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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ing 101; 정답은 없겠지만
민광찬 지음 / 도서출판청람 / 2021년 10월
평점 :
정답은 없겠지만
민광찬
도서출판 청람
속시원히 "이렇게 Trading하시면 돈 법니다."라고 주장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결국 본인에게 맞는 "Trading"의 정답은 스스로 찾아내야 하는 것"이기에 후배 Trader과 Trading으로 인생의 계기를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 그 각자의 정답을 찾아내는 여정에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머리글 중에서
작가의 집필 의도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애당초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비법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에 준비없이 투자에 내몰리는 주린이들에 대한 필자의 걱정과 배려가 책을 펼치자마자 전해진다.
작가는 30년을 프랍 트레이더라는 타이틀로 필드에서 뛴 노련한 트레이더이다.
이 책은 그런 작가가 주린이를 비롯하여 동학개미들에게 '정답은 없겠지만'이라고 운을 떼며 투자에 대한 노하우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정답이 없기에 오답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작가의 바람대로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길을 스스로 찾아내면 된다.
거래비용이 없다고 가정하면 제로섬 게임이 되는 선물시장은 물론이고 제로섬 게임이 아닌 여타 시장에서도 시장 참가들은 내 포지션의 방향에 따라 때로는 아군으로 때로는 적군으로 변모하여 활동하게 되니 시장은 피아가 구별되지 않는 전쟁터와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p 43
인생은 제로섬 게임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무언가를 주면 무언가를 받게 되고, 무언가를 받는 순간 다른 하나가 새어나가고 만다.
잘 산다는 것은 실존적 협상을 잘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투자의 원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투자가 제로섬 게임인 것을 아는 순간,
일확천금을 노리는 탐욕이 조금 가벼워진다.
탐욕이 덜어지면 뇌동매매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것은 짜릿한 수익으로 되돌아온다.
이것이 투자의 선한 순환고리이다.
시장 참가자들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는 필요하다. 특히 외국인, 기관, 개인으로 대변되는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어느 시장에서나 가치있는 정보의 하나로 인식되어 활용되고 있다. -p 43
나는 2004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입사 후, 첫 월급을 받자 나는 주식을 샀다.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국채, 회사채), 펀드도 샀다. 물론 월급이 쥐꼬리 만해서 소액씩 분산투자했다. 여기저기 계좌를 트고 조금씩 돈을 넣을 때마다 직업이 있음에, 직장이 있음에 감사했다. 매달 통장에 찍히는 월급이 나의 생명수였고, 그 생명수로 가계경제를 살렸다.
옆 집 순희는 샤넬백을 살때 나는 삼성전자를 샀고 돈 모으는 재미, 돈 공부에 날이 새는줄 몰랐다.
짠순이 카페에 가입해서 어떻게 하면 종자돈을 더 모을 수 있을지 고민했고, 쓰레기봉투값을 아끼려고 쓰레기는 회사에 가져가 버렸고, 뚜벅이로 오랫동안 생활했다.
계좌 잔고는 점점 불어났고 그럴수록 투자금도 커져갔다. 그때를 회상하면, 나는 투자가 아닌 투기를 했던 것 같다. 저축성보험, 연금상품 등 온갖 시중에 있는 금융상품에 기웃대고, 주식도 사고팔기를 수없이 했던 것 같다.
일명 묻지마 투자였다.
순전히 감으로 사고, 감으로 팔았다.
남들이 사니까 사고, 남들이 파니까 팔았다.
이슈를 믿었고 테마에 열광했다.
지금은 초기의 투자방법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경험으로 묻지마 투자는 절대 성공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현재 주거래 증권사는 삼성증권인데, 종목순위를 누르면 상승률, 거래대금, 외국인, 기관이 나란히 보인다. 투자자 동향에 종합, 투자자상세, 매매상위, 당일추정 항목이 있는데, 이 중 외국인 매매상위만 검색한다.
얼마전 기관이 며칠째 하이트진로를 매수하길래 소액 투자한 적이 있었다. 수익률은 평타였다. 그러다 외국인이 며칠째 매수하는 종목을 골라 뛰어들었더니 빨간불로 훈훈하게 매도할 수 있었다.
외국인의 매매동향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투자법으로 확립하는 것을 추천한다.
Trading과 관련된 정보 유통 환경은 점차로 방대해지고 투명해지고 있는 듯하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출처에 상관없이 Trading에 필요한 정보의 활용은 온전히 Trader의 판단에 따른 몫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므로 정보의 취사 선택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할 수 있다. -p 57
금융 문맹이라는 말이 등장할 만큼 기본적 소양을 갖추지 않고 직접 퉂를 시작하는 Trader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적어도 무지함이 투자의 실패 원인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p 82
가짜 뉴스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가짜뉴스는 예전부터 존재해 왔다.
백제 무왕이 지은 서동요는 선화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거짓 정보를 노래로 만든 가짜뉴스였고, 관동 대지진때 악의적인 가짜뉴스로 무수히 많은 조선인이 잔인하게 학살되었다. 마리앙투아네트도 가짜뉴스로 인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던 시절임에도 우리가 알고 있는 사례가 이정도인데, 지금은 그야말로 가짜가 주도하고 있는 세상이라고 말해도 지나침이 없다. 우리아이들조차 핸드폰을 손에 쥐면 먼치킨이다.
현대 사회에서 가짜는 어쩌면 필연적이다.
메타버스 공간은 점차 늘어나고 인터넷에서 소외되면 현실세계에서는 아웃사이더이다.
이럴수록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능력을 스스로 키워야 한다.
요즘은 대면사기보다 보이스피싱처럼 비대면 사기 발생 비율이 더 높고 피해금도 크다.
우리는 보이스피싱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모두 알고 있지만 주식에서의 가짜 정보에 대해서는 둔감하다.
가짜 뉴스에 낚여 투자했다가 상장폐지되고 깡통계좌가 되더라도 모두 본인 탓이다.
작가의 충고가 가슴을 파고든다.
투자는 항상 본인의 판단하에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 그 판단을 잘 하기 위해 우리는 공부해야 한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 착오를 줄이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밀짚 모자는 겨울에 사라.
대중을 피하라.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
닭의 수를 세지 말라.
자신에게 최대한 많이 투자하라.
시세는 시세에게 물어라.
환호를 경계하고 공포에 용기내라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가격과 가치는 절대 동등하지 않다.
사고 팔고 쉬어라. 쉬는 것도 투자이다.
대중을 따라 하는 것은 평균으로 후퇴하겠다는 뜻이다.
위험은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데서 온다.
보유 중인 포지션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
시장의 타이밍을 맞히려는 것은 스스로를 불안과 초조의 늪으로 빠뜨리는 것이다.
-p 169
작가가 소개한 투자격언 중에는 평소 들어본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특히 내가 소중히 여기는 투자격언은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와 '주식은 내가 사면 내리고, 내가 팔면 오른다.','주식은 내가 사려고 하면 오르고 팔려고 하면 내린다' 도 있다.
자산을 주식, 채권, 현금, 부동산 등에 나누어 투자했으니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모든 자산의 가치가 원화였기 때문에 한 바구니에 담은 것이라는 알게 된 후, 현금 보유 비중에서 조금씩 달러와 위안화를 산다. 미국주식에도 소주점투자했다. 그렇게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않았다.
'내가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른다'는 것은 주식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사면 내렸을 때는 손실회피편향으로 그나마 버틸 만했다. 존버하면 되니까..
그러나 팔았는데 올랐을때는 극도의 절망감에 빠졌다. 나는 바보라며 자신을 다그치고 선택을 후회했다. 그러나 내가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른다는 말에서 위로를 받았다. 나만 그런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덜 화가 났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고, 자책한들 계좌에서 사라졌으므로 마음도 비워야 한다.
주식은 심리가 절반이다.
멘탈을 잡을 수 있는 투자격언을 찾아 만트라처럼 외우다 보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천재인 아인슈타인이 노벨물리학상 상금을 날리고, 뉴턴이 돈을 잃은 곳은 주식시장이다.
그만큼 주식에 있어 시장을 예측한다는 것은 신의 영역이다.
온갖 기묘한 방법들이 난무하고 이렇게 하면 부자된다고 너도나도 떠드는 세상속에서
진실을 찾고 실제 부의 추월차선으로 옮겨 타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다. 이것이 주식세계의 현주소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금융자본주의라는 경제 패러다임에서 오늘을 살고,노동소득은 절대로 자본소득을 따라 잡을 수 없기에 한 푼 벌어(빚까지 더해) 두 푼 주식에 투자한다.
우리는 기관투자자에게 밀리고, 외국인 투자자에게 치이는 개인 투자자이다.
낮은 정보력과 투자자금 부족으로 주식시장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정도로 작고 연약한 존재이다. 비록 2020년 증시를 반등시킨 것은 개인투자자 일명 개미들이었지만, 동학개미운동은 정말 성공했을까?
2020년 6월부터 8월까지 수익률 개인투자자 16.1% 기관투자자 35.3% 외국인투자자 35.7% 라고 한다(네이버 뉴스 참조).
주식차트를 공부하고 매일 뉴스를 확인하고 기업 정보를 분석해도 우리는 왜 수익률에서 꼴찌일까?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경제학자 유진 파마는 '시장의 모든 정보는 즉각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효율적 시장'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내가 아는 정보는 남도 알고 있고, 주식시장도 알고 있다. 뉴스와 차트를 아무리 봐도 수익을 내기 힘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효율적 시장 가설'을 실험해 보기로 했다.
펀드매니저, 일반투자자, 가상 원숭이 그룹 등
세 그룹으로 나눠 10개월간 투자 수익률 시합을 벌인 것이다. 펀드 매니저나 일반 투자자는 신중히 포트폴리오 종목을 선택하고 가상 원숭이 그룹은 눈을 가리고 다트 창을 던져 맞은 종목에 무작위로 투자했다.
결과는 가상 원숭이 그룹의 승리였다.
각각 펀드매니저 -13.4%, 일반투자자 28.6%, 가상 원숭이 그룹 -2.7%의 수익률 기록했다. 이후 고양이, 앵무새, 침팬지로 바꿔 실험 해 봐도 결과는 대부분 동물들의 승리였다. 그래서 월스트리트 투자의 거장인 리처드 번스타인이 '밤에 종목 생각에 잠을 설치면 안된다'고 말했나 보다.
원숭이도 투자를 해서 1위를 할 수 있을만큼 시장은 예측하기 어렵다.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답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정답을 찾았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본인에게 귀속됨을 명심할 것.
높은 기대 수익률에는 높은 위험이 따른다는 것.
위험을 확실히 인지하기 전에는 빚내서 투자하지 말 것
-p 182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디서플린의 중요성을 반복했는데, 디서플린이 소홀해지면 쌓아온 모든 성과가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며 한번 무너지면 다시 추스리기까지는 몇 배나 고통스러운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p 183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빨리 수익을 내고 싶은 마음이 들수록 우리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이 책은 주린이에게는 지침서가 될 것이고, 나처럼 투자경력이 10년이상인 사람에게는 잘 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 같은 책이다.
책을 읽을수록 시장에 대한 두려움과 겸손함이 깊어졌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저자가 말한대로 투자하고 있음에 안도했다.
투자에 정답은 없겠지만 내가 믿고 가는 그 길이 정답이다. 믿고 가는 그 길에 지도가 필요하다면 단언컨대 이 책이 지도이다.
*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