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 -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
기시미 이치로 지음, 박진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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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부모님이 운명하셨을 때 임종을 지키지 못한 자식의 못난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 내내 병석에 누워서 계셨다면 더더욱 자식으로서는 가슴이 아플 수밖에 없다. 한순간이라도 부모는 자식에게 한없는 사랑을 베푸시는데 그런 사랑을 먹고 자란 자식은 부모가 아프다는데도 보살펴드리지 아니 하고 그저 시간이 없다,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 모시길 꺼려한다. 뒤로 돌아 가슴 아프다고 마음속에 간직은 하고 살지만 부모 돌아가시면 그게 못내 가슴이 아프다. 저자는 이 책에 이런 자식들의 아픔을 글로 표현하고 있다.

 

실제 저자가 20대에 어머니를 뇌경색으로 잃고, 50대부터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간병하면서 깨달은 인생의 깊이와 참뜻이 담겨 있다. 한없이 크고 항상 나를 지켜줄 것 같았던 부모님이 나이가 들어 어제와 오늘이 달라지고, 어제 할 수 있는 일도 오늘 할 수 없을 때, 그리고 나와 가족에 대한 기억을 잃어갈 때 우리는 여전히 부모님을 사랑할 수 있을까? 실의에 빠지지 않고, 절망하지 않고, 힘들어하지 않고 곁을 지킬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자식의 입장에서 가감 없이 써내려가고 있다.

 

내게도 부모님께서 건강하셨을 때는 평상의 가정처럼 자식들에게 오순도순 살갑게 대하셨는데 건강을 잃으셨을 때에는 그러지 못하신 것 같다. 똑같은 말을 여러 번 하시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도 짜증을 자주 내셨던 것 같다. 내가 나이가 들고 몸이 예전과 같지 못하다 보니 그때의 부모님 심정이 헤아려진다. 늙으면 애가 된다는 속담이 있듯이 나도 나이가 들어보니 비로소 후회가 되기도 한다. 왜 좀 더 살갑게 대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 내 자식도 똑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 짐작될 뿐이다. 이제야 왜 깨우쳤는지 못내 안타깝다.

 

부모는 항상 자식이 잘 되기만을 바라보고 한없는 사랑을 베푸신다. 꼭 무얼 바라시고 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 부모님의 자식 사랑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자식들은 그렇지 못하다. 세월을 돌릴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니 회한만 남는다. 자식도 언젠가 늙어간다. 또한 그 자식의 자식도 마찬가지다. 모든 게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게 만고의 진리다. 좀 더 일찍 깨우치지 못한 내가 한없이 밉다. 이 책을 나이 드신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이들에게 꼭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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