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벽 앙상블
밀밭 지음 / 청어람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귀(鬼)가 등장하는 판타지물이라서 엄청 무겁고 피폐한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다소 음산한 장면도

있긴 했지만 여주가 밝고 애교많은 성격인데다 남주와 티격태격 하는 로맨스가 재미있어서 시종일관

무거운 책은 아니었다. 책속 분위기는 작가님도 후기에 언급 하셨듯이 80~90년대 홍콩 무협영화

느낌이 물씬 났다. 처녀귀와 관련된 에피소드들 때문인지 '천녀유혼'이 가장 많이 연상됐었다. 

 

한정된 분량의 단권에 여러 에피소드와 주인공들의 로맨스~ 그리고 벽을 허물어 가는 등장인물들의

감정묘사까지 다 담으려 하셔서 그런지 다른건 괜찮던데 주인공들 로맨스가 단계를 차근 차근 잘

밟아가다 어느 단계에서 통째로 건너뛰어 버린 느낌이라 아쉬웠다. 갑자기 진도가 확 나가서 어리

둥절~!! 마냥 무섭지는 않지만 그래도 귀가 등장하는 음산한 분위기 싫어하는 분들은 취향탈지도~!! 

 

무너진 벽이라는 뜻을 지닌 파벽(破壁)이라는 제목처럼 이책에는 눈에 보이는 벽과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벽들이 등장하게 되고 등장인물들은 여러 지역을 거쳐 갖가지 사연을 접하며 차츰 그 벽을 하나

씩 무너뜨리게 된다. 초반 서로를 질색하며 상종하기 싫다고 벽을 세웠던 주인공들은 점점 서로를

의식하며 안위를 염려하는 연인사이로 변해갔고, 제후국이 아닌 외곽지대는 악귀들이 설치는 지옥

같은이라고 세뇌받아왔건만 생각만큼 외곽지대가 무섭거나 힘든곳이 아니라 것을 깨닫게 된다.

 

모든 귀는 인간을 괴롭히는 악귀라며 처치대상으로 생각해온 그들은, 억울하고 애잔한 사연을 지닌

처녀귀들을 만나게 되면서 점차 그런 신념이 꺽이게 된다. 정작 두려운 건 귀보다 더한 짓을 저지

르는 인간들이었다. 등장인물들은 점차 뭐가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 건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워

하게 된다. 명쾌한 권선징악을 기대하셨던 분들이라면 어쩌면 허탈할지도 모르는 전개~!! 

 

권선징악 보다는 '파벽'에 촛점이 맞춰진 책인 만큼 등장인물들이 여러 에피소드를 겪으며 각자가

세우고 있던 벽을 하나씩 허물어 가는 과정을 지켜 보고 씁쓸하면서도 아릿한, 그런 여운을 느끼면

될듯하다. 작가님의 바램 또한 그런 것이었으니~!!

 

 

 

만년석의 틈새가 벌어지자 귀들이 인간세상에 침범하게 되었고 그후 300년간 귀왕이 지배하는 시대

가 되었다. 천신에게 받은 화, 수, 풍, 토의 신력을 나누어 가진 인간들은 거대한 대륙을 4개로 나누어

각기 제후국을 설립하였다. 중심엔 제후국 어느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인간들이 사는 '외곽지대'가

있고, 거기서 더 중앙으로 들어가면 천신들도 두려워 견제한다는 귀왕의 나라가 있었다. 

귀왕의 지배에서 벗어나고자 4명의 제후들은 각자 귀왕을 처단할 인재를 발탁하여 육성하고 은밀한

협약을 맺는다.

 

" 귀왕을 멸하는 자, 신원 불문, 즉시 이 땅의 황제로 추대한다." 

 

그런데, 3년에 한번 있는 귀왕을견할 사신으로 지목된 4명이 제후국에서 은밀히 키우던 최고의

인재들이라는 사실이 우연인지 아니면 귀왕이 뭔가를 눈치를 챈건지 모르는 상태에서 귀왕이 직접

사신으로 지목한 각 제후국의 인재들은 죽을지도 모르는 길을 떠난다.

 

 

사람에 대한 기대를 잃고 세상일따윈 어찌되어도 상관없는 냉소적인 남자, 수국사신 수연청

온천장에서 사랑받고 자라 밝고 정이 넘치는 애교많은 햇살아가씨, 화국사신 염소흔 

감정을 통제당한채 귀왕을 처단하기 위한 병기로 길러진 냉혹한 여전사, 풍국사신 풍미요

지배하는 것보다 지배받는 것이 익숙한 평범한 농사꾼의 아들, 토국사신 지녹산

 

과연, 그들은 살아서 돌아갈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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