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아빠 올리 그림책 12
허정윤 지음, 잠산 그림 / 올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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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인어처럼 춤을 추고 햇살이 인어처럼 반짝이는 이런 날은 육지로 나가기 좋은 날이에요.
인어아빠와 아기인어들은 꼬리를 바짝 세우고 사박사박 걸어가요.
(인어에게 다리가 생긴다는 건 인간이 만들어 낸 얘기래요^^)

태양이 가장 오래 떠오르고 바람이 가장 오래 머무르고 꽃들이 가장 오래 피어나는 곳에서 가족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모든 것이 붉게 물드는 시간 바다로 돌아가는 길, 아기인어들이 고기잡이 배 그물에 걸리고 말아요.
인어아빠는 어부아빠에게 간절함을 담아 손을 내밀어요.
서로 닮은 손을, 서로 담긴 눈을 바라보는 아빠들...
다른 고깃배들에 아무 일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는 어부아빠, 어부아빠는 놓쳐버린 것처럼 인어들을 놓아주었어요.
그날 밤 인어아빠는 어부아빠와 맞닿은 손이 생각나 잠을 이룰 수 없어요.
조용히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인어아빠의 눈에서 또르르 눈물이 떨어져요.
큰 구슬, 작은 구슬...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 인어아빠는 어디론가 헤엄쳐가요.

인어아빠는 어디로, 누구에게로 가는걸까요?

#
반갑고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부성애에 관한 책.
표지를 보면 인어엄마, 언니인어도 있는 가족인 것 같다. 나들이는 인어아빠와 귀여운 아기인어들만 나간 모양이다.^^
인어들의 집이 세워진 곳, 평화롭게 눈을 감고 있는 숨을 쉬는 고래, 그 위에 인어의 집이라는 설정이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세로로 넘겨 인어의 사박사박 걷는 모습이 잘리지 않게 설정한 것도 탁월했다고 생각한다.

위기에 처한 인어아빠, 그리고 그를 돕는 어부아빠, 그 둘이 주고 받은 눈길, 눈에 비친 서로에게서 두 아빠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가족을 지켜야하는 사명감을 눈으로 주고 받았을까? 너무 공감되는 장면, 우리네 아빠들의 모습이다. 가족을 안전하게 품는 멋진 가장!

누군가 위험에 처해있을 때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었다가 오히려 해가 될까 두려워 감추고, 귀찮은 일을 만들기가 싫어 외면하기가 쉬운 요즘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부아빠의 아무일도 아닌척 했던 행동은 내 상황에 공감해주는 이가 있다는 포근함을 느끼게 해 주고 세상은 아직 따뜻함을 느끼게 해 주는 장면이다.

인어아빠가 흘린 눈물, 인어의 눈물 즉 진주는 영롱하게 빛나는 보석이다. 인어아빠를 읽은 후로는 작은 구슬에 참 많은 바닷속 이야기를 품고 있구나... 했다.
이야기를 통해서 사물을 달리보게 되는 것, 그림책의 힘이 아닐까 한다.
촉촉한 봄비가 내리는 날, 가슴 한 켠 따뜻한 온기가 퍼진다.

p.s 허정윤 작가님의 또 다른 이야기 #아빠를빌려줘 를 정말 가슴 뭉클하게 읽었다. 크지 않는 작은 책이 담고 있는 따뜻함이 너무 커서 오랫동안 마음속에 잊혀지지 않았다. 지금도 ‘아빠’ 하면 생각나는 그림책이다. #인어아빠 는 같은 작가님이 쓰신 책인데 이 분의 감성에 팬이 되어버렸다. 색다른 눈으로 보아 더욱 특별한 일상이야기. 꼭 찾아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인어아빠
#허정윤작가
#작가님께직접받다매우기뻐매우기뻐
#잠산그림
#올리출판사
@allnonly.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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