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많은 고양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이 많은 고양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 버려진 고양이에게 내밀어진 손길의 기록
김바다.유주연.김소진.강지영 지음 / R(알) / 2016년 8월

한적한 거리를 걷노라면 길고양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과거에는 보지 못하던 모습이다. 오래 전에 내자가 시작한 길고양이 밥 챙겨주기가 인연이 되어, 우리 집에도 ‘슈가’라고 이름 붙인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 내자가 친정에 갔다가 처남댁의 권유로 대려다 키우고 있다. 1년이 안된 아이라서 그런지 하는 짓이 예쁘기만 하다. 방안에 온통 털이 날려 하시라도 물걸레질을 안 하면 안 될 정도다. 먹이도 주고 간식도 챙겨주다 보니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귀한 존재가 됐다. 이런 현상을 불가에서는 인연이라고 부른다. 이것도 아주 커다란 인연이 아닌가 싶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계속해 온 길고양이와의 인연으로 거리에서 지나치는 길고양이를 유심히 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래서 더욱 저자들의 노고가 낯설지만은 않다. 책 표지 하단의 사진이 딱 ‘슈가’의 모습이다. 얼마 전 내자가 밥을 주는 곳에 전염병이 돌아 고양이들이 집단적으로 괴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이 짠해 한 적이 있다. 가끔 공사장을 지나다가 죽은 고양이를 만나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곱게 싸서 양지바른 길가에 묻어주고 불자처럼 성불을 기원하기도 한다. 다음 생에서는 길고양이로 태어나지 말고 좀 더 귀한 존재로 태어나서 복을 누리라고 말이다.

계절은 이제 환절기를 지나 점점 추워지고 있다. 누가 돌봐주는 사람도 없이 추운 겨울을 보내야할 길고양이들이 없었으면 좋으련만 그러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내가 살고 있는 주변에서도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십여 마리의 고양이를 볼보는 사람도 있고, 어미를 잃고 외롭게 떨어진 아기고양이들을 잡아서 좋은 사람들에게 입양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이 원하는 이야기는 항상 똑같다.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서 오래오래 살기를 바란다.

인간은 태고 때부터 동물들과 친숙한 존재다.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더 이상 버려지는 존재가 없기를 희망해 본다. 더불어 살고 작은 행복이라도 나눌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다행이 내가 사는 시에서도 길고양이들의 편의시설을 만들고 관심을 가져준다는 소식이 들려 참으로 다행이지 싶다. 우리의 또 다른 가족인 ‘슈가’와도 오순도순 오래오래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