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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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만한 지나침'에 관한 이야기다. 아니, 긴 시다.  

은유작가의 추천글을 읽었을 때는 간결하고 함축적인 시적인가 보구나. 

대수롭지 않게 읽고 넘겼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그 여운이 길어 

다시 또 페이지를 펼쳐 놓고 행간에 숨은 의미를 유추해 보고 있다. 

 

짧지만 여운이 남는 문장을 두세 번 곱씹어 읽다 보니 감히 원서로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원서도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다.

요즘 뒤늦게 빠진 배우 킬리언 머피가 영화로도 제작하여 곧 개봉도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기대된다. 

기계적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소시민 펄롱,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부유한 어른의 후원으로 경제적 도움을 받고 직업을 구해 가족들을 부양할 정도의 수입을 벌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어느 날 수녀원에 석탄 배달을 갔다가 창고에 갇힌 여자 아이를 발견하게 되지만, 아내와 지인을 비롯하여 모두가 그 개입하지 말라고 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다 '선택'을 하게 되는 이야기. 

120페이지 남짓 짧은 소설이지만 

몇 번씩 들추어 다시 문장을 읽게 된다.

 

짧은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신형철 평론가님의 글 이상 표현할 수가 없다. 

'인간의 가능성이 서사의 필연성으로 도약하는 지점에서 소설이 끝날 때, 

우리는 우리가 이 세계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 하나를 얻게 된다. 

이 작가가 단편 분량의 소설을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것에 나는 불만이 없다. 

이런 결말 뒤에, 감히, 어떤 다른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소설 주인공인 펄롱이라면, 혹은 그의 아내였다면

그러한 선택 뒤에 우리 가족이 받을 고통이 예견된다면 그래도 감행할 수 있으려나. 

스스로가 위선적으로 느껴져 괴롭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게 할 수도 있고 경제적인 어려움도 겪게 된다면 과연 할 수 있을.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펄롱으로 하여금 자기가 더 나은 혈통 출신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고서, 그 세월 내내 펄롱의 곁에서 변함없이 지켜보았던 네드의 행동이, 바로 나날의 은총이 아니었나. - P111

문득 서로 돕지 않는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날을, 수십 년을, 평생을 다 한번도 세상에 맞설 용기를 내보지 않고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부르고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마주할 수 있나? - P119

펄롱은 미시즈 윌슨을, 그분이 날마다 보여준 친절을, 어떻게 펄롱을 가르치고 격려했는지를,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을, 무얼 알았을지를 생각했다. 그것들이 한데 합해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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