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
-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김병준 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
|
|
|
강을 뒤집지 않아도 토목공사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산업이 부수어놓은 환경을 다시 환경친화적으로 바꿔놓아야 하는 일이 엄청나게 많아요. ... 토목공사할 일이 무진장 많다니까요. 그래서 저는 4대강 사업 바꿔서 복지에 쓰자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정 토목공사하고 싶으면 해도 좋습니다. 종류를 바꿔서 하면 얼마든지 좋은 일이 많습니다. 작은 도서관, 작은 박물관, 작은 미술관, 작은 유치원 지으면 좋을 텐데 왜 꼭 강바닥을 뒤집어야 합니까?
|
|
|
(이 책, 315쪽, 김용익, <좌파와 우파를 넘는 새로운 길>에서)
|
|
"어라, 대부분 내가 읽으려고 점찍어둔 책이잖아?" 그런 책으로 노무현을 설명해보고자 한 책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공부하듯 읽고, 크게 공감하고, 자주 인용한 책이라면 노무현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마이뉴스가 그런 책 열권을 골라, 불특정 다수 독자와 함께 읽고,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일한 사람들(주로 학자들)을 초빙하여 강독회를 열었던 2009년 하반기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독서만으로 노무현을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구입한 책들. 이 책들의 특징은 무겁고(저 두께!) 어렵다는 겁니다.
문제는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로 인해 책은 더욱 늘어났다는 거죠. ^^
더 큰 문제는 고생스럽더라도(?) 그 책들을 꼭 읽고 싶다는 겁니다. 쿨럭.
1. 폴 크루그먼의 평등 개념도 대한민국에 오면 빨갱이 소리 들을 가능성이.
|
|
|
|
{김창호 참여정부 국정홍보처장} [크루그먼은] 평등이 성장의 기본 조건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평등을 말하면 빨갱이가 되고 평등주의에 사로잡혀 발전을 포기한다고 치부합니다. 아마 크루그먼이 한국에서 이 책[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을 썼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모 보수언론의 사상검증에 엮이지 않았을까요? |
|
|
(82쪽, <보수의 시대와 진보의 고민>에서)
|
|
세계적 석학이라 불러 마땅한 사람들의 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답을 말하고 있다는 거, 그 정답을 아주 간단명료하게 제시한다는 거, 역사적 증거와 명쾌한 논리가 뒷받침한다는 거, 이 세가지가 아닐까 하는데요. 폴 크루그먼도 예외가 아닙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분이 대한민국에 들어오는 순간, 그게 한국과 관련된 이야기가 되는 순간, 빨갱이로 몰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죠. 맞습니다. 김창호의 지적처럼 수구언론의 사상검증에 말릴 공산이 큽니다.
2. 지금 대한민국은 로버트 라이시가 말한 슈퍼자본주의로 진화중
|
|
|
|
{이동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정리하자면 DJ 정부나 참여정부는 [로버트] 라이시가 그렇게 갈구하고 회복하기를 원하는 민주적 자본주의에 굉장히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슈퍼자본주의로 점점 더 가고 싶어 하고요.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민주주의를 압도해서 무제한적으로 펼쳐지길 바라는 거죠. ... 이명박 정부 들어서 민주주의 위기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
|
|
(130쪽, <이명박 정부, 슈퍼자본주의와 닮은꼴>에서)
|
|
이동걸에 따르면(127쪽), 로버트 라이시의 슈퍼자본주의 개념은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압도(탄압 또는 억압)하는 개념입니다. 그 반대 개념이 민주적 자본주의이고요.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는 체제죠. 정치권력이 시장권력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노무현은 라이시의 개념으로 민주적 자본주의를 위해 노력한 대통령이고 이명박은 시장권력 즉 자본주의의 힘을 무한정 키우면 된다는 쪽입니다. 2년여 밖에(?) 안 남은 세월이지만 이렇게 나간다면 로버트 라이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다고 진단할 것 같습니다.
3. 수구언론, 노무현이 하면 불륜, 이명박이 하면 로맨스!
|
|
|
|
{김성환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 [유러피언 드림에] 새로운 정치 파트너로서 시민사회가 해야 할 역할이 나옵니다. 그전까지 이른바 18세기식, ... 주로 시장과 정부의 관계만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3의 실체로서 시민사회를 인정하게 됐고, 노 대통령은 국정과제위원회를 통해 이 문제에 접근했습니다. 그 무렵에 조중동으로부터 '위원회공화국'이라며 집중포화를 받았는데, ... |
|
|
(280쪽, <유러피언 드림에서 코리안 드림의 길을 묻다>에서)
|
|
조중동 프레임인 것이죠. 참여정부가 위원회를 만들면 위원회공화국인 것이고 이명박이 위원회를 만들면 소통을 위한 겁니다. 그런 식인 겁니다. 조중동 눈엔 참여정부의 복지예산은 선심성 예산이고 이명박의 복지예산은 없는 사람에 대한 배려입니다. 참 웃기지도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말도 안되는 조중동 프레임으로 대한민국의 사회-정치-경제를 바라보는 사람과 계층이 적지 않다는 것이죠. 조중동 같은 것들이 언론 행세를 하며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한 노무현은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조중동은 대한민국 진보의 걸림돌입니다.
4. 마음을 움직이는 변혁적 리더십과 여우같은 거래적 리더십(제임스 맥그리거 번스)
|
|
|
|
{조기숙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제임스 맥그리거 번스는] 리더십 이론을 크게 두가지로 나눕니다. 하나는 변혁적 리더십인데 아주 뛰어난 비전, 특히 도덕성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도덕성으로 추종자의 마음을 움직여서 세상을 변혁하고 역사를 바꾸는 리더가 '변혁적 리더'라면 이에 대비되는 대부분의 리더는 '거래적 리더'입니다.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서 쓰면서 거래를 통해 변혁이 아닌 변화를 가져오는 거죠. |
|
|
(345쪽, <"변혁적 리더" 루스벨트와 노무현>에서)
|
|
노무현 대통령은, 제임스 번스의 분류에 따르자면, 변혁적 리더십의 소유자입니다. 그리고 조기숙이 지적한대로 "눈곱만큼도 거래적 리더십은 없었던" 대통령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것이 노무현의 한계로 지적될 수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가장 노무현스럽기도 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거래적 리더십을 발휘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을 걸로 보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겠지요. 조기숙이 후에 언급하는(360쪽) 사자와 여우 그리고 곰에 관한 비유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조기숙은 노무현을 우회하지 않는 곰에 비유합니다. 동의합니다.
5.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노무현 대통령이 높이 평가하던 10권의 책을 매개로 노무현을 말하는 책.
-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일하던 지식인 10명을 통해 노무현을 좀더 잘 알 수 있는 책.
- 한권 한권의 책이 던져주는 학습-독서 의욕이 그야말로 방대하고 광범위한 책.
- 10권 가운데 이미 읽은 책은 또 읽고 싶게 하고 못 읽은 책은 꼭 읽고 싶게 하는 책.
- 노무현 대통령의 처지(?)와 심경을 조금이나마 더 알 수 있게 해주는 책.
- 세계적 석학들이 바라보는 미래와 대한민국의 진보에 관한 고민을 오버랩한 책.
- 이명박 가카의 대한민국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분이라면 필독서로 권하고픈 책.
p.s. 1
2010년 7월 17일(토)부터 7월 22일(목)까지 꼬박 6일간 읽었습니다. 독서 진도는 잘 안 나가졌으며 지하철에서 읽기엔 좀 무거운 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집에서 몇차례 읽었으나 졸음부터 물리치고 읽어야만 하는 책입니다.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6권의 책에 관한 부분만 읽었습니다. 나머지 네 파트는 나중에 관심이 동하거나 필요가 느껴지면 읽을 예정입니다.
p.s. 2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 10권만으로도 충분히 공부와 독서 꺼리가 됩니다만,
이 책에서 인용되고 언급되는 책 또한 적지 않습니다. 나름 즐거운 가지뻗기입니다.
김성환이 소개한, 로널드 잉글하트의 <조용한 혁명> (274쪽에서)
김용익이 소개한, 미야모토 타로의 <복지국가 전략> (324쪽에서)
그리고 유시민의 <대한민국 개조론> (325쪽에서) * 이 책은 이미 읽었군요. 얼마전에. ^^
조기숙이 소개한, 자신의 <마법에 걸린 나라> (347쪽에서)
그리고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375쪽에서) * 이미 읽었군요. ^^
같은 책들입니다. 10권의 책과 함께 읽어보고 싶은 책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