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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넌트 하이 2 - Novel Engine
이재용 지음, 뮤즈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이 소설은, 각 인물들의 사건에 '강찬과 성예림이 휘말리는 탐미주의의 드라마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년만화에서는 XXX HOLiC, 순정만화 쪽에서는 아무래도 백작 카인 시리즈네요.(아시다시피 이거 순정만화 분류긴 하지만 남성이 화자이고, 화자의 연인은 시리즈중 딱 한번 나오며 그것도 딱 2권 나옵니다....)
분위기만 고려해서 더 언급한다면 판도라 하츠, 디 그레이맨 초반권... 대충 어떤 느낌인지 짐작하시죠?
그렇다보니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고, 그 안에서 차근차근 쌓아내는 소설이 아니라 '에피소드'식 소설이라고 봅니다. 즉 권당 각 이계에서의 귀환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그리고 그들의 사정을 듣는 이야기요. 즉 그런 탐미스럽고, 독특한 분위기를 느끼는 소설이라고 해야하나요.
이런 소설은 캐릭터의 매력이 제일 중요하고, 솔직히 저는 성공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성공에는 글을 뒷받침해주는 일러스트의 존재감이 미친듯이 큽니다. 또한 뮤즈님의 일러스트 역시 탐미주의적인 느낌이 강하거든요. 난 진짜 글작가든 일러작가든 저 클램프나 유키 카오리 한명은 좋아했을 거라는데 오백원 건다.
문장 하나하나가 굉장히 독특하고 감성적입니다. 누군가는 이를 보고 아 너무 있는 척한다, 혹은 중2 같다고 할지 모르겠... 는데... 실은 뭐 제가 지금 말한 탐미주의적인 작가들 다 그런 평을 듣고 있죠. 그리고 사실 이런 소설은 여성 분들이 특히 더 좋아합니다. 그렇습니다. 제 블로그에 오시는 여성분들 많이 읽어보세여...! 단, 종이책으로 사세요. 이거 진짜 일러 있어야하는 소설이거든요.
그리고 또한, 이 소설을 관통하는 무언가... 라고 하면 제가 보기엔 그게 큰게 아니에요. '강찬'과 '성예림'의 로맨스이지. 그렇게 소년과 소녀가 다른 귀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관계를 맺어가면서, 서로 좋아하게 되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실제로도 저는 2권을 훨씬 더 굉장히 매력있게 본 게... 이 부분에 가까웠어요. '강찬'과 '성예림'의 관계는 분명히 변했거든요.
"무도회의 드레스 코드가 이계의 복장이잖아. 지난달 네가 입었던 옷이 아름다웠거든. 검고 붉은 의상... 꼭 여신님 처럼 보였어."
"이건 무복이지 드레스가 아닌걸, 공주를 위한 원삼은 따로 있어."
"그건 더 아쉽네ㅡ"
강찬은 마음을 접으며 말을 이었다.
"ㅡ그것도 보고 싶지만, 못 보니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 밀고 당기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볍지 않을까. 그냥 아름답고, 홀려버린 느낌. 아마 1권에서 나비가 흩날릴때 이미 강찬은 예림에게 홀렸겠죠.
문장 하나하나에 감정이 엄청 담겨있지 않나요? 1권에 비해서 이 둘의 관계는 굉장히 진전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이번 권의 경우 미류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미류와 강찬의 관계도 굉장히 진전되었죠.(다만 미류는 히로인이 아니라는 인상이었습니다. 이건 아래에서 설명할게요.) 그리고 미류라는 인물 자체도 역시 굉장히 탐미적이네요.
레버넌트 하이는 캐릭터들의 감정교류를 보면서, 그 사이에 아슬아슬함을 즐기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분위기 자체도 묘하고 독특하죠. 결말은 아마 있겠지만, xxx홀릭 류의 이야기가 그렇듯이 하나하나 여러 인물들의 사건에 강찬과 성예림 둘이 엮이면서 그 사건들을 권당 에피소드로 풀어줄 대로 풀어준 다음에 진행될 겁니다. 즉 애초에 이 소설은 그들이 겪는 이런저런 일 자체가 핵심인 겁니다.
이런 소설은 잡고 흘러가는 탐미적인 분위기와, 캐릭터들 자체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3권에서도 캐릭터의 매력이 잘 살아나면 좋겠네요.
저는 실은 강찬의 경우 워낙 로맨틱 해서 2권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미류가 그렇게 유혹하는데(사랑의 의미 아님) 대단하다...ㅠㅠㅠㅠ 일편단심 예림이네...ㅠㅠㅠ
암튼 아직 강찬의 이야기가 풀릴 시점이 아닌것 같고. 아직은 휘둘릴 때 같긴 하거든요. 이런 스타일의 소설들이 주인공의 사정은 맨 마지막에 풀어주듯이...
그렇다보니 기본적으로 이 소설에는 남성을 위한 서비스씬은 전혀 없습니다/(하지만 화자가 남성인 만큼 당연히 순정소설이나 로맨스소설과는 거리가 아주 멉니다.) 전반적으로 정말 탐미주의적인 소년만화들에서 나올만한 진행이에요.(유키 카오리는 특이 케이스라섴ㅋㅋ...ㅋㅋㅋ) 그리고 캐릭터들의 감정묘사가 매우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소설에서는 미류가 홀로 고고히 서려는 여왕님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미류와 예림은 굉장히 다른 느낌이에요.
성예림은 본인이 도구로써 사용되어도 '남'이 행복하다면 그걸로 좋다는 생각을 가진 인물이고, 본인의 것을 한없이 내어주는것으로 욕망을 충족 시키는 인물이고, 그래서 힘을 원하죠.
하지만 장미류는 공주로써 왕자님과 화합하든, 신분상승을 하든 '남'에게 의존할 생각이 전혀 없어요. 배신당하는게 싫어서요. 그래서 힘을 원하는 스타일.
그래서 아무래서 캐릭터들이 지닌 사정에 간섭하고, 도와준다라는 이런 드라마 에피소드 류의 특성상 비슷해보이지만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1권은 상처받은 히로인을 치유하는 세카이계의 형태를 띄고있지만, 2권은 폭군을 무너뜨리는 혁명물의 형태를 띄고 있어요. 이건 좀 다릅니다.
특히나 1권에서 성예림에게 빠져들다가 마지막에는 홀려버리는 강찬과, 2권에서 계속 지배자로서 모든걸 줄수 있다고 유혹하는 장미류의 목소리를 뿌리치는 강찬.
아예 감정선 자체가 달라서 저는 1권과 2권의 차이를 굉장히 많이 느꼈거든요. 이 소설을 읽는 방법은 이렇게 캐릭터와, 탐미적인 문체와 그림, 그리고 아슬아슬한 감정선이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부분을 중심으로 보지 않으면 특성상 1권과 2권이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도 같고요.
그리고 1권에서 강찬이 성예림을 보는 것은 이상한 애->눈을 못 떼겠다...->홀려버림
이런 형태인데.
2권에서는
예쁘다... -> 너의 기사가 되어 옆에 있을수 없을까? -> 아슬아슬하게 스며드는 독점욕
...지금 쓰다보니 이 독점욕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감정이란 것 만큼 아슬아슬한게 없고, 또한 한번 쏟아지면 무너지기 쉽상이고, 은근히 등장인물들은 굉장히 감정 폭발이 잦으며, 제어를 잘 하지못하고, 무력감도 가끔씩은 상당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게 파괴욕구가 강한 사람들입니다.
강찬의 경우는 수도기사이기 때문에 자제력이 남들 보다 강하다는 것이 계속 작중에서 비춰집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니 이거 복선이네.
성예림은 검고 긴 머리를 손으로 쓸며 말했다. 그러자 하얀 목덜미에 남은 익숙한 붉은 자국이 선명하게 눈에 띄었다.
"......"
그 흔적에 심한 질투감과 갈증을 느끼며,
문득 그 목을 물어뜯고 싶었다.
어쨌거나 그들은 만났고, 한번 뜯어진 실밥은 계속 터질 수 밖에요.
감정 묘사가 상당한 글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책 좋아하는 분들은 정말 꼭... 읽어보세요.
그런 상황에서 그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고통받고, 어떻게 해결할지 3권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