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위의 댄서 - 두 다리를 잃고서 인생의 춤을 배우기까지
에이미 퍼디 지음, 문은실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다른 강연을 통해 에이미 퍼디라는 사람이 어떠한 인생을 살아 왔는지, 그녀의 강연이 어떠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기에 이번 책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2016년 개인적인 사정으로 매우 우울하고,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그녀의 강연을 보면서 왠지 모를 힘을 얻었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계획된 삶을 천천히 살아가다가 자신이 의도치 않은 사건으로 인해,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삶이 바뀌었을 때 대부분 좌절감으로 인해 그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작년의 나 역시 그랬다. 내 자신에 대해 자책하고, 화내는 것만이 내 자신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인양 나는 내 자신을 욕하고, 탓하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세균성 수막염으로 두 다리를 잃게 된 주인공 역시 처음에는 엄청난 좌절감으로 인해 삶의 무게를 힘겨워한다. 생존확률 2%를 넘어서 극적으로 살아났지만, 사람이 끝없이 욕심을 부릴 수 밖에 없듯이 생존하고나니 다리를 잃어버린 그 상황에 대해 쉽게 받아 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마사지 테라피스트로 활동하며 무난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주인공에게 하루 아침에 전혀 다른, 그것도 절망이 가득찬 삶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절망 앞에 힘들어하는 그녀를 보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작년 한 해 동안 내 자신을 무던히도 괴롭혔던 내 자신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망속에서 힘들어하는 나와 달리 그녀는 그녀를 다독이는 가족보다도 더욱 강인한 마음으로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누구보다도 강인한 마음으로 의족생활에 적응해 나가고, 처음에는 언니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기적을 보여주며, 그 후에는 자신이 아프기 전 많은 흥미를 주었던 스노보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고, 결국 패럴림픽까지 참여하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기적을 만들어낸다.

힘든 상황에서 그녀를 일으켜 세울 수 있었던 것은 "긍정적인 마음"과 "가족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힘들어 하는 나에 대한 가족들의 끊임없는 지지와 조금씩 일궈낸 긍정적인 마음이 있었기에 나쁜 일들을 털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주인공에 나를 투영하며 재밌게 책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런 역경극복기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에서의 이야기들은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재미있다. 주위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다. 너에게 큰 힘을 줄 수 있는 책이 여기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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