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8월
평점 :
#도서제공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l 이지수 옮김
서교책방
내 멋대로, 나답게 살아가는 힙한 할머니 오시 하나.
일흔여덟의 나이에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동시에 그가 숨겨온 진실들을 마주하게 된 주인공 '하나'. 남들이 부러워하던 잉꼬부부의 실체, 남편의 유언장을 통해 드러난 미처 몰랐던 이야기들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 하나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시니어 잡지 <멋쟁이 발견> 코너에 사진이 실릴 만큼 세련된 패션 감각과 자기 관리로 똘똘 뭉친, 그야말로 ‘힙한 할머니’의 표본이었으니까. 자기주장이 강하고 깐깐할 거라 생각했는데, 남편의 배신에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은 놀라움을 넘어 감동이었다. 심지어 마음에 들지 않던 며느리의 화가 생활을 오히려 응원해주는 모습에서는 쿨함까지 느껴졌다.
감성적인 남편의 애정 표현에 무심한 태도를 보이거나, 때로는 귀찮아하는 모습을 보며 ‘하나의 MBTI는 분명히 T일꺼야’ 하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깨달았다. 하나의 모습은 그저 자신의 감정 앞에서 솔직하고,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의 모습이라는 것을.
하나의 여정은 곧 우리의 이야기다. 책 속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생각해보면 나는 내내 속아왔기 때문에 행복했던 건지도 모른다." 믿어왔던 진실이 사실은 거짓일 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하나는 남편이 죽고 난 뒤에야 그 진실을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진실이 아닌 허상 속에서라도 행복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는 것을.
266P
생각해보면 나느 내내 속아왔기 때문에 행복했던 건지도 모른다. 사십이 년 동안 무엇 하나 괴로운 생각도 하지 않았고, 자신을 스스로 죽이는 일도 없이 살아왔다. 그 일이 들통난 지금, 다행히 남편은 죽고 없다.
311P
하얀 상자에 들어가는 결말이 다가오고 있는 나이는 행복하다. 무슨 일에든 동요하지 않게 된다.
320P
나이를 먹고 알았다. 사람에게는 '지금'이 아니면 못 하는 일이 있다. 나이와 함께 그 일은 줄어든다. 해가 갈수록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338P
부모 자식이라도, 가족이라도 타인이다. 사람은 각자의 심장을 가지고 있으니 모두 타인이다. 이건 냉혹한 게 아니다. 이 출발선에서 따뜻한 관계를 만드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겠지.
이 책은 단순히 나이 듦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하나가 마주한 삶의 파편들은 '관계'와 '진정한 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부모 자식이라도, 가족이라도 타인이다. 사람은 각자의 심장을 가지고 있으니 모두 타인이다."라는 구절은 가장 가까운 존재 역시 온전한 타인임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진정한 관계가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제 막 쉼 없이 달려온 삶을 돌아보고 싶은 이들에게,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내 멋대로, 나답게' 살고 싶은 용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하나가 던지는 삶의 지혜는 당신의 남은 인생을 더없이 근사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단단한맘의 서평단>을 통해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오시하나내멋대로산다 #우치다테마키코 #서교책방 #에세이 #힐링도서 #인생책 #책추천 #북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인생2막 #나답게살기 #힙한할머니 #자기계발서 #단단한맘서평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