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 -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한재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평점 :
책 제목을 읽는 순간 작가님이 내 마음을 어찌 그리 잘 아시나요 라는 생각이 들어
냉큼 집어 들었다.
출퇴근 지하철 타고 가는 동안 낄낄 거리며 즐겁게 읽은 8월의 책이다.
작가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고시를 준비했다. 이른 아침 도서관에 가서
법전을 뒤적이다 읽고 싶은 책이 있는 중앙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던 그는 매일의 공부에서 버티지 못했고 몇 번의 미끄러짐 뒤에 평생 하고 싶은 다른
일을 찾게 되었다. 커피 한 잔을 팔 때마다 물 한 통을 기부하는 공정 무역 카페를 열고 난 후에야
근처 카페가 70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2년 남짓
기간 동안 카페 사장으로 지냈다. 작은 테이블에서 감사와 막막함에 대한 글을 쓰며 버텨냈던 시간이었다.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카페를 접고 독서 교육 회사에 들어가 7년간의
회사 생활을 한 후 그 사이 몇 권의 책을 쓰고 팟캐스트를 올리고 온오프를 오가며 강의를 했다. 현재는
회사를 퇴사하고 1인 기업으로 본인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작은 카페의 사장님 시절부터 회사원으로 지내다 본인의 꿈을 향해 회사를 그만두는 결정을 한 이후까지 '버티는 삶'에 대해 말한다. '축축하게
젖은 구두를 신은 채 먼 길을 걷는 일과 비슷하다는'는 작가의 말처럼 원래도 지금도 앞으로도 그러할
삶이지만 책을 읽는 순간 만큼은 어딘가에도 축축한 신발을 신고 걸어가는 동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위로가 되었다.
총 34개의 에세이 중 내가 가장 좋았던 부분은
아무래도 '달리기'를 언급한 '하루키가 작정하고 시작하지 않았더라면'과
작가님이 검도를 배우면서 얻은 깨달음이 담긴 '딱 한번만 제대로 해
보세요' 챕터이다.
달리기나 검도나 우리 삶에 있어서도 딱 한번 제대로 해보고(기본을 갖추고) 0에서 1이
되기까지 부단히 그냥 해 보는 축적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열심히 하려 하지 않고 그저 꾸준히라도
해 보는 시간. 그 시간이 결국 쌓여야만 나오는 결과물이 있다.
'버티다. 꾸역꾸역 마감시간을
맞춰 해 낸다. 그러다 뒤를 돌아보니 결과물이 쌓여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정승제 수학 선생님이 어록이 생각났다.

버티는 사람은 늘 어딘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시작은 준비가 모자라고, 진도는 마음처럼 나가지 않으며, 종종 찾아오느니 원치 않는 슬럼프다. 원래도 그러했고 지금도 그러하며 영원히 그러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고 싶은 길이 있는 사람은 젖은 구두를 신고 계속 걸어야 한다. 그리고 어차피 걷는 쪽으로 결정한 바에야 웃으면서 버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버티는 한 우리는 기대할 수 있다. - P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