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요란한 행복 - 슬프고도 반짝이는 나의 죽음이 알려준
우은빈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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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며, 몇 번이나 멈췄다.

말이 사라진 삶,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순간.

하루 아침에 불의의 사고가 나에게 닥친다면,,

그 절망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나는 조용히 숨을 고르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이 건네는 감정은 슬픔이 아니다.

그 절망의 한가운데서도 다시 살아보기로 한 사람의 결심이,

오히려 기적처럼 단단하고 찬란했다.


『가장 요란한 행복』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언어를 잃고, 움직임을 잃고, 일상을 잃었던

우은빈 작가의 생존 기록이자

삶의 두 번째 막을 향한 여정의 시작이다.


그녀는 스타 강사였다.

승무원 출신, 은행원, 작가, 유튜버, 강연자.

'잘 살아낸' 이력이 가득한 인생이었고,

바로 그 인생이 단 하루 만에 무너졌다.


하지만 이 책은 무너진 기록이 아니다.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조금 느리게,

그러나 누구보다 진심으로 삶을 복원해 나가는

‘사람의 의지’와 ‘사랑의 힘’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회복’이라는 단어를

결코 혼자의 힘으로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언어치료사, 간호사, 오빠, 남편, 부모님

그녀는 자신이 '살아냈다'기보다

‘살아지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종종 인생의 커다란 실패나 사고 앞에서

“나였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을 한다.

나는 이 책을 덮고 난 후

"그녀처럼 용기낼 수 있을까"보다는

"나도 누군가의 회복에 곁이 되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행복에 대한 정의를 조금 바꿔놓았다.

“말이 나오지 않던 입에서 다시 단어를 꺼내는 일.”

“다시 좋아하는 음식을 씹을 수 있게 되는 순간.”

“62번 연습해서 겨우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15분.”


거기에는 화려한 성공도, 찬란한 성취도 없다.

하지만 어떤 자기계발서에서도 배울 수 없던

삶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가장 요란한 행복은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평범한 일상’이

사실은 얼마나 값지고 요란한 축복인지를

가르쳐주는 책이다.


삶이 멈춘 것 같을 때,

도저히 회복될 수 없다고 느낄 때,

이 책은 나직하지만 분명하게 말한다.


“괜찮아요, 우리 같이 다시 시작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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