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에 대해 굵직하게 얘기한다. 기억, 인격, 지식과 같은 것이 아닌, 내가 나라는 걸 알고 있으면 그것이 나라고 한다. 공감하지 못했다. 기억 혹은 인격이 나를 규정짓는다고 여전히 생각 하기에. 영화의 교차편집처럼 이야기의 무대가 자주 옮겨간다. 그래서 도입부를 읽을땐 몰입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 될수록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었다. 다만 추상적인 표현이 많아서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문장이 더러 있었다. SF소설이 맞나?라는 생각이 드문 드문 들었었다. 다양한 장르를 활용해서 이야기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절정에 다다르면서 나의 의문은 사그라들었었다. 다양한 장르가 뒤엉켜 있었지만 그 중심을 SF맛이 관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존재에 대한 소설의 관점은 흥미롭지만 이성적으론 이해하지 못했다. 다만 생각 해 볼 여지는 많기에, 머리가 비어있을때 꺼내어 고민 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