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밤에 읽는 만화 그리스로마신화

야밤에 읽는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
김원경 지음 / 씨네21북스 / 2019년 12월

성인들을 위한 그리스로마신화이긴 하나 내용을 제외한고. 그림체로만 본다면 누구나 읽어도 될 것같은 느낌이 든다.

장면이 야하다거나 그런 것도 없고 적절히 완급조절(?)이 되있는 것 같다.

소개대로 확. 깨. 는 신화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충만한 B급 감성, 19금 유머, 허를 찌르는 패러디...

그림체가 신화의 분위기라기 보다 현대적인 느낌이 든다.

첫 장부터 근엄하고 잘생긴 바람둥이로 전해내려오는 제우스는 배 나온 아저씨로 나오고, 아름답다고 전해내려오는 메두사는 급격하게 늙어서 나온다. 

책은 꽤 두꺼운편이지만 만화이기에 그림체에 신경을 안쓴다면 내용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간 중간 '좋은 혼처는 가까운데서 찾는 법이다' 같은 말들이 재미를 돕는다.

이야기는 알고 있지만 해석과 약간의 조미료같은 것을 더해 좀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한 듯하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토머스 불핀치가 해석한 그리스로마신화로만 국한되는 게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리스로마신화는 성인의 것이며 이 신화에는 탐욕과 전쟁과 무분별한 살인이 즐비하다.

신들의 근친상간과, 인간과 동물 간의 이종교배로 인한 혼란, 무자비한 응징, 숨 쉴 틈 없는 집착과 배신이 흔하다.

또한 영웅으로 나오는 신탁이라는 이름으로 살인을 밥 먹듯이 이어가는 페르세우스와 헤라클레스로부터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배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말한다. 그리고 구성의 재미를 위해 여러 판본들에서 취사선택했다고 한다.

신화는 신들끼리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인데, 신들의 이야기라고 해서 특별하게 다른 것은 없다.

작게는 누구누구네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알고보니 범인이 옆집 아들이더라~ 따위의 동네에서 접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크게는 어느 나라가 어느 나라에 시비를 걸어 전쟁을 하더라~같은 사람들이 사는 사회 이야기이다. 여기에 신앙이 부여되면 종교가 된다. 

실제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다면 역사가 되고, 그러한 모든 것이 빠져 있다면 그저 옛날 이야기에 불과하다. 

신화에는 어머니와 아들이 결혼을 한다거나 남매끼리 결혼한다거나 온갖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데 그래서 신화인 것이다. 신화란 결국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금기나 시공의 한계를 초월하고자 하는 염원이 있을 뿐이다. 

신들은 자웅동체도 있어서 자식도 만들 수 있는데 그렇다면 왜 결혼을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신화엔 개연성이 없으니까. 그리스로마신화는 신화를 통해 인간의 본성, 심리를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