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세대나 X세대는 길이 없는 곳을 개척하며 일단 해보는 게 당연했다.
개척정신, 도전정신을 미덕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다면, MZ 세대는 잘 닦인 길을 이용해서 효율성을 높이며 사는 세대다. 기존에 있는 길이라면 어디에 뭐가 있는지, 어떻게 하면 그 길로 갈 수 있는지 정보를 더 많이 알기를 원한다.
- 제 업무는 누구한테 물어보죠? 76.
나는 입사 18년 차 직장맘이다.
막내로 시작했는데 어느덧 꼰대의 자리까지 올랐다.
본의 아니게 승진한 것이다.
'늙꼰은 아냐. 아직은 젊꼰이지.'라고 말한다면 남들이 웃으려나...?
늙꼰이나 젊꼰이나 꼰대인 건 마찬가지이다.
꼰대는 나이와 상관이 없다.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꼰대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꼰대가 아니다. (작은 목소리로) 아... 아.. 아닐 것이다.
재직기간 동안 부서를 여러 번 옮겼다.
지금 있는 부서에서 가장 오랫동안 근무하고 있는데, 벌써 7년째이다.
인사이동이 잦은 이곳에서 장수한 탓에 후배들은 나를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부른다.
후배들은 MZ 세대이다.
작가는 MZ 세대의 특징을 '효율성'이라고 평가했는데,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이들을 보면 정말 그렇다. 후배들은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것을 참지 못한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지 못한다는 것은 '경청' 능력이, 자기 말만 옳다고 하는 것은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소통' 능력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커뮤니케이션 교육으로 꼰대 탈출이 가능한 걸까.
귀 기울여 잘 듣는 방법, 공감하는 방법을 지도하면 탈꼰대가 가능한 것일까.
- 소통은 감정 조절이 먼저다. 122.
힘들다고 투정하는 후배에게 "다 힘들어. 돈 벌기가 어디 쉬운 줄 알아"
고충을 토로하는 후배에게 "지금은 아이 키우기 얼마나 좋아?"
공감을 바라는 후배에게 "그래 힘들지? 나도 힘들었어. 내가 너무 잘 알지.."
꼰대의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만행들이다.
작년에 후배에게 "선배, 만능감러에요?"라는 말을 들었다.
도통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후배와 헤어진 후, 휴대폰을 꺼내 찾아보았다.
만능감은 자기 우월감의 표현이고, 만능감러는 그러한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을 지칭한다고 되어 있다.
킹 받네~ 뼈 맞았다!!
후배의 부동산 투자가 걱정돼서 한 소리 했는데 졸지에 오지라퍼가 아닌 꼰대급 만능감러가 되었다.
우리는 소통을 위해 경청하고 공감한다고 하지만, 결국 '내 말'만 하고 있다.
서로 불통하고 있는 것이다.
기승전'나'는 결국 꼰대의 다른 말이다.
나는 자꾸만 후배들이 그은 선을 넘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