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 어른이 되어서도 너를 지켜줄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기억
김진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2월

이 책은 어린 딸이 사춘기 소녀가 되는 성장기를 담백하게 소개하고 있으며, 따뜻하고 맛있는 53가지 음식 이야기가 더해져 냉동식품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집 밥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지금은 가족이 모여 정성들여 차려진 밥상을 대하기가 점차 힘든 시대다. 어려서 먹었던 고향에서 어머니가 차려준 정성 가득한 밥 한 끼가 그리워진다.

저자는 식성이 유난히 까다로운 딸을 위해 매일매일 전국의 유명 식재료를 찾아다닌다. 식품 MD가 직업인 그에게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새로운 식재료는 셰프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식품 MD는 전문 셰프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어린 딸을 위한다는 마음 하나로 정성들여 차렸을 저자의 마음이 보이는 것 같아 보는 이의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그 옛날, 어릴 때 어른들과 식사할 때는 어른들에게 핀잔 듣지 않으려고 싫은 음식도 타박하기 힘들었다.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어른들과 식사하는 자리는 지금도 중요하다. 모두가 둘러 앉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집안의 대소사도 의논하기도 한다. 가족 간의 대화가 부족해서 벌어지는 사회현상은 어떤 교육도 대신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유명 요리 연구가들도 새 메뉴를 개발하거나 기존 메뉴를 업그레이드할 때 저자에게 식재료 자문을 한다. 음식재료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저자도 딸에게만은 너무 어렵다. 그 딸을 위해 매일 딸에게 아침과 저녁 밥상을 차려준다. 보통의 요즘 아이들처럼 김치도 싫어하고 채소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딸에게 거의 매일 끼니와 간식을 1챙긴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고향의 마음을 담은 어머니가 차려주던 밥상이 생각난다. 아마 어머니도 저자와 같은 심정이 아니었을까. 맛깔 나는 식재료를 찾아 전국을 누비면서 딸의 식단을 위해 뛰었을 저자의 정성이 따뜻하게 와 닿는다. 어머니의 마음이 새겨진 저자의 따스한 숨결이 느껴지는 책이다. 그가 소개하는 53 가지의 식단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나는 왜 네가 힘들까

나는 왜 네가 힘들까 셀프 테라피북 - 가깝지만 상처를 주고받는 이들을 위한 100개의 질문 ㅣ 나는 왜 네가 힘들까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이세진 옮김 / 부키 / 2017년 12월

이 책은 우리가 왜 정해진 사람과 정해진 싸움을 반복하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다. 불편한 상대방과 갈등을 겪으면서 게임과 같은 일정한 패턴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여기서 벗어나면 지루하게 이어지는 신경전도 끝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불편한 관계들은 의식하지 않은 채 이뤄지는 심리게임이고 사람사이의 게임을 주도하는 세 가지 유형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풀어서 이야기 해 준다. 이미 답이 나와 있는 결론이라고 치부하고 그냥 지나친 일상들로 인해 짜증이 나곤 한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심리게임을 주도하는 사람은 피해자, 박해자, 구원자 세 유형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늘 훈수를 두는 ‘박해자형’과 필요 없는 도움을 주며 오지랖을 부리는 ‘구원자형’ 그리고 가장 전형적인 유형인 ‘피해자형’이 있다. 이 유형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상대방과 자신의 패턴을 깨닫고 나면, 아마도 그 곳에서 스스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저자의 조언이다. 나와 상대방은 어떤 유형을 선호하는지, 소모적이고 상처만 남기는 이 게임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지 충고해 준다.

소득 없이 짜증만 나는 대화, 결국 당한 사람은 나라는 생각이 드는 사건 등에서 우리는 모두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결코 유쾌하지 않은 일에 꼼짝달싹 못하게 갇혀 버린 기분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내가 상대방으로부터 무시당하지 않고 인생을 사는 방법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저자가 제시하는 유형별 극복하는 방법은 꽤 흥미로워 시험해 봐도 괜찮을 듯싶다.

누구나 유독 상대방에게 ‘힘든 사람’이 있다. ‘특별히 힘든 그 사람’과는 정해진 패턴대로 늘 똑같은 싸움을 반복한다. 저자는 이처럼 매번 되풀이되는 싸움을 ‘게임’에 비유하고 있다. 저자는 상대방의 유형과 마음을 알고 대처하면 심리 게임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는 없지만 말이다. 열 번의 싸움 중 한 번, 그다음엔 두 번 점차 줄이다 보면 어느덧 상대방과의 관계도 호전될 것이라는 말이다. 저자가 질문하는 100가지 문제에 스스로 답하다 보면 금방 좋아지리라는 확신이 든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의 기회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의 기회
이재홍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6월

정치권에서도, 학계에서도, 경제계에서도, 언론에서도 온통 화제가 4차 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드론, 무인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들로 넘쳐나고 있다. 현대를 사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타국이나 타 기업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각 나라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총 매진하고 있다. IT 강국이라고 모두가 알아주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어떤 각오로 임해야 할지 생각해야 할 때다.

정부의 ICT 산업융합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저자의 말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의 큰 흐름인 혁신 전쟁에서 도태될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 기업은 물론 정부의 투자 방향을 참고해 기술 개발과 경영 혁신에 임해야 하며 개인은 파이플러스형 인재로 거듭나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미래전략기술의 예측 모델과 국가 R&D 시스템 혁신 및 규제개혁 전략 등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정부가 기업을 지원하고, 기업은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경영 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전선에 뛰어들어 미래 유망 산업을 찾아야 생존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준비 상황과 당면 과제를 철저히 분석하고, 미래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산업 분야별 R&D 환경 개선, 투자 전략, 스타트 업 경영, 정부정책과 규제 방향을 살펴서 즉각적인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자칫 잘 못된 정책을 구사하여 타국에 뒤처지는 경우가 없어야겠다.

기술과 기계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그 모두를 다루는 것은 인간이다. 그 속에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산업과 기술이 융합하고 변화해서 전에 없던 새로운 것으로 태어나는 현상이 저 거대한 4차 산업혁명의 정체에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기업은 기술개발에 힘쓰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으로 무장한다면 IT강국으로 이름을 떨쳤듯 4차 산업의 강국이 되어 다시 한 번 도약하는 대한민국이 될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

비트코인 현상, 블록체인 2.0

비트코인 현상, 블록체인 2.0
마이클 케이시.폴 비냐 지음, 유현재.김지연 옮김 / 미래의창 / 2017년 7월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으로 인해 국가에서도 그 규제안을 내 놓을 정도로 열풍이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시대의 디지털 화폐다. 불안정성과 심한 변동성 그리고 불법적인 거래까지, 비트코인을 둘러싼 부정적인 견해해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 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에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일반 상거래를 위한 결제뿐만 아니라 저작권과 개인 ID 관리, ‘스마트’ 법률계약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부문에 쓰일 수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가 만들어졌으며, 그것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상화폐가 몰고 올 변화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믿기에 사람들이 이 열풍에 열광하고 있다. 좋든, 나쁘든, 누구나 그 영향권 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무시하는 것은 득이 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들은 가상화폐를 둘러싸고 있는 불투명성을 벗겨내고 가상화폐가 가져올 새로운 경제의 면면을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가상화폐의 세계는 이제껏 우리가 익숙했던 종이화폐 세계와는 많이 다를 것이다.

머지않아 누구나 스마트 폰에 비트코인 지갑 계정을 가지고 있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지금도 주위에서 스마트 폰에서 비트코인 거래소를 방문해서 거래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을 정도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금융 시스템이 또 하나 생기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 세계 어느 음식점이든 동일한 비트코인으로 결제될 것이고, 사람들은 국경의 제약 없이 은행을 통하지 않고 송금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각 나라마다 중앙은행이 갖고 있던 발권 시스템이 붕괴되고, 새로운 화폐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비트코인의 창시자는 디지털 괴짜와 해커, 암호학자들과 무정부주의자,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소수 개발자들의 지지를 받은 이 작은 움직임이 과연 거대한 물결이 되어 현재의 정부, 경제, 사회 체제를 전복하는 힘이 될 수 있을지, 묻고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경보음이 커지고 있다. 이 책을 쓴 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비트코인의 태동에서 현재까지의 발전과정, 가상화폐에 대한 논란 등을 비교적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미래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궁금하다.

난 너의 도움이야

난 너의 도움이야
나도움 지음 / 더제이 / 2017년 11월

이 책은 내성적이고 열등감 많던 저자가 성장해서 청소년들을 찾아다니면서 겪은 이야기를 풀어 쓴 책이다. 책에는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저자의 얘기뿐만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현재의 이야기와 미래의 이야기가 있다. 꿈 많은 청소년들에게 저자의 주변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들려준다. 그는 지금도 어디에서든 불러주기만 하면 망설임 없이 찾아간다.

한참 자라나는 청소년들이다보니 어른들의 이야기에도 궁급해 하고 자기들의 주변 얘기도 누군가에게 하고 싶어진다. 이런 때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바쁜 사회생활로 인해 자녀들과 대화할 시간조차 마음대로 만들지 못하는 어른들의 일상은 서글프지만 내 자녀의 얘기에 관심을 갖고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참으로 다행이지 싶다.

우리가 성인이 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 끝에 성장해 왔다. 아픈 상처를 보듬고 아파해주던 선배들의 노고도 한 몫 했고, 마음 아픈 얘기를 여과 없이 들어주던 친구들도 있었다. 그러기에 지금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얘기가 새삼스럽지 않게 들리는 게 사실이다. 우리가 자랄 때 우리들의 얘기를 누군가 들어준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삼지 않았을까.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는 이야기는 바로 우리 청소년들이 늘 생각하고 희망해왔던 이야기라서 가슴에 금방 와 닿는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조금이라도 마음의 위안을 삼아줬으면 싶다. 우리도 겪은 10대. 그때는 잘 몰라서 그냥 흘려버렸을 이야기가 요즘의 아이들에게는 아닌 것 같아 못내 안타깝지만 청소년들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저자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게 느껴진다.

저자가 전하는 이야기책에는 내가 몰랐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에게도 그 시절이 있었기에 남의 얘기로 들리지 않는다. 그가 사는 서울뿐만 아니라, 이 나라 방방곡곡 어디든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을 만나기 위해 늘 애쓰고 있는 그에게 내 작은 소망을 전하고 싶다. 우리 어른들을 대신해서 앞으로도 더더욱 우리의 청소년들이 올바르게 세상사는 방법을 들려주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