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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OOD LAB 더 푸드 랩 : 더 나은 요리를 위한 주방 과학의 모든것!
J. 켄지 로페즈 알트 지음, 임현수 옮김, 송윤형(챨리) 감수 / 영진.com(영진닷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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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푸드 랩>

켄지 덕분에 앞으로는 균일한 품질의 감동란 자체 생산이 가능해질 듯!!^^*
번역서가 없었다면 알 수 없었을 듯☺

***

모두 다섯 개의 알을 가지고
실험해 본 결과 7분 30초가 가장 내 입에 맞음.

6분~8분.

다음엔 다른 요리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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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완벽한 시작 - 알, 새로운 생명의 요람 사소한 이야기
팀 버케드 지음, 소슬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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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그램[1], 알egg 껍질에 담아 놓은
깊은 철학적 투영(投影)

서평, <가장 완벽한 시작(알, 새로운 생명의 요람)> 출판사 MID(엠아이디)



좋은 책을 읽고 난 뒤의 두근거림이 참으로 오랜만이다.
새벽 어스름한 빛을 바라보며 책을 거두었던 때가 어느 때였는지.
그러고 보면, 나도 무척 무심한 사람이다.
아니.
실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깊은 소양을 갖춘 좋은 책 한 권으로 두근거림을 얻었으니 나도 꽤 감성적인 사람이다.

쓴 이의 노력을 생각해 보자면 -그런 일이 감히 가당키나 하겠냐마는- 이런 책이 한정된 분량에 실려야 할 이유는 무엇이며, 그걸 또 한정된 시간 안에 읽어야 할 이유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그저, 책을 읽어가며 저자와 이야기를 나누어가며, 그 당시 이야기를 듣는 것이야말로 깊이 사유하는 것이겠거늘…….
모든 것을 ‘한정된 자원 속에서’라는 명제 아래에서 살아야 하는 현 시대의 아쉬움이 크다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글자, 한 획도 소중하게 다루어 좋은 책으로 나오기까지 애쓰신 출판사 여러분께 깊이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모름지기, 책을 한 권 읽음에 있어서 ‘드디어, 완성(完成), 완료(完了)’라는 거만한 표현보다는 언제나 새롭다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금 다지게 되었다.
그 옛날, 장자(莊子)도 석공의 비유를 들어가며 가죽나무가 쓸모가 없어 저리 자란 것이다.라고 가르침을 주면서 새로운 것을 향한 발걸음을 아끼지 않았던 것을 살펴보면, 나 같은 이야말로 책을 읽음에 있어 그러한 가르침을 저바릴 수 있겠는가?


잘 알지 못했던 분야(자연과학)를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어 그대로 풀어낸 거라고만 여겼는데 그렇지 아니하였다. 군데 군데 작가의 숨겨 놓은 의미를 찾아내는 재미가 상당하였다.

그 의미란 말할 필요도 없이 작가의 철학이었다.
생명에 대한 깊은 경외심을 지닌 사람이야말로 이러한 글을 쓸 수 있지나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 책을 따분한 과학책이라고 멈칫거린 사람이라면 잠시 그 마음을 접어 두고 내 이야기에 잠시 귀 기울여 보기를…….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라삭스이다.”

-헤세 <데미안>



1. 줄탁동시(啐啄同時)
알 껍질을 깨뜨리는 일을 이야기 함에 있어 어떻게 이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있을까?
줄(啐)이라 함은 부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알 속의 병아리가 껍질 안에서 쪼는 것을 말하고, 탁(啄)이라 함은 어미 닭이 바깥에서 쪼아 깨뜨리는 것을 이른다.
여기까지는 많이들 알고 있을 터.
비단, 껍질을 깨뜨리는 일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이 그렇다.
진정한 철학적 소양은 이처럼 사유의 범위를 어떤 식으로 넓혀가느냐에 따라 그 류(流)를 달리하는 것이나 아닐지.

다음의 본문 내용을 통해 잠시 살펴 보도록 하자.

“동시에 암컷은 앞으로 털썩 무너지면서 부리로 알을 붙들고, 날개를 떨어뜨려 알이 굴러가지 못하도록 한 번 더 보호한다. 암컷은 알을 잠시 바라보는데, 짐작건대 알의 모양을 뇌에 각인 시키거나 그 모양을 상기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그러고 나서…(중략)”
8장, 위대한 사랑 : 산란, 알품기, 부화 中


‘암컷은 알을 잠시 바라보는데’ è 저자의 깊은 감성이 묻어나는 문장이다. 나는 이 문장을 여러 차례 곱씹어 보며 그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저자의 입장이 되어 바다오리를 바라보고 있기도 하고, 바다오리가 되어 알에서 갓 깨어난 새끼를 바라기도 하고, 또 이제 막 세상을 나와 제 어미를 바라보는 아기 오리가 되어 보기도 하고(책 속에도 저자가 이런 식으로 상상하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바다오리가 아주 좁아터진 벼랑 끝에서 알을 낳을 때, 그 알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생리학적으로 어찌 어찌하는 것은 오랜 진화의 결과물, 이라는 설명 뒤에.
이처럼 <가만히(잠시) 바라보는데 >라는 표현을 써 가며, 느닷없이 시적 화자가 되어서는 나를 이끌어 시(詩) 세계의 어디쯤으로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 어디라 함은,

도화(桃花) 한 가지

박목월
물을 청하니
팔모반상에 받쳐들고 나오네
물그릇에
외면한 낭자의 모습.
반은 어둑한 산봉우리가 잠기고
다만 은은한 도화 한그루
한가지만 울넘으로
영(嶺)으로 뼏쳤네.

저기 저 詩의 한 대목이 떠올라 물그릇에, 외면한 낭자의 모습처럼 바다오리 어미가 알을 깨고 나온 제 새끼를 바라볼 것만 같다.
저자가 감사의 말을 전하며 옮겨 둔 <바다오리> 제목의 ‘하이쿠(はいく, 일본 정형시)’에서 이러한 심성이 그대로 전해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바다오리

온갖 색이 あらゆる色
아래로 굽이치는……
바다오리 알

자연과학을 연구하던 이들은 대부분 철학자이기도 했으니 이 책을 집필한 저자 또한 그러한 감성이 가득 넘쳤을 듯.
그가 그의 친구, 크리스 월뱅크 Chris Wallbank와 이뤄낸 그림을 보라. 이보다 더 큰 울림이 있을 수 있을까?(책에는 소개만 되어 있어, 그의 사이트에서 빌어 왔다)


출처 : http://cwallbank.blogspot.kr/


2. 무릇, 네 새끼가 내 새끼가 아니냐?

책을 거반 다 읽은 어제 저녁에는 간만에 SBS 인기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를 보다 보니 때마침, 물까치가 공동육아를 한다는 재미난 이야깃거리가 소개되었다.
머리에 베레모 같은 녀석을 쓴 녀석들인데 둥지 근처를 지나는 사람들의 뒤통수를 사정없이 쪼아대는 통에 살펴 보니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였다. 같은 베레모를 쓰고 있으니 한 마리가 연신 날아든다고 생각했을 수밖에.
이 책에는 소개된 바 없지만, 물까치는 공동육아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내 새끼가 네 새끼고 네 새끼가 내 새끼인 셈이다.
그러니, 내 새끼, 네 새끼를 해칠 만한 무언가가 나타나며 너, 나 할 것 없이 달려든다.

또 한 가지 이야기.
오래 전,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선배는 베테랑 보험손해사정사였다.
보험 설계보다는 사고의 경중을 따져 손해 사정하는 일을 주된 업으로 하고 지냈는데 하루는 사고 현장에 나가 보니 계란 장수와 실갱이가 붙은 모양이었다.
얘기가 그랬다.
가보니 가벼운 접촉사고여서 얼른 일을 마무리하려고 하였는데 과실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계란 장수가 계란 전체 값을 물어달라고 생떼를 썼던 모양이었다.
어느 정도 충격이 가면 금이 간다는 게 그가 주장하는 요지였다.
한참이나 시간을 끌어도 결판이 나지를 않자, 선배가 썼던 방법(이 방법이 옳다는 건 아니다).

“그래요? 전부다 금이 갔다는 거죠?”하고는 달걀을 한 판 꺼내, 한 알씩 바닥에 버리기 시작했다 한다. 한 판을 다 깨고, 다시 꺼내어 다시 한판을 더 깨고. 그런 식으로 한 열 판은 깼던 모양이다.

사색이 된[2] 계란 장수가 울면서 그만!이라고 말하더란다.

다시 본문의 내용을 잠시 소개하겠다.


1960년대에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자였던 마가렛 빈스는 알이 서로 이야기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여 이 문제를 해결했다.(중략)
새끼의 찰칵거리는 소리는 인접한 알의 부화과정을 늦출 수도 있고 서두를 수도 있었다.
역시 8장, 위대한 사랑 : 산란, 알품기, 부화 중 일부 발췌
(말할 필요도 없지만 1~7, 9장은 직접 읽어보시길)
예산이 중단된 직후 사람들이 기억하는 최악의 폭풍우들이 기후 변화의 일부로서 닥쳐왔고 2014년 봄에는 유럽의 서부 해안지방을 따라 50,000마리 이상의 바닷새가 목숨을 잃었다.
9장, 이야기를 마치며 : 루프턴의 유산


긴 말 필요 없다.
깊은 감성의 공유는 제 福이다.
어느 만큼의 깊은 감성이 있어야 저 경지에 이르러 ‘알egg끼리 서로 대화하는 것을 들을 수 있으며, 어느 정도의 깊은 애정이 있어야 금이 가버린 달걀을 땅에 던질 때 저렇게까지 울음이 터지더란 말이냐. 50,000마리 이상의 바닷새가 목숨을 잃었다는 저 대목을 가만히 묵상해 보라.

내 새끼도 내 새끼 같지 않은 세상.

담담히 자연의 세계를 그대로 들려주는 저자 팀 버케드Tim Birdhead 에 나는 그냥 물들어 버렸다. 책 날개 속에 감춰어 둔 그의 미소를 본다면 그가 그러고도 남음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만큼까지 끌어내 준 저자의 철학에, 매끄러운 번역에, 보이지 않는(그래서 측량하기 어려운) 출판인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다시 한번 전한다.




작은 용기를 내어,
제목에 적어둔 내게 있어 특별한 의미의 5그램이란 무엇인지 남겨 두기로 한다.

<나의 이야기, 당신의 이야기>
5그램입니다


춘의역이었던가?

나를 가만히 올려다 보신 할아버지께서
이제 곧 내릴 테니 잠시 비켜 달라는 눈빛을 보내셨다.
그러고 보니 이분.
아까부터 나랑 무언의 사인을 주고 받고 계셨구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가
문득 내려다 본 노인석의 할아버지께서 세상 그렇게 간절한 기도가 또 있을까 할 정도로 간절히 기도하고 계셨다.
깍짓손을 한 손을 한참만에야 떼신 할아버지.
적어도 80은 넘으셨을 할아버지의 기도드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오늘 하루도 무사히 지켜주셔서 감사 드린다는 기도의 내용이 마음 속 깊이 전해졌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아, 나도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루하루, 일분일초를 귀하게 쓰실 것만 같은 할아버지의 모습이 더욱 정감 깊었다.

내리셔야 하는 역이 얼마남지 않았는지 할아버지께서는 의자에 기대어두었던 지팡이 두 개를 잡으셨다. 이제는 두 다리만으로 서는 것은 어려울 테니 저 지팡이에 체중을 나누실 테다.
겨우 일어나셔서 자리를 잡으시니 이번에는 내 뒤에 계시던 초로의 남자가 혹시라도 넘어지지나 않을까 하여 두터운 손을 할아버지의 등허리께로 가만히 갖다 대셨다.
내내 고마운 마음이 가득한 저녁이었다.

분주한 일상을 반복해서 겪다 보면 나는 아니라고 해도 실은 지독한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때가 많았고 거기에 더해 무감정인 상태가 많았다. 어쩌다 보늠 거울에 푸석해진 내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번은 저녁을 마치고 EBS 다큐멘터리를 보는 중에 '꿀벌이 평생 동안 모으는 꿀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질문을 받은 사람들은 저마다 500g, 300g, 100g 등 자신이 추정하는 바를 이야기했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질문을 건넸던 질문자의 대답이 참으로 뜻밖이었다.
"5그램입니다."

저렇게나 열심히 사는 꿀벌이 평생 모으는 꿀이 고작 5그램이라니.
나는 그렇게 말하며 슬픈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에 그날도 분주했던 내 모습이 오버랩되어 감정이 격해졌다. 거기에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사는 이들에게 평생 남는 거라곤 5그램 만큼의 벌꿀이라면 얼마나 서글픈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지만 사실 그게 쉬운 일일까?
문득 내 평생에 남겨 둘 수 있는 게 5그램 만큼의 벌꿀 정도라면 어떤 마음이 들까? 몹시 서글퍼졌다.

아니, 아닐테지.
그렇게 남기지 않을 테지.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일로 서글퍼하진 않을 테다.
그런 때라면 아까의 할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릴 테다.
간절히 기도하는, 오늘도 감사했노라는 모습.
말씀해 준 적 없지만 분명히 느끼할 만큼의 온화함.
그날 일을 떠올릴 테다.
나의 노년에도 그런 기도가 올려질 수 있기를...


[1] 5그램은 ‘상모솔새’라는 아주 작은 새의 무게이다. 그 새가 자그마치 12개의 알을 품는다. 동시에 5그램은 내게 특별한 의미의 숫자이다.여기에서는 상징성을 가미하고자 껍질의 무게를 상모솔새의 그것에서 가져왔다
[2]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 심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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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프 - 술의 과학 사소한 이야기
아담 로저스 지음, 강석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서평 <술의 과학>


쉽지 않았다.
한 챕터를 읽는 데에만 한 시간 정도...
한 권을 훑어 보는 데에만 일여덟 시간이 걸린 셈이다.
읽는 동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자료를 찾으며 더 읽어 보았다(엠아이디 출판사의 책은 그런 매력이 있다, 스스로 공부하게끔 하는).

이를테면,
<캘리포니아 나파 샤르도네의 발효액에서 퍼미큐테스과와 유로티오미세테스과(아스페르길루스와 페니실리움 균류가 여기에 포함된다)의 미생물이 나왔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의 와인 양조지역에서는 박테로이데스, 액티노박테링, 사카로미세테스, 에리시페 네카토가 나왔다. (중략) 연구자들은 이를 분석해 '미생물 테루아'라고 부른다<발효>편 중.>

이처럼, 잘 읽히지도 않은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책을 꼼꼼히 읽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뒤져보아야 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이 책은 재미나고 유익하다.
<술의 과학>이라는 제목 만큼이나 술(의 과정)에 대하여 체계적인 분류와 소개를 통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 주고 있다.
술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하려는 사람은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술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이 없더라도... 다음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일독해 보기를 권한다.

예민한 혀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된장찌개를 맛보고 된장이 몇 년 숙성된 것인지 가늠해 보는 사람.
와인을 종류별로 알아 맞히는 사람(이 책에는 이에 대한 재미난 설명이 있다.)
커피를 마실 때 쓴 맛, 신 맛, 단 맛 등을 잘 구분해 나는 사람도 이에 대한 내용을 잘 읽어 보기를 원한다.
다른 사람이 잘 느끼지 못하는 맛을 느낀다거나 음식이 상한 여부를 바로 안다면 이 책을 좋아할 것 같다.
특별히 맛에 대한 표현이 남다른 사람이라면 좋을 듯하다. 아침에 먹은 시리얼에 대해서조차 '특별한 감성'을 갖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딱 맞다.
민감한 코를 가진 사람도 이 책이 잘 맞을 듯 싶다.
점심 시간이 될 무렵 구내식당에서 올라오는 냄새를 맡고 그날의 메뉴를 알아 맞히는 사람이라든지, 외식을 하고 들어오는 팀원의 옷자락에서 나는 냄새로 무엇을 먹고 왔는지 알아 맞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정말 잘 어울리지 싶다.
또한, 자신 스스로 생각할 때에 섬세한 감성을 가지고 있다던지 그렇지 않더라도 쌓아둔(습득해 둔) 게 언젠가 고스란히 자신의 것으로 드러난다는 것을 믿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은 <술의 과학>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책을 읽다 보니 <술의 연금술사>라든지 <술의 연대기> 등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차용해야 할 정도로 다이나믹하고 신비로운 내용이 많았다.
어렸을 적 시골에서 사는 동안, 여러가지 담금주 제조 과정을 봐 왔던 나로서는 그다지 새로울 게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 이 책을 읽다 보니 술의 제조 과정에는 눈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책은,
효모 / 당 / 발효 / 증류 / 숙성 / 맛과 향 / 몸과 뇌 / 숙취

위에서 보는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이 챕터 내용 하나하나를 채우기 위해서 노력한 흔적들이 책을 읽는 내내 보인다.
간략하게나마 소개함으로써 책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려고 한다.

<당>
(중략) 많은 식물이 터펜을 만들고 내보내지만, 대다수는 이런 역할을 하는 특별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구조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이해.)
예를 들어 페퍼민트의 입에는 모용trichome이라고 부르는 작은 돌기가 있고 여기에서 맨톨menthol을 내보낸다. 감귤류 과일 껍질에는 기름을 저장한 샘주머니가 있다.
반면 포도에서는 달콤한 향을 내는 분자들이 다 과육에 들어 있어 그대로 와인에 포함된다.



(중략) 해결책은 식물을 간성으로 만드는 것이다. 야생포도는 수나무와 암나무가 있다. .... 농부들은 변화를 바라지 않는다. 따라서 포도 작물화에서 전환점은 자웅이주(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는)에서 자웅동주로 바뀐 사건이다.
: 올해 시골에 가게 되면 어렸을 때 보아 두었던 머루나무가 암수 나뉘었는지 찾아볼 일이다.

<발효>
(중략) 럼을 만들 때 이걸 넣으면 사과 같은 향이 난다고 아로요는 말했다.
: 발효 과정에서 수많은 변화를 일으킨다는 게 놀라웠다.


<증류>
(중략) 마실만한 증류액을 얻기 전에 나오는 또 다른 성분은 메탄올로, 제대로 만들지 못한 술은 사람을 눈멀게 하거나 죽게 만들 수도 있다.
: 메탄올을 만드는 과정과 에탄올을 다루는 과정이 전혀 다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니 좀 놀랐다. 그리고 담금주나 증류주를 먹은 다음 날, 머리가 아팠던 이유가 남아 있던 메탄올 때문일 거라는 얘기가 와 닿았다.


(중략) 배관 끝에 달린 수도꼭지에서 나온 액체에서 풀냄내와 황냄새가 약간 났다. 다운스는 해결책을 알고 있었다. 구리가 더 필요했다.

(중략) 쌀에는 황의 함량이 낮기 때문에 청주를 증류해 소주 같은 증류주를 만들 때 스테인리스로 만든 증류기를 써도 된다.


<숙성>
'스콧'이라는 사람이 마을에 퍼진 '검은 곰팡이'에 대한 실체를 찾아가는 과정이 챕터 전체에 걸쳐 소개된 부분이 특별한 인상으로 남았다.
(중략) 스콧은 와인수입업자이자 소믈리에 교육을받고 있는 친구에게 검은 곰팡이로 덮인 창고 얘기를 했다. 수입업자는 바로 대답했다. "그게 바로 천사의 몫 angel's share이라는 거야."

영화로도 나온 적이 있는 angel's share. 이 책을 보기 전에 우연찮게 보게 된 영화인데 이 책을 보는 사람은 참고 삼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중략) 옥수수로 만든 증류주를 버번이라고 부르려면 미국의 화이트오크로 만든 새 술통에서 숙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 참나무면 다 ok 아니었나 보다.

(중략) 재퍼슨스오션의 버번위스키는 거의 4년 동안 배 위에서, 즉 물 위에서 숙성된다. 물결에 통 안 액체가 출렁거려 목재에 더 많이 더 빨리 노출될 것이고 천사의 몫으로 인한 내용물 손실도 짠 바다 내음이 나는 공기의 수분으로 보충될 수 있을 거라는 아이디어다.



***

몇 가지 아쉬운 점.
청정법률.이라는 표현보다는 맥주순수령이 옳지 싶다.
그리고 군데 군데 보이는 오타^^;;
(중략) 그 사이의 공간을 시냅스라고 부르는데, 폭이 20~40nm(나노미터, 1mm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하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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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 생명진화의 숨은 고리
박성웅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생명 진화의 숨은 고리 <기생>

이 책은 철학책이기도 하다.
자세한 부분은 링크 리뷰 참조

http://www.evernote.com/shard/s220/sh/8888d317-4147-4e0c-a4b4-462ce1590ccf/025bdf6eb3dd9ffe40ed57b818edc2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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