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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비행 - 2022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박현민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평점 :
표지의 민들레의 색은
Cyan, Magenta, Yellow, blacK
작업물을 인쇄할 때 이용됐던 감색방법인데,
C, M, Y를 혼합하면 흰색을 제외한 모든 색을 만들 수 있지만 진하고 순수한 검정색은 만들어지지 않아 K를 따로 두어 C,M,Y-K 로 인쇄물을 만들게 된다.
(과거 직업 상.. 오랜만에 씨엠와이케이를 보니 반갑네^^)
왜 이런 색으로 표지를 만들었을까.
네 가지 색은 원하는 색을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구성요소이지만,
인쇄된 이미지를 볼 때 우리는 그 색을 이루는 CMYK는 생각하지 않는다.
(갑자기 얼마 전 읽은 #날씨와얼굴 에서
식탁위에 오른 고기를 보고 돼지를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생각났다. 비슷하네...)
반드시 존재해야하지만 인식되지 못하는 약한 존재를 나타내려고 하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민들레는 우리집 대문에서 몇 발자국을 걸어나오면 있는 바닥의 돌틈 사이에도 피어있는 꽃이다. 어쩜 저렇게 꽂꽂하게 피어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끔 했고, 어떻게 돌틈에서 자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한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바람 비 눈을 다 맞으며
때로는 뱉은 침도 맞을테고 또 어떤 땐 누군가의 발에 짓밟힐 수도 있고
가끔은 깜깜한 밤 활동하는 쥐가 스쳐갔을 수도 있었겠구나 정말 무서웠겠다.
민들레의 입장에서 보는 하늘은 내가 보는 것과는 다르겠구나...' 라며
민들레와 내가 구분되어지려다가 문득
'나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구나 나는 사회에서 약한 존재구나...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는데...' 라는 후회섞인 생각이 많은 요즘의 나는, 그런 면에서 동질감이 들었다.
여러 선택을 통해 지금의 내가 있지만 생은 선택할 수 없는 것이었으니...
엄마, 딸, 며느리, 직장인, 국민 등의 내가 가진 여러 포지션에서 내가 들인 공과 노력도 떠오르고 그러나 내 마음대로 무엇하나 바꿀 수 없고,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실 또한 떠오르는
표현이 안되는 알 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렇다고 우울하진 않다. 사람과의 관계를 맺고 서로 위로하고 응원하며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나누는 노력도 하고
스스로 오늘하루 열심히 살아내다보면 미래의 나는 오늘을 돌아볼 때 웃을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다.
책 속 민들레도
겁내지 않고 똑바로 볼 거야. 나에게 오는 모든 일을.
이라고 했듯 (응원해!)
늘 바닥에서 위를 올려다보던 민들레에게 한 소녀가 다가와 민들레 홀씨를 후~ 불어
도시의 비행을 시작하게 했듯,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게
나를 만드는 데 애쓰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사실 내 옆엔 옆구리 쿡쿡 찌르며 이것도 해보라고 권하고 저것도 잘하겠다 격려하는 친구가가 있다.
(그대로 하지 못해도 그렇게 옆에서 해주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아나 몰라 ^^;;)
오늘은 늘 바닥에 있던 한 송이 민들레가 달리 보일 것 같다.
덧. 인스타그램 라이브가 너무 기대된다.^^
#도시비행
#창비
#창비스위치서평단
#박현민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