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잠수함
이재량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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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현태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이 여의치 않아 승합차 육봉 1에 포르노물을 싣고 다니며 파는 성인용품업자다. 그가 단골로 다니는 만화방 노란 잠수함의 두 노인 난조와 해영이 어느 날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자신들을 부산까지 데려다주면 거금 백만 원을 주겠다는 것. 내키지 않은 현태를 회유하고 협박까지 마다 않은 끝에 결국 승낙을 얻어 내지만, 떠나는 날 아침에 보니 차 안에는 안산 지역 일진인 여고생 모모가 몰래 타고 있다. 실랑이 끝에 모모까지 일행이 되어 부산으로 향하는데, 우연과 오해가 겹쳐 현태에게는 연쇄살인과 납치 혐의로 지명 수배령이 내려진다.

 

경찰이 뒤를 쫓는 가운데 공동운명체가 된 네 사람이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도와 가며 위기를 넘긴다. 고아 출신 나해영은 사는 게 무섭지 죽는 게 무섭겠느냐는 배짱으로 월남전에 자원했는데 그곳에서 김난조 병장이 부비트랩이 터지기 직전 그를 밀쳐내고 대신 파편을 맞아 하반신을 잃는다. 귀국한 나해영은 하는 일마다 불운하게 틀어지고 고독하게 홀로 남아 김난조를 찾아가 서로 의지하며 이 생을 견디어 오고 있다.

 

막다른 구석에 몰린 두 사람이 현태에게 접근한 것은 전쟁 중 잠깐 맛보았던 평화와 사랑의 공간이었던 추억 속의 장소 수이진을 향해 단둘이 배를 타고 떠날 생각에서였다. 이들에게 있어서 수이진의 기억은 삶 전체와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베트남 수이진이라는 항구에 가서 만났던 응욱 타잉이라는 스물한 살 월남 처녀. 이 처자를 가운데 두고 그들은 그곳에서 밤을 보냈지만 그들의 낙원은 이후 처참한 살육의 불바다로 변하고 말았다.

 

두 노인이 운영하는 만화방 노란 잠수함수이진에서 중대장이 보여주었던 비틀스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의 제목이다. 두 노인은 자신들의 추억이 담긴 수이진으로 배를 타고 떠나기 위해 청년과 타잉을 닮은 모모를 동반해 목포까지 간 것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아픈 사연이 있으며, 이 아픔도 삶을 살다 보면 하나 둘 잊어가면서 산다. 책에 등장하는 두 노인의 삶을 반추하면서, 현태와 모모는 생각한다. 어쩌면 두 노인 삶이나 그들의 삶이 서로 닮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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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키퍼스 와이프
다이앤 애커먼 지음, 강혜정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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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폴란드 바르샤바 동물원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안토니나와 얀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운영하는 동물원에 독일군의 눈을 피해 수많은 유대인들을 숨겨주고 탈출을 돕는 역할을 진행하게 된다. 이들 부부의 박애와 사랑으로 수많은 유태인들이 목숨을 건진다. 다정하고 따뜻한 안토니나는 사랑스러운 눈으로 동물들을 바라보며 먹이를 주고, 생사를 넘나드는 위기에 빠진 동물들을 살리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어느 날 위태로운 상황을 틈타 히틀러 수하의 동물학자 루츠가 나타나면서 이들 부부가 그동안 해왔던 일들에 변화가 나타난다. 그는 부부에게 멸종된 오록스를 되살려내자고 제안한다. 바로 독일군의 총탄으로 폐허가 된 바르샤바 동물원에서. 부부는 이를 수락하는 동시에 돼지를 키워 식량 보급에 힘쓰겠다고 한다. 게토 지역에서 유대인을 몰래 빼오는 얀과 루츠의 애정과 신뢰를 얻어 동물원을 보호하는 안토니나의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되곤 한다.

 

나치의 악행은 바르샤바에 살고 있던 유대인들을 강제수용소에 끌고 가 대량 학살을 저지르고, 유대인을 숨겨주거나 돕는 폴란드인은 당사자는 물론 가족과 이웃까지 살해하는 지경에까지 다다른다. 악몽보다 끔찍한 현실 앞에서 안토니나와 얀은 비밀리에 유대인들을 빼내 자신들의 동물원에 숨겨주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식생활을 위해 사라져가는 동물들과 그곳에 채워지는 유대인들, 그리고 매일 아침 찾아오는 독일군으로 인해 불안하기도 하지만 안토니나는 목숨을 위협하는 나치의 감시 속에서도 이 특별한 비밀작전을 포기하지 않는다.

 

훗날 이들 부부의 영웅적인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사람들은 이들 부부를 숨겨진 영웅으로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평범하지만 가장 위대한 일을 해낸 숨겨진 영웅 안토니나의 얘기는 영화로 제작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되어 수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우리가 몰랐던 이들 부부의 고결한 희생으로 수많은 목숨을 건진 이들 부부에 대한 얘기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커다란 교훈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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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 그의 사상의 전기
뤼디거 자프란스키 지음, 오윤희.육혜원 옮김 / 꿈결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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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죽었다고 말한 니체는 어쩌면 철학자 중 가장 불행한 삶을 살지 않았나 싶다. 한창 인생을 꽃 피울 나이에 죽어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지만 난해한 그의 이론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참으로 박복한 삶을 살지 않았나 싶다. 후세 사람들에게 니체는 시인이자 철학자로 불린다. 그가 남긴 수많은 저서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지금도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는 철학교수들은 니체의 사상을 연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누이와 함께 보낸 니체는 항상 고독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친구가 별로 없어 항상 책과 음악을 끼고 살았다. 음악 속에 그의 사상을 주입시키고자 했지만 성공적인 음악 작품을 남기지는 못했다. 그와 평생을 같이 한 어머니와 동생과의 삶은 조화롭지 못해 니체의 생을 불행하게 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더구나 그의 누이가 행한 니체 사상의 왜곡은 그 도가 지나쳐 사람들로 하여금 니체를 죽게 했다.

 

니체에 대한 평가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엇갈리고 있지만 그가 남긴 훌륭한 저서들은 그를 영원히 빛나게 할 것이다. 당시 철학의 근간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아포리즘 사상을 혁파하고자 애 썼던 니체는 그들에게 이단아처럼 보였을 것이다. 니체가 왜 훌륭한가는 그가 남긴 저작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죽는 날까지 끝없이 다름을 추구했던 그의 사상은 당시의 학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었지만 지금의 니체는 시대가 낳은 최고의 철학자로 평가하는데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생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자기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 그는 존경받을 만 하다. 말년에 사상의 붕괴로 사람들의 뇌리에 안 좋은 감정을 심어주었지만 짧은 생을 산 그에게 느끼는 바를 일반적인 사고를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알 수 없는 게 일반적이지 않을까. 그의 심오한 사상을 평범한 내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난해한 게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다. 잠깐 동안이나마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한 번 그의 사상을 접해보는 시간을 가진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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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재테크 - 카드뉴스로 보는 재테크의 핵심
정환용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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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은 늘 빈 깡통 같은 통장을 가지고 있다. 월급만 받아서는 생활이 안 된다. 얼마 되지 않는 월급으로 대출금 이자, 공과금, 자동차 할부금, 자동차 연료비, 보험료, 아이들 교육비, 가계 생계비, 축의금 등을 제하고 나면 남는 돈이 없어 어디 가서 술 한 잔도 할 수 없을 지경이다. 더군다나 직장에서 구조조정이다 뭐다 해서 평생 동안 직장생활을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런 형편에 노후를 위한 준비는 엄두가 안 난다. 이게 보통의 직장인의 자화상이 아닐까.

 

이 책은 이런 직장인들에게 희망을 가지라고 집필한 책 같다. 저자는 다년 간 밑바닥부터 경험한 노하우를 토대로 직장인들에게 내일을 꿈꿀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책 제목처럼 난생 처음 하는 재테크 요령을 꼼꼼하게 조언해 준다. 어떻게 하면 목돈을 모을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소비를 줄일 수 있는지, 지나칠 청도로 꼼꼼하게 안내해 주고 있다. 과연 페이스북에서 부의 방정식페이지를 운영할 만하다. 돈은 현대인에게 절대적으로 외면할 수 없는 존재다.

 

책은 재테크 초보자를 가르치는 선생처럼 통장관리방법, 보험계좌개설방법,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종자돈을 만들 수 있는 방법, 기초자산 관리를 위한 지식 등 아주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각 꼭지의 말미에 꿀 팁도 제공하고 있어 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도록 차근차근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다. 사회에 첫발을 띄어 놓는 직장인에게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에서 제공하고 있는 기초 자산 관리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면 노후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다른 재테크 책처럼 페이지마다 도표와 빼곡한 글도 없다. 아주 간명하게 설명하고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결혼 자금 준비, 내 집 마련 대책, 노후설계 등 돈의 쓰임새에 따라 그 관리방법을 총망라하고 있다. 여타 다른 책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돈이 있어야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한 재테크가 꼭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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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도 모르면서 -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내 감정들의 이야기
설레다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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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꼭지의 글이 사람들의 마음을 어쩜 잘 표현해냈을까. 어떤 글은 이해가 남 되지만 그래도 쉽게 공감이 간다. 언어의 마술사처럼 표현력도 좋다. 마음의 내밀한 면도 잘도 표현하고 있다. 아마도 많은 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본 듯하다. 앙증맞은 토끼와 함께 그려진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처음 접하는 설레다 님의 책을 통해서 들여다 본 내 마음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을 읽은 수많은 독자들은 스스로의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는 얘기이기에 공감하는 바가 많은 것도 같다. 내가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독백과도 같은 얘기라서 마음이 애잔하기도 하다. 타인과의 만남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하고 싶은 내면의 얘기라고 해도 좋을 듯싶다. 주변의 누군가를 잘 안다고 자부했던 내 경솔함이 새삼 부끄럽다.

 

이 책을 읽고 그동안 소소하게 느꼈던 내 마음을 새로운 나를 통해서 알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나도 몰랐던 내 마음 속의 느낌을 알게 해준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우리는 늘 얘기한다. 누구보다도 내 마음을 내가 잘 안다고 큰소리치지만 정작 스스로의 마음은 잘 모르는 게 자연스럽다. 누구나 그렇다고 생각된다.

 

바쁜 일상 속에서 본 설토와 당근도 아마 그러리라고 생각된다. 때로는 스스로의 감정에 젖어 슬픔에 빠지기도 하지만 정작 본인도 자신을 깊이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게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다만 누군가 의 다정한 토닥임이 있다면 비로소 내 감정 밑바닥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여보는 정도다. 예쁜 그림 속과 함께 읽고 본 글 모두가 동화 속의 얘기 같다.

 

이제부터라도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심어준 저자에게 감사한다. 이 책을 읽고서 하루에도 여러 번 나를 잘 안다고 위안을 삼았던 과거의 내가 부끄러워진다. 이제부터라도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을 가져야겠다. 다른 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게 아니라 내 마음을 좀 더 심도 있게 들여다보자. 좀 더 새로운 나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세심하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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