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 클로징 - 평범하지만 특별한 나만의 하루
강혜정.이고운 지음, 서인선 그림 / 프런티어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내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과는 다르게 옛날에는 TV는 보기가 어려웠고 그대신 라디오는 집집마다 있었다. 수업 마치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즐겨 듣는 라디오 프래그램에 체널을 맞춰놓고 고갯질을 해가며 흥얼거리곤 했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에 듣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소리는 감미로웠다.


그 시절에는 전날 밤 들은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친구들간에 대화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그 시절라디오는 일상인 동시에 동경의 대상으로 자리잡았던 시절이었다. 방송작가들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끼리도 서로 어울리게 만들었죠. 책을 보다보니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감성있는 글을 접하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만든다.


이 책은 강혜정, 이고운 두 라디오 작가가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오프닝과 클로징 멘트로 넣은 글들을 담고 있다. 하루를 시작할 때 읽으면 좋은 글 80편과 끝낼 때 읽으면 좋은 글 80편이 좋은 음악들과 함께 소개되고 있다. 각각의 글에 어울리는 삽화도 넣어 글 읽는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시처럼 읽을 수 있어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참 좋다. 라디오만의  감성있는 글이 마음을 잔잔하게 울린다.


각자가 느끼는 감정은 다를 수 있지만 이 책을 접하고 보니 고향에서 원두막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들녁을 바로보던 시절이 생각난다. 느즈막히 저녁을 먹고 멀리 있는 친구의 얼굴을 그리며, 잔잔한 음악이 들려오는 라디오 소리에 맞춰 흥얼거리던 그때가 그립다. 두 작가들이 들려주는 감성있는 글들을 보며 옛 생각에 젖어보는 즐거움도 맛보았다.


요즘같이 더운 날에는 산등성이에 자리잡은 원두막에 앉아 잘 익은 수박을 손으로 부셔 먹으며 라디오 소리에 귀기울이는 멋스런 풍경을 재현해 보고 싶다. 오랫동안 우리 곁에 남아 지금처럼 감성있는 글로 각박한 현대를 사는 모두에게 생활에 활력을 주는 작가들로 남아있기를 염원해 본다.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옆에 두고 오래오래 음미해 볼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