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멈추지 않네 - 어머니와 함께한 10년간의 꽃마실 이야기
안재인 글.사진, 정영자 사진 / 쌤앤파커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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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방송 PD였던 저자가 불혹을 넘은 나이에 칠순 노모와 함께 우리나라의 유명산마다 자리한 절을 찾아 다니면서 느낀 소회를 적어 놓은 에세이다. 저자는 그동안 늘 옆에 계신 어머니라서 지고 지순한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지 못 하고 산 세월이 아쉬어 앞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어머니를 모시고 다닌다. 마치 어머니의 모습이 부처같기도 하고 사진 속에 담긴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어머니가 있는 것 같아 한 없이 자애롭고 포근한 어머니 품에서 벅찬 감동에 물들기도 한다.


자식을 이해하고자 칠십 가까운 나이에 사진을 배운 어머니의 수준급 사진도 잠시 보여주며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전국에 산재한 거의 모든 절과 절터를 찾아다니면서 아름다운 주변 풍경이 사진 속에 담아 우리나라 산천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어머니의 품만큼이나 따스함에 저절로 행복해지고 자식들을 사람으로 보듬었을 어머니의 사랑을 새삼 고마워하며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강산에 취해 다녔을 저자가 한 없이 부럽다. 과연 우리나라의 산하는 아름답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더욱 그렇다. 그러고보니 우리나라의 절은 대부분 깊고 아름다운 산자락에 있다. 창건한지 수 백년이 지난 절도 많다. 절에 있는 승려들이 잘 가꾸고 보존해서 건축물로서의 가치도 지니고 있고, 주변 풍광 또한 아름다운 절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빼어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모습을 볼때마다 뿌듯한 마음이 든다. 이 아름다운 강산을 우리만 보는 것은 사치다. 잘 보존하고 가꾸어 이 아름다움을 후손들에게도 물려주어야 한다.


저자의 모자처럼 이렇게 멋지고 고즈넉한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행복이라고 생각된다. 10여 년의 세월이 흐르도록 어머니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자식으로서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 형형색색 아름답고 멋진 모습에 취해서 카메라 렌즈에 담고 오래도록 간직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진 솜씨와 글 솜씨 좋은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비록 가보지 않은 곳이라도 내가 간 것처럼 그저 좋기만 하다. 이들의 10여년에 걸친 아름답고 행복한 여정은 아름다운 풍광만 담겨있는 게 아니라 모자지간의 애뜻한 사랑 또한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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