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만

한 입만! ㅣ 송정마을 그림책
김선배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8년 3월

'송정마을 그림책' 중 한 권인 '한 입만!'은 우리 어릴 때 시골정서를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부여 송정마을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동화책으로 만들어 시골 할아버지가 손자, 손녀들에게 들려주던 옛이야기를 듣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줍니다.

시골마을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남겨진 나뭇잎 쪽지. 농사일로 바쁘신 엄마가 간식을 준비해 놓은 작은 쪽지입니다. 나뭇잎에 적힌 쪽지가 왠지 모를 뭉클함을 주는 것 같습니다.

밭에 나간 엄마를 찾아 산으로 들로 떡보따리 이고 찾아나선 아이의 눈에 띄는 도깨비들. 우스꽝스럽게도 무섭게도 생긴 다양한 도깨비들을 만나는 아이지만 아이는 전혀 겁내하거나 당황하지 않습니다. 개울가, 풀숲, 언덕... 도깨비들은 정말 다양한 곳에 머무르며 살고 있는데 아이는 심심해하거나 배고프다하는 도깨비들에게 선뜻 떡을 하나씩 나누어 줍니다. 떡 한 입을 먹고 난 도깨비들의 표정은 어찌나 밝은지 무척 행복해 보입니다.
한 고개 한 고개 넘어갈 때마다 떡 하나 달라고 쫓아다니던 호랑이처럼 도깨비들은 쉬지 않고 나타나고 결국 아이의 떡 바구니는 텅 비어버리게 됩니다.

도깨비들이 나타나도, 도깨비들에게 떡을 나눠줄 때도 늘 밝아보였던 아이가 처음으로 엉엉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떡을 달라고 '한 입만!'을 외치며 따라오던 도깨비들도 눈물 흘리는 아이의 모습이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눈물 흘리며 걸어가는 아이의 떡바구니 위로 비를 내리는 구름마저도 울고 있는 모습에 도깨비들도 훌쩍훌쩍...

아이에게 떡 한 입만 외치던 도깨비들이 아이의 떡 바구니로 하나씩 선물을 던집니다. 도깨비들답게 기상천외한 선물들도 눈에 띄어 깜짝 놀랐지만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물건이라고 생각하니 그 마음이 참 이쁘게 느껴집니다. 밭에 나간 엄마와 도깨비들의 선물을 나누어먹는 아이의 표정이 다시금 밝아져 기분이 좋네요.
동시라고 느껴질만큼 풍부한 의성어와 의태어가 있어 아이들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곳곳에 숨어있는 도깨비와 친구가 되어 지낼 수 있는 모습이 참 즐거워보이는 책이 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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