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 독백은 마치 최근 내가 고민하던 것들에 대한 답을 주는듯하였다.
선이란, 성경에선 하나님을 아는 것이라고 하였다.
악이란, 선악과를 먹고 눈에 보이기 시작한 세상의 모든 것들이겠다.
그렇다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지금은 무엇이 ‘선’인가.?

내가 발붙인 곳에서, 내 역할을, 먼저 충실히 살아내는 것.
그 기본이 쌓여서 어느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그리고 그것으로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그것이 ‘선’이 아닐런지...
항상 지금의 생각을 훗날 돌아보면 부족할 수 있지만 그 훗날엔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기를 바란다.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을 통해 들렸던 동일한 성경구절이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서도 들린건 참 신기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나를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면
톨스토이는 현실적인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2019년은 참으로 뜻깊고 의미있는 해였다.
새해가, 2020년이,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기대가 된다.

이 새로운 감정은 나를 바꾸지도, 나를 행복하게 하지도 않아. 그리고 내가 상상하던 것처럼 갑자기 나를 계몽시키지도않아. 아들에 대한 감정과 마찬가지지, 역시 뜻밖의 선물은 없었어. 믿음인지 아닌지, 난 이게 무엇인지 모르겠어. 하지만 이감정 역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고통을 통해 들어와 내 영혼속에 견고하게 뿌리를 내렸어.
난 여전히 마부 이반에게 화를 내겠지. 여전히 논쟁을 벌이고, 여전히 내 생각을 부적절하게 표현할 거야. 나의 지성소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는, 심지어 아내와의 사이에도 여전히 벽이존재할 거야. 난 여전히 나의 두려움 때문에 아내를 비난하고 그것을 후회하겠지. 나의 이성으로는 내가 왜 기도를 하는지 깨닫지 못할 테고, 그러면서도 난 여전히 기도를 할 거야. 하지만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그 모든 일에 상관없이, 이제 나의 삶은, 나의 모든 삶은, 삶의 매 순간은 이전처럼 무의미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선의 명백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나에게는 그것을 삶의 매 순간 속에 불어넣을 힘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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