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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기일지 ㅣ 은행나무 시리즈 N° 24
이선진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9월
평점 :
@ehbook_
책의 정성이 아름답다. 받는이의 마음을 너무도 환하게 해준다. 그래서 좀 더 깊게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된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서점이 거의 없다. 예쁜 독립서점은 한군데 보았는데 너무 멀고, 중고서점 알**딘은 아예 없고(거의 앱사용중), 그나마 다행인건 도서관이 가깝게 있다는 것(신간을 자주 훝어본다) 종이책을 좋아하는 나에겐 그것이 또큰 행운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리뷰나서평책을 받는다는 건 나에게 또하나의 큰 즐거움을 안겨준다. 더군다나 이렇게 정성이 담긴책은 큰 선물을 받은듯 그날이 너무 행복하다. 다만 책의 취향이 고전, 현대문학, 시,에세이 정도로 한정되어 있어서, 다른 책은 다소 적게 즐겨하는 편이다.
이번 은향나무출판사에서 받은 #잃기일지 는 이름이 생소한 작가님의 소설이다.(나는 또 젊은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 손수 쓰신 편지와 함께(편지가 왠지 뭉클해지는) 보내준 '잃기일지 교환서신'노트가 인상적이다. 이 노트는 소설속 주인공인 '진주'가 어린시절 만난 친구이자 첫사랑 '펄'과 쓴 교환사전을 굿즈로 만든것이다. 함께 이런 언어들을 나눌 수 있다는게 독자로서 함께하는듯한 느낌을 들게한다. 표지도 예쁘고 이런나눔이 왠지 작가님의 감성을 조금더 들여다보게 한다.
소설은 명랑한듯 읽다가 급 슬프고 아프게 한다. 문장들이 그렇다. 명랑하게 펼쳐지는듯 하다가 왠지 '진진주'를 살포시 위로하고 싶다는 먹먹함을 갖게 한다. '마음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 같았다. 마음이 변했어. 라고 하지 않아도 마음은 그 자체로 변하는 것이었다. 쥐도 새도 모르게 딴마음이 되어 있는 것이다. 내리고 흩날리고 녹고 더러워지는 것이다.'{p195) 읽는동안 계속해서 '딴마음'이 걸어나온다. 녹은것도 더러워진것도 조금씩 조금씩 빛으로 걸어나온다. 내가 지나온 젊은날의 초상이 스미고 이해되고 '진진주'를, '이모'를, 사랑하게 된다. '나의 급소는 사랑이었고, 사랑은 오직 내 밖에만 있었다……내 사전에 더 이상의 사랑은 없었다.'(p210}이라고 썼지만, 사랑은 늘 안에 있었다. 늘 표현이 달랐을뿐이다. 누군가에게는 연한게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받칠듯, 사랑은 언제나 다르게 내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게 사랑은 계속해서 나누게 된다. 조금은 사랑의 표현이 모호한듯한 '진주'의 표현이 가슴을 몽골몽골하게도 쓰리게 아프게도 한다.
'나는 내 안의 침묵어 사전을 펼쳤다. 온통 침묵투성이인 사전을 뒤적이다가 지금 내 상황에 딱 맞춤한 침묵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나는 난생처음으로 내 침묵을 배신했다. 내가 내뱉은 말이 끝끝내 나를 혼자 내버려두고 떠나버림으로써 나를 영영 외롭게 만들 거란 걸 알면서도'(p121}
'진주'는 아름다워질거다. 생은 그렇게 말랑하게 놔두지 않겠지만, 결국 진주는 아주 많이 행복해질거다. 진주만의 생을 살아내려는 용기로인해. 나는 책을 덮고 오래동안 내 지나온 날들을 더듬어 본다. 잃은것들과 얻은것들사이에 나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을 예견해본다. 조금은 쓸쓸하고 외릅겠지만, 충분히 아름다울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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