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애.CNN.서울
손지애 지음 / 김영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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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은 길을 나서려면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TV 어느 프로그램에서 본 적 있는 손지애 님.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그녀의 화려한 경력에 ‘그런 여자’ 인 줄 알았다.
그런 여자라 함은, 한가지 면에만 독보적인 성공을 이룩한 여자라 나 스스로 정의 한다. 머지 않은 내 미래 모습이 걱정되어, 요즘 유독 여성으로 균형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에게 관심이 갔다.
그 분 중 한 분이 바로 이 손지애 님이다. 화려한 경력에 가린 그녀의 저글링 실력에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최연소, 여성최초의 타이틀에 가려져 스물 여섯 살에 결혼하여 현재 세 아이의 엄마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으니 말이다.

25년간의 외신 기자, G20 서울 정상회의 대변인, 그리고 여성최초, 최연소 CEO, 짧은 시간 동안 이룩해낸 성과치고 엄청난 성과를 낸 그녀, 그리고 커리어 간의 극적인 입장 바꾸기는 의아할 정도로 엄청난 결단이었던 것 같다.

‘입장 바꾸기’라는 표현이 엄청 흥미롭지만, 그것보다도 나라면 그런 엄두 조차 내지 못했을 텐데 엄청난 존경심이 들었다. 물론 그녀도 뉴욕타임스와 CNN을 거치며 한국의 나쁜 소식을 세계에 전하는 역할을 속죄한다는 마음으로 수락한 대변인 자리이지만 막상 맡고 보니 그녀가 과연 잘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고 고백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훌륭하게 입장 바꾸기를 소화해 낸 것 같았다.

그녀에게 감동 아닌 감동을 한 부분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초등학교를 미국에서 다니다 귀국하여 중학교 시절 내내 다른 아이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고 한다. 한글로 된 책을 탐독하며 한국말을 익히고 한참 뒤떨어진 수학은 집에서 따로 공부 하며 쫓아가는 등 다른 아이들 보다 힘들게 모든 과목을 이해하고 넘어가야만 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을 외국에서 살다 와서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아이들이 그렇게 부러웠었는데, 손지애 님을 보니, 그 이면에 가려진 부분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삶, 인생에 대한 자세가 엄청 마음에 와 닿았다. 그녀는 배움의 기간이 그녀의 인생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요즘 격하게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살다 보면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문제에 부딪히고 난관을 마주하는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녀에 따르면 이때 필요 한 것이 바로 배우려는 마음 자세라고 한다. 우리는 살면서 역할에 따라 장소에 따라 여러 번 변신하고 그때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 그녀의 삶 자체가 이렇게 않았나 싶다. 끊임없이 배우지 않으면 변신할 수 없고 변신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녀는 평생에 걸쳐 배우고 있었고 그리고 앞으로도 배워 나갈 것 같다. 물론 배움에는 힘든 과정이 수반된다. 그러나 힘든 과정을 겪는 만큼 의미가 있는 결과가 기다릴 것이라고 굳게 믿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녀의 앞으로의 목표는 이러한 배움의 자세로 그녀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스스로가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지난 경력과 경험으로 세계와 좀 더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한국을 좀 더 세련되게 해외에 알리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세계로 나아가려는 젊은 세대의 도움과 참여를 요구 하였다. 나도 그런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자격에 대해 언급한 그녀, 의아했지만, 공감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스스로 무자격 했다고 말하는 그녀, 맡을 자격도 없는 일을 덥석 맡고 정신 없이 실력을 쌓은 것은 사실 그녀의 모든 커리어 과정에서 끊임없이 일어난 일이라 솔직히 고백하고 있다. 20년의 글로벌 언론 경력과 2년 반의 정부 경력이 직원 200명의 언론사를 경영하는 자격을 저절로 부여하지는 않았다. 여기서 그녀가 강조한 점은 그녀가 최연소, 최초 여성사장으로서 비교적 무리 없이 회사 경영을 한 것은 자격 때문이 아니라 그런 그녀의 무자격을 극복하고자 한 노력 덕분이라는 사실이다.

인생이란 이런 무자격, 무경력, 무경험에서 생겨나는 수많은 일의 연속이다. 누구에게나 출발은 있으며, 출발점에서 조차 자격 조건은 없다. 자격이 그리고 경험이 없다고 주저 않는다면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모험을 해보지 못할 것이라 그녀는 조언한다. 미래를 생각하면 엄습해오는 불안감에 비어 있는 컴퓨터 페이지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라는 걸 그녀도 잘 안다. 그러나 그 페이지는 비어 있는 게 아니라 아직 쓰지 않았을 뿐이다라는 그녀의 격려와 응원에 엄청난 힘이 생겼다.

그녀의 성공 뒤에는 분명 숨은 노력이 존재 하였다. 그리고 그녀의 숨은 노력을 그녀가 한 자 한 자 써내려 간 이 책을 통해 음미해 보았다. 도전의 과정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반복 될 수 많은 없겠지만 앞서 길을 걸어온 선배로서, 그녀가 찾은 답을 통해 나 스스로의 답 또한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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