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포크 아일랜드 - 누구나 마음속에 꿈의 섬 하나쯤은 있다
존 번스 지음, 송예슬 옮김 / 윌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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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속에 꿈의 섬 하나쯤은 있다.

📙“작고 평평한 종이 위에도 모든 가능성은 존재한다. 고향과 전혀 다른 삶이 펼쳐질 머나먼 바닷가의 흔적이 거기 실려 있기 때문이다.” 89p.

📙“섬다움 풀어 말해 ‘평범한 일상에서 물리적 · 정서적으로 분리되고, 바다 한가운데 있을 때 증폭되는 고립감을 온전히 느끼는 것’을 열망하고, 더 나아가 체험하기란 가능하다고 본다.“ 167p.

📙"기다림은 불편한 일이 아니게 된다. 느긋하게 앉아 구름을, 흔들리는 야자수를, 황금빛 모래사장에 찰싹이는 청록색 바닷물을 구경할 기회니까.“ 247p.

📝 전 세계 18개의 환상적인 섬을 소개하는 킨포크 아일랜드. 탈출, 탐험, 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습니다.

책에 담긴 사진을 넘겨 보면서 감탄했어요. 섬의 아름다움, 여행의 셀렘, 저 먼 곳에서 전해져 오는 공기와 냄새들이 아주 천천히 밀려왔거든요. 사진과 글로 구성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영상처럼 기억에 남네요. 몬트리올섬에 있는 생비아토 거리에 가면 100년도 더 된 페어몬트 베이글을 맛볼 수 있다고 해요. ‘참깨가 떨어지는 베이글을 들고 윗입술로 라테 거품을 훑으며 걸어가야 제대로 아침 산책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95p.)라고 합니다. 낭만적인 영화의 한 장면이 상상되지 않나요?

이탈리아 폰차섬은 ‘오디세이아’에서 언급된 아이아이아섬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아이아이아섬은 마녀 ‘키르케’가 살던 섬인데요. 소설 ‘키르케’를 이전에 읽었어서 그런지 섬 자체가 더 신비롭게 다가옵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어떨지 사진만으로도 궁금해지고요. 대한민국 남해 연안의 작은 청산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는데요. 청산도는 완도에서 배를 타고 43분만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다고 해요. 도시에서 지친 마음을 그곳으로 데려가 쉬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에 나온 18개의 섬은 저마다의 매력을 보여줍니다. 문을 열고 달려 나가면 닿을 수 있을 것처럼 느껴져요.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지만 쉽게 만질 수 없는 마음처럼 섬은 가깝고도 멀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지 않을까. 책을 넘길 때마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떠나보았습니다. 당장 떠날 수 없다 해도 괜찮다는 마음도 들었어요. 몬트리올섬, 폰차섬, 청산도, 그 외에 많은 섬들이 거기에 있어줄 테니까요. 지도를 들고 여행을 떠나던 시절, 사람들은 섬을 그저 상상했을 테지만 지금의 우리는 이렇게 섬을 더 가깝게 보면서 그리워합니다.

언젠가는 그곳들로 떠날 수 있을까요?

아주 편안한 차림으로 배낭을 메고, 버스를 올라타고, 비행기를 타고, 배를 타는 상상을 해봅니다. 낯선 얼굴들에게 아주 자그마한 미소를 보내고 처음 보는 풍광에 매료된 우리들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어떤 섬에서 천천히 흐르는 시간, 바다냄새를 품고 부는 바람, 그 분위기에 맞춰서 선곡된 것만 같은 음악, 그곳에서만 살고 있는 식물과 동물들. 어쩌면 이미 떠난 건 아닐까요? 마음은 이미 그곳에 가 있는 것만 같습니다. 일상을 벗어난 특별한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언젠가는 섬으로 떠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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