 깜짝 놀랄 동물들이 숨어져 있어요. 동물들의 재치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아이가 참 좋아하더군요. 보통은 아이들이 동시를 어려워하는데 책 제목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책 표지까지 인상적이니 아이들이 선뜻 손을 뻗어 읽기 시작하더군요.

아이에게 책을 권해주기 전에 머리글을 먼저 살펴보고 작가님이 글 쓰신 의도를 파악하고 아이에게 작가님의 의도에 맞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이안 작가님의 머리글은 가슴 한 켠에 진한 울림이 퍼지더군요. '슬픔 한 알에 웃음 한 알'이라는 말처럼 힘들고 지칠 때 저금 해 놓은 웃음으로 슬픔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주고 싶다는 작가님의 마음이 엄마의 마음이 아닐까 싶었어요. 작가님의 어머님께 배운 뜻을 아이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으셔서 동시를 쓰셨다는데 그 마음이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와 닿을 것 같아요.
동시집은 4부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어요. 아이가 읽고 싶어하는 동시제목을 고르고 읽고 싶은 만큼만 읽도록 도와주었더니 하나 둘 골라 읽다가 어느 새 동시집 한 권을 내리 읽는 저력을 발휘하더군요.

 

아이도 좋아하고 저도 마음에 들었던 '른자동롬원'과 '1학년'입니다. 처음에는 '엄마 글이 이상하지 않아?'하고 묻더니 곧 시의 비밀을 찾아내더군요. 책을 이리저리 뒤집어보고 위, 아래가 다른 말로 표현되는 글자를 발견하곤 무척 기뻐하더군요.
'1학년'은 숫자를 이용해 시가 적혀 있으니 친근한 느낌이 들었나봐요. 많은 숫자도 아니고 1에서 5까지의 숫자이니 쉬워 보이고 래퍼처럼 라임을 맞추어 말장난을 하더군요.
책을 보고 밝게 웃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이렇게 아이의 마음에 웃음이 한 알씩 쌓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시들이 어렵거나 추상적이지 않고 아이들의 일상 생활에서 겪음직한 일들이라 더 친근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뻐꾸기시계를 뻐꾸기라고 말하는 아이와 굳이 뻐꾸기시계라고 주장하는 아빠의 모습이 우리집을 보는 것 같아 더 반가운 시였어요.
'하진이1', '하진이2'도 아이와 이 빠진 이야기를 해볼 수 있어 추억도 이야기하고 그때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자연물을 대상으로 쓴 동시도 많았는데 간지럼나무에 대한 시를 보고는 자연관찰 책까지 찾아봤답니다.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일상의 풍경인데 작가님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시켜주는 시인 것 같아요.

대표시만 마음에 들고 다른 시들은 별로인 동시집도 더러 있는데 <글자동물원>은 동시 한 편 한 편이 마음에 들어요. 아이도 시를 옮겨 적으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슬픔 한 알을 맞바꿀 웃음 한 알을 많이 저금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이안,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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