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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봐, 들어 줄게 ㅣ 내책꽂이
콜린 피에레 지음, 임영신 옮김, 유하영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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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복장을 하고 종이컵 전화기를 들고 있는 알뱅은 레안의 어떤 이야기를 듣고 있는 걸까요? 왜 고양이 복장을 하고 있는건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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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살다가 시골로 전학온 알뱅은 새로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합니다. 그런 알뱅에서 처음으로 말을 걸어준 게 레안인데 레안은 가끔씩 슬픈 표정을 지을 때가 있어요. 레안과 이야기 하던 중 레안의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알뱅. 알뱅은 누구보다 진심으로 레안을 위로해 주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 누구라도 알뱅과 같은 태도를 취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같은 슬픔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섣불리 위로하기도, 화제를 돌리기도 어려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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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뱅은 자신에게 위안을 주는 판다의 행동을 보며 판다처럼 된다면 레안을 잘 위로해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조금은 엉뚱해보이는 생각이지만 레안을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싶어하는 레안의 모습이 기특해보입니다.
고양이처럼 가르랑 거리기 위해 판다를 관찰하는 알뱅. 판다의 특징을 기록해 하나씩 따라해보지만 고양이과 동물이 아니면 가르랑 거리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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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랑 거리는 일보다는 평범한 일상속의 소년의 모습이 어울리는 알뱅. 알뱅은 그동안의 이야기를 편지로 적어 레안에게 보냅니다.
친구의 슬픔을 자신의 슬픔처럼 보듬어주고 싶어하는 알뱅의 모습이 존경스러웠어요. 같이 책을 읽던 아이도 알뱅의 행동이 대단하다고 말하네요. 자기는 친구를 위해 알뱅처럼 행동하지는 못하겠지만 부럽다고 해요.
자신이 판다의 가르랑 거림으로 위안을 받았듯이 그런 위안을 친구에게 주고자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노력하는 알뱅.아이가 레안이나 알뱅같은 친구를 사귄다면 걱정이 없을 것 같아요.
아마도 레안은 알뱅의 편지를 통해 진심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알뱅의 편지를 받은 레안의 모습이 무척 궁금해지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