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이 소설은 같은 예비 초등학교에 아이를 등교시키게 된 세명의 여인들이 미스터리한 살인사건과 연루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이야기다.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일에서 시작된 아이들 싸움이 점차 어른들의 싸움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웃지 못할 해프닝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사람들이 평범하게 사는 세상에서 인간의 보편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특별할 것은 없다.

매들린, 제인, 셀레스트. 이 세 명의 여자들을 주축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매들린은 재혼해 전남편 가족이 한 동네에 살면서 씩씩하고 털털하게 행동하는 여성이다. 아이를 홀로 키우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싱글맘 제인, 부와 명성을 가진 남편과 살면서도 어두운 그늘을 가진 완벽녀 셀레스트까지 각각 인물들의 사연은 매우 이색적이지만 평범한 가정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기에 큰 공감대를 자아낸다.

​거짓말은 악의가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그저 설명하기 곤란해 입을 다무는 말이 오히려 대부분이다. 그만큼 사소한 일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은 살인사건이 벌어졌던 날 밤으로부터 6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사건을 되짚어보는 내용과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난 뒤 주변 인물들이 진술하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밝혀지지 않은 채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예측불허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인간관계의 겉모습 뒤에 숨겨진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예리하게 꿰뚫어보며, 자기 자신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한 삶을 살면서 ‘진실’이라고 믿는 거짓된 허상이 존재한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살인사건을 취재하는 인터뷰 파트는 이 책 전반에 걸쳐 조금씩 등장하는데, 그 부분을 보면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 지레짐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흥미롭게 잘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