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철학 클럽 - 소설로 읽는 특별한 철학 수업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로버트 그랜트 지음, 강나은 옮김 / 비룡소 / 202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 최고 학교를 꿈꾸는 평생직장 보장학교」

14살의 마일로는 부모님의 축하속에 이 학교에 입학한다.

부모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입학한 아이들. 마일로도 좋은 학교의 학생으로 잘 지내기로 마음을 다잡는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수업시간에 질문금지? 게다가 말을 하거나 움직이거나 하면 스마트워치를 통해 낱낱이 보고되고 전기충격등의 벌을 받는것도 모자라 모범교육생에게 잡혀 어디론가 끌려간다. 하지만 돌아온 아이들은 이전과 다른 것 같다. 힘이 없고 고분고분하기만 하다.

호기심 많은 마일로는 질문금지, 수업시간에 아파도 보건실조차 가지 못하는 이 학교에 불만이 많다. 

어느 날 수업시간, 마일로는 세라 루이스가 많이 아픈 걸 보게 된다. 세라 루이스는 보건실에 가겠다고 말하지만 교장선생님은 아픈 것도 학교가 판단한다는 이상한 말을 하고, 마일로는 아픈 친구를 두둔하다 모범교육생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빠른 판단과 민첩한 운동신경으로 모범교육생을 따돌린 마일로,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서 낯선 이를 만나는데…. 그녀는 자신의 이름은 어설라이고 지금의 교장이 쫓아낸 전 철학교사라고 말한다.

“OO야 철학이 뭐야?”
“...... 인생 탐구?”


중학생 아이에게 물어보고 들은 대답이다.. 뭔지 아는 것도 같지만 정의를 내리지는 못하는 것 같고.. 그게 대부분의 철학에 대한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지금 철학을 하고 있지만 그게 뭔지 느끼지는 못하는..^^

#미스터리철학클럽 은 청소년, 어른(나를 포함) 할 것 없이 누구나 읽어본다면 철학에 관한 아주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재미있고 아주 쉬우며 아주 매력적인 책이다.

책은 철학자의 말로 챕터를 연다. 그리고 챕터를 다 읽고 나면 철학자의 말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철학은 ‘짐작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거든. 우리가 잘 안다고 짐작하는 것,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질문을 던지는 일 말이야. - 너는 왜 나까지 그래야 하느냐고 물은 거야. 왜 공정한 것 같지도 않은 교사의 말에 따라야 하느냐고. 사람이 아픈 게 눈에 보이는데 왜 우리 눈보다 기계의 시스템을 더 믿느냐고. 안 그래? 그런 걸 묻는 게 철학이야. ‘그게 진실인지 어떻게 알지?’ 하는 물음은 가장 대표적인 철학적 질문이야.

p.84

마일로와 어설로가 만난 장면에서의 대화인데,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철학의 정의이다.(쉽죠~?)

대화를 나누면서 마일로는 자신의 말에 누군가가 귀를 기울일 때 드는 만족감을 느꼈다. 전에는 좀처럼 느끼지 못했던 기분이었다. 부모조차도 마일로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편이 아니었고, 그건 참 답답했다.- 하지만 어설라와 대화할 때는 달랐다. 내가 하고 싶은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으로 기운 나는 일이었다.

p.151

세계최고의 학교가 되기 위해 아이들을 세뇌교육시키는 학교, 그런 학교를 무작정 믿고 보내는 부모라면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일리 없을 것이다. 아이들의 말을 듣고 화를 내버리는 부모. 나는 어떤 부모인지 또, 또 돌아보는 계기가 된 장면이다.

“교장이 그랬어요. 마음이 강하고 질문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무너뜨리기 가장 어렵다고요. 특히 이 학교 시스템에 익숙해지지 않은 어린 학생들일수록 그렇대요. 마음이 열러 있고 질문도 많고 상상력도 활발해서 세뇌가 더 어렵다고 했어요.”

p.195

아이들의 호기심과 창의력은 부정을 세뇌시키기엔 너무 큰 벽일테니까. 어릴수록.. 이란 말에 마음이 편치 않은건 내 아이들이 이미 너무 커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 괜찮아! 라고 위로해본다^^ 

‘철학적 사고! 나는 찬성이란다 얘들아~^^’

“뭐 저런 애가 다 있어!”

“한심하다, 한심해.”

“완전 답 없는 놈이네.”

엄마 아빠가 우는 모습이 보였다. - 자신의 가장 지독한 두려움들이 스스로를 괴롭히는 데 이용되고 있었다. - 너는 쓸모없는 놈이라고 외치는 거대한 어른들의 우주 속에서, 자신만 벌레처럼 조그맣게 쪼그라든 것 같았다.

p.257

아이앞에서 보이는 어른들의 모습. 아이의 모습을 자신의 방법대로 해석하고 판단하는 어른들 앞에서 약한 아이들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조건없이 사랑하지만 한국의 교육앞에선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어쩔 수 없다는, 다 그렇다는... 변명 앞에서 굳건한 자신의 가치관으로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응원하면 어떨까.. (청소년 철학책을 리뷰하는데 왜이렇게 뭉클한거니..) 

“알아, 나도 그랬어. 원래 그렇게 만드는 기계야. 사람이 엄청나게 비참한 기분을 느끼도록 만들어서, 그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면 어떤 명령이든 따르게끔 조종하는 거야.”

p.267

‘기계의 프로그램으로 아이를 세뇌시킨다?’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고 상상만해도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기계의 역할을 하는 세상의 다른 것들은 없나? 하는 생각을 해보니 책 속 기계는 상징의 의미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흔들리는 꽃들속에서도 샴푸향을 느낀다는 노래가사처럼 태풍처럼 불어오는 부정한 모든 것들에서도 굳건히 자신의 올바름을 지켜나갈 수 있는 청소년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



(쓰러진 교장을 보며 모범교육생들을)어찌할 줄을 모르고 당황스러워하는 그들을 보며, 마일로는 안쓰러운 기분이 들었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춘 채 수년을 지내다 보니 예상을 벗어난 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없는 것이었다.

p.294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무섭다고 생각한 부분일 것이다. 철학하는 건 사고하는 것일텐데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춘다니.. 한 인간의 삶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사고하지 않는 자를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우리에게 경고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맹목적으로 크고 힘 있는 학교를 믿었습니다. - 그러니 이제 실패를 받아들이고 이렇게 자문해야 합니다 우리는 왜 아이들을 교육하는가? 어떻게 교육하는가? 그저 높은 순위를 위해서인가? 회사에 들어가 밤낮없이 노예처럼 일하게 하기 위해서인가? p.297

가치관을 갖고 아이를 교육하는 부모들... 나를 포함한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은 위의 질문에 깊은 생각을 할 필요가 있고, 정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나는 어떤 학부모인가..?



재밌고 유쾌하게 읽은 책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 것 같다. 내가 왜 사는지에 대한 고민, 내가 부모로, 학부모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고, 질문에 대한 대답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두 아이와 함께 철학하며 잘 살아내야겠다.



“해당후기는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철학은 ‘짐작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거든. 우리가 잘 안다고 짐작하는 것,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질문을 던지는 일 말이야. - 너는 왜 나까지 그래야 하느냐고 물은 거야. 왜 공정한 것 같지도 않은 교사의 말에 따라야 하느냐고. 사람이 아픈 게 눈에 보이는데 왜 우리 눈보다 기계의 시스템을 더 믿느냐고. 안 그래? 그런 걸 묻는 게 철학이야. ‘그게 진실인지 어떻게 알지?’ 하는 물음은 가장 대표적인 철학적 질문이야.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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