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이 머무는 곳
히가시 나오코 지음, 이연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당신은 어떤 사물을 영혼의 그릇으로 삼으시겠습니까?"

죽음을 맞이한 당신에게 ‘영혼관리국’ 직원이 묻는다. 이승에 미련은 없나요? 원한다면 이승의 물건에 깃들어 머무를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엄마는 아들의 송진 주머니가, 딸은 엄마의 보청기가, 남편은 아내의 일기장이 된다. 떠난 사람과 떠나보낸 사람들, 그리고 추억과 진심이 교차하며 각자의 인생을 비춘다. 다정하고 맑은, 마음을 감싸는 11개의 단편.

-도서뒷면 줄거리 발췌-

별안간 나도 나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있다. 죽으면 나는 어떻게 되는것 일까, 존재의 여부조차 불확실한 사후세계로 가는 것 일까 아니면 혼령이 되어 세상을 떠 도는 것 일까, 같은 질문에 가까운 생각들을 한적이 적게나마있다.

나중에 다시 말하겠지만, 간단하게 미리 소개하자면, 혼이 머무는 곳이란 소설은 죽어서도 이승에 대한 미련을 떨쳐내지 못한 영혼이 자신이 원하는 물건 하나를 영혼의 그릇으로 삼은 뒤 그 물건에 깃드는 내용인데, 총 번외편을 포함해 총 11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이야기 하나의 분량이 대략 10~20페이지 정도로 다소 짧은 편이다. 이야기 마다 분량이 10~20페이지 내외 정도로 확실히 짧은 편에 속한다. 이에 대해 다소 아쉬웠다는 사람도 있었으나, 나는 만족이었다. 읽을때 작가가 내용을 끌지 않아 지루한 생각이 전혀들지 않았고, 이야기 하나하나의 분량이 적기 때문에 이야기 한편을 읽다가 끊지않고, 한편을 다 읽고 끊기가 용이하기 때문이었다.

죽어서도 소중한 사람 곁에 머물 수만 있다면 그 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이 소설에는 각각 11가지의 다른 이야기들로 구성있는데, 그중 한 아이의 엄마는 로진백에 든 송진가루를, 한 남자의 아내는 남편이 아끼는 트리케라톱스 머그컵을, 한 아이는공원에서 가장 높은 파란색 정글짐을, 한 노인은 자신을 상냥하게 대해주던 도서관 사서의 이름표를, 한 여자는 자신이 홀로 짝사랑하던 선생님의 부채를, 또 한 여자는 늙은 어머니의 보청기를, 한 여자의 남편은 아내의 일기를, 한 가족의 가장이었던 남자는 자신이 예전에 사두었던 안마기를, 한 소녀는 좋아하던 선배의 여자친구이자 동경하는 선배의 립크림을 영혼의 그릇으로 삼은 뒤 그 물건이 되어 자신이 만나고파 했던 사람을 만난다.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또한 그래서 인지 몇몇 이야기는 슬프게 느껴졌다. 트리케라톱스 머그컵이 된 아내는 자신이 죽은 뒤, 생긴 애인으로 인해, 정글짐이 된 아이는 아무리 기다려도 찾아와 주지 않는 엄마로 인해 힘들어 해야 했으며, 한 할머니는 손주에게 사준 카메라를 영혼의 그릇으로 삼았으나... 손주는 이미 그 카메라를 중고로 팔아 넘겼고, 결국 할머니는 손주를 볼수 없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중간중간 마치 시 같은 독백이나 대사 들이 나오는데, 이는 아마도 시인겸 작가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비록 다소 짧은 이야기였지만, 상당히 몰두해서 재밌게 읽었다. 끝까지 읽고나니소중한 물건이 뭐가 있지? 하며 곰곰히 생각에 잠기는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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