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랑 사이좋게 지내는 건 재미없어 길벗어린이 저학년 책방 17
강영숙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어깨동무하고 가는 사이좋은 남매의 모습 뒤로 그림자가 보입니다. 길게 늘어진 그림자는 남매의 모습과는 조금 달라보이네요. 그림자에도 표정이 있다면 내 마음속 표정을 갖고 있을까요? 왠지 심통난 표정의 동생이 왜 저런 표정을 지었는지 궁금해집니다.
'오빠랑 사이좋게 지내는 건 재미없어'는 분홍이의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책 속의 주인공인 분홍이의 일상생활을 시리즈로 출간하실 계획인가봐요. 이름도 사랑스러운 분홍이는 왜 오빠랑 사이좋게 지내는게 재미없다고 하는지 알아볼까요?

책의 차례입니다. 분홍이와 오빠 주황이가 살고 있는 마을의 지도가 그려져 있어요. 분홍이와 주황이의 집, 비밀나무, 산양초등학교, 그리고 오빠와의 사소한(?) 일이 생겼던 시장까지... 지도만 봐도 시골의 정겨운 모습이 연상됩니다.

분홍이의 오빠 주황이는 언제나 동생을 배려하는 멋진 오빠입니다. 먹을 것도 나누어주고 분홍이를 괴롭히는 친구들을 혼내줍니다. 분홍이가 힘들어하면 업어주고, 울면 달래주고... 먼 곳에서 일하느라 바쁘신 엄마를 대신해 분홍이를 돌봐주고 있는 주황이는 애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선 동생을 돌보기 위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주황이의 모습이 안스럽기도 하고 대견스러워보이는데 동생 분홍이의 눈에는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다른 형제, 자매처럼 오빠랑 치고 받고 싸워도 보고 싶은데 오빠는 언제나 분홍이에게 양보하고 져주니 재미가 없습니다. 사이좋게 지내는 것 보다 오빠랑 싸워 보고 싶다는 분홍이의 소망이 조금은 황당하기도 합니다.
오빠랑 투닥거리고 화해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는 분홍이는 오빠를 화나게 하기 위해 여러가지 행동을 해보지만 오빠는 분홍이의 마음도 모른체 분홍이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할머니와 장에 갔다가 오빠가 짝사랑하는 언니를 만나게된 분홍이. 착한 오빠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오빠를 도와주려고 하는데... 케첩처럼 빨개진 오빠는 뛰어가버리고 맙니다.
분홍이가 그렇게 원하던 상황이 이런 것이었을까요? 의도치않게 주황이 오빠의 화를 단단히 돋구게 된 분홍이는 다음 날부터 오빠의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괴롭힘을 당해도, 다리가 아파도, 혼자 심심하게 지내도 오빠는 분홍이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오빠의 눈길을 기다리던 분홍이는 오빠를 따라 나섭니다. 오빠를 따라 나뭇가지도 꺽어보고 운동도 해보고... 주황이는 따라오는 분홍이를 의식하지만 모르는 척 갈 길을 갑니다. 그렇지만 주황이는 착한 오빠인걸요. 오디나무를 둘만의 비밀나무로 정한 남매의 모습이 무척 밝아보입니다.
어느 새 오빠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 분홍이는 오빠와 사이좋게 지내는 게 재미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잔잔하면서도 아련한 느낌을 갖게 하는 책인 것 같아요. 늘 투닥거리며 옥신각신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분홍이랑 주황이처럼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참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해주었어요. 늘 동생에게 양보해야하는 것이 불만인 큰 애는 의젓한 주황이의 모습에 자극받은 것 같더군요. 형제가 매일 사이좋게 지내기는 어렵겠지만 조금씩 서로 배려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매일보는 사람이지만 몰랐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때 새롭기도 하지만 낯선 느낌도 받게 됩니다. 한 사람에게도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니 좋은 모습도 싫은 모습도 모두 같은 사람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서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분홍이,주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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