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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파운드의 슬픔
이시다 이라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1파운드..
저는 이 책을 집어들고 가장 고민한 것이 '왜 제목이 1파운드의 슬픔일까?' 였습니다. 제목은 분명 작가가 가장 나중에 한권의 책을 응축시켜 만들어낸 말일텐데, 왜 하필 1파운드의 슬픔이라고하였을까요. 저는 이 부분을 가장 고민하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1파운드는 화폐와 무게의 단위이기도 하고 세익스피어의 소설에도 등장합니다. 바로 베니스의 상인에서 안토니오가 샤일록에게 자신의 가슴살 1파운드를 담보로 바사니오의 구혼을 도와주는데 나오는 1파운드이죠. 1파운드는 약 450g에 해당합니다. 아주 작은 무게이지만 심장에 가까운 1파운드의 살이란 곧 죽음을 뜻합니다.
여전히 해결되지않는 1파운드라는 작가의 의미심장한 메세지에 의문을 품은채로 책을 펼쳤습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10가지 사랑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10가지 이상의 다른 삶의 모습을 체험하게 합니다. 서로의 선이 분명한 동거커플, 자신의 행복을 꿈꾸지 못하는 유키 ,사랑을 잠시 휴식하는 여인, 각기 다른 솔로들의 만남과 그 각각의 개성이 마치 제가 책속 세계의 관람자가 된 양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두사람의 이름> 에서 두 커플은 서로의 개인 공간을 확보하면서 사랑이란 이름아래 행복을 때로는 슬픔을 더하여 살아가고있고, <슬로우걸> 에서 의 플레이보이는 장애여인에게 자신의 정착을 결정합니다. 또한 <옛 남자친구>의 여주인공은 이별을 되집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되고 <스타팅오버>의 마유미는 많은 사람과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저는 제 자신의 사랑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의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내자신의 사랑은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나는 내 사랑을 어떻게 생각하고있는가? 10가지 이야기의 주인공들을 생각하며 제 자신의 사랑의 형태를 그려보았습니다. 저와 그들의 사랑이라는 이 두글자는 사랑을 경험한 모든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낼만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 무언가는 언어로는 표현하기 어려워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게 되는 것이지요. 아마 이 책은 그 무언가를 잘 표현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무언가란 이책에서 말하는 1파운드라고 생각되네요. 바로 슬픔과 행복의 교차, 이 모든 사람들의 사랑은 1파운드의 심장에서 느껴지는 모든 감정을 1파운드라는 단어로 응축 시켜놓았습니다.
작가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특별하게 다가오게 합니다. 현실적인 캐릭터를 통해 대중들에게 가깝게 다가오는 한편 자신의 세계를 마음껏 펼쳐내는 것이죠. 그리하여 언어로는 표현되지 않는 그 무언가를 나 자신, 또는 타인에게서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의 감흥을, 진행하는 사람에게는 현재와 미래를, 끝난 사람에게는 슬픔을 선사할 수 있겠죠. 1파운드의 심장에서 느끼는 모든 감정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책, 『1파운드의슬픔』을 사랑이라는 이름아래 많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