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의 꽃’이라는 제목을 하고 있는 이 책은 형태는 책이지만 언제든 보고 싶을 때 펼칠 수 있는 꽃다발같다. 화가들이 꽃을 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꽃밭 앞에서 사진을 찍고 걸음을 멈추는 이유는 무엇일까. 꽃은 피어나고 진다. 살아있음을 확인하게 하고 시들어가며 그 얼굴을 감춘다. 꽃은 순간을 담고 있고 화가는 저마다의 시선으로 그것을 표현한다. 한 가지 꽃에 한 가지 그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열 사람이라면 열 가지, 백 사람이라면 백 가지의 그림이 있게 된다. 이 책은 꽃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시선으로부터 전해져오는 아름다움, 시들지 않는 순간을 보여준다. 꽃이 보고 싶을 때면 이 책을 찾아 무릎에 올려 놓아야겠다. 그렇게 천천히, 내 손 안에 작은 꽃 전시회를 즐겨야겠다. 원한다면 언제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