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히슬롭 지음, 노만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빅토리아 히슬롭

책의 소개를 통해 나병 환자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흥미로웠다. 한센병(나병) 환자를 위한 곳이 우리나라에도 있기 때문이다. 고흥 국립소록도 병원.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칭호다. 나병 이라는 질병이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음은 알고 있었지만, 요즘 한참 경제적 위기 때문에 시끄러운 나라 그리스의 이야기라는 사실에 책장을 서둘러 넘긴다.

  

스피나롱가 . 크레타 섬의 북쪽에 위치한 아주 작은 . 그리고 과거 그리스의 한센병 환자를 수용했던 . 소설은 주인공 알렉시스를 통하여, 자신의 과거에 대해 함구해 왔던 어머니(소피아) 삶을 통해 가족에 얽힌 실마리를 하나하나 풀어간다. 대물림된 한센병의 가족력, 치정에 휩싸였던 가족사의 비밀 그리고 나아가서는 2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크레타 섬을 중심으로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다시 소록도로. 녹동항에서 소록도까지 선박이 운항된다. 섬에 도착하면 소록도병원 입구부터서는 도보 관람만 가능하다. 공원 입구에는 일제   이곳에 수용된 한센병 환자들을 감금했더 곳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또한 소록도병원의 사와 환자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갖가지 자료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한다. 다들 보면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두 곳의 시대적 배경은 다르다. 하지만, 소록도의 나병 환자들의 모습을 기억하기에 스피나롱가 섬에 고립되어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조금은 눈에 들어오는 듯 하다. 외로움, 쓸쓸함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듯 한 곳이지만, 생의 끈끈함을 그들의  삶을 통하여 느낄수 있었다.

 

너의 엄마의 이야기는 바로 외할머니의 이야기이고, 증조 할머니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역시나 외할머니의 동생인 이모할머니의 이야기이기도 하지. 그분들의 삶은 서로 뒤엉켰어. 그리스 사람들이 말하는 숙명이란 바로 그런 뜻일 게야. 물론 뜻밖의 일이란 청천벽력처럼 느닷없이 터져 우리들 삶의 궤적을 뒤바꾸지만, 우리들의 일생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행동일 거야.”

 

다시 소록도를 방문해 보고 싶은 마음이든다. 소설을 읽어서 인지, 그 곳을 다시 찾게 될때는 왠지 마음이 한없이 평온할 것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돌아가신 할머님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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