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에 까탈스러운 편이기는 하지만 이건 심하지 않나 싶다. 영문판을 찾아보니 gargantuan 이었고 거대하다는 뜻의 형용사였다. 무지라 해야 할지 불성실이라 해야 할지..
미국의 민주주의는 혼란한 사회를 만들어 내지 않았습니다. 원래부터 완전히 뒤죽박죽이고 무질서한 사회를 민주주의로 수습할 수는 없습니다. 민주주의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성립합니다. 이것이 토크빌의 주장이자 민주주의 사회의 조건입니다. - P212
최봉영은 존비어체계의 문제점을 깊이 파고들어 공개적으로 지적한다. 그는 이 체계로 말미암아 한국인들이 정치적 민주주의를달성했으면서도 불행히도 여전히 "유사신분관계 속에서 살아간다고말한다. 그래서 그는 한국 사회의 차별과 억압이라는 책을 집필한것이다. "앞으로 한국인이 이러한 비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누군가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한다. 그런데 그 일이 하필 내 몫으로되어버린 현실이 자못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어느 누구도나서지 않으니 피할 수 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하늘에 맹세코 정성을다하고, 또 정성을 다할 뿐이다." 책 머리말을 마무리하는 최봉영의 이말은 정말 비장하게 들린다. 뿌리 깊은 언어적 관행으로 인해 우리는얼마나 더 불행한 것일까? 언어는 존재의 집이지만(하이데거) 문을열고 간단히 외출할 수 있는 집이 아니며,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의언어적 운명을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획득하기가 정말 힘들다. - P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