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 초롱 - 강소천 동요시집 아동문학 보석바구니 7
강소천 지음, 김영덕 그림 / 재미마주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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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도 참 예쁜 '호박꽃 초롱'입니다. '초롱'이란 어둠을 밝히기 위해 불을 켠 초를 담아 들고 다닐 수 있게 만든 등롱을 말한대요. 옛날엔 아이들이 호박꽃에 반딧불을 넣어 초롱처럼 들고 다니며 놀았나봐요. 옛 정서가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이 시집의 작가인 '강소천'선생은 한국의 안데르센이라고 일컬어진다는군요. 일제 말기 국어말살정책이 한창이던 시기에 펴낸 창작 동시집으로 여러가지 면에서 뜻깊은 책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 동시문학의 본질이 된 시작점이 바로 '호박꽃 초롱'이라고 하는데 아이에게 우리 문학의 소중함과 옛 추억어린 정서를 경험시켜주기에 딱 알맞은 책인 것 같아요.

 어릴 때 자주 부르던 동요와 비슷한 시가 있어서 참 반가웠어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살았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요즘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동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답니다.

 언어유희로 이루어진 시들도 눈에 띄었는데 짧으면서도 간결하게 시의 제목을 이해할 수 있어 아이들도 참 좋아하더군요. 가끔 시의 제목과 다른 내용을 가진 동시들도 있는데 강소천 선생님의 동시는 그런 것이 없네요. 간간히 있는 삽화도 시의 내용과 잘 어울리고 제가 어릴 때 넘겨보던 부모님의 책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제본된 종이 질이 거칠해서 더욱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아이가 유독 좋아했던 '잠자리'라는 시인데요 쌀쌀맞게 잠자리를 쫓아내는 나뭇가지의 모습이 친구들과 투닥거리는 딸아이의 모습과 많이 비슷해보였던 것 같아요.

100년 전의 동시라도 지금 읽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고 간혹 시에서 묻어나는 옛 단어들이 새롭고 신기하게 다가오네요. 그리고 뒷 부분에 '돌멩이'라는 동화가 있는데 돌멩이 부자를 의인화하여 이야기의 소재로 삼았다는 것이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아시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길가의 특이한 돌을 줍고 다니는 우리 아이와 친구들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하고 주운 돌들로 역할놀이도 하는데 돌멩이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니 색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제치하에서도 이렇게 이쁜 동시작품들을 많이 만들어내셨다니 책의 작품 하나하나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나머지 9권의 책도 기대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동시들도 좋았지만 강소천 선생님의 동화가 참 마음에 들었어요.

강소천,호박꽃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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