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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프 - 술의 과학 ㅣ 사소한 이야기
아담 로저스 지음, 강석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서평 <술의 과학>
쉽지 않았다.
한 챕터를 읽는 데에만 한 시간 정도...
한 권을 훑어 보는 데에만 일여덟 시간이 걸린 셈이다.
읽는 동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자료를 찾으며 더 읽어 보았다(엠아이디 출판사의 책은 그런 매력이 있다, 스스로 공부하게끔 하는).
이를테면,
<캘리포니아 나파 샤르도네의 발효액에서 퍼미큐테스과와 유로티오미세테스과(아스페르길루스와 페니실리움 균류가 여기에 포함된다)의 미생물이 나왔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중부 해안의 와인 양조지역에서는 박테로이데스, 액티노박테링, 사카로미세테스, 에리시페 네카토가 나왔다. (중략) 연구자들은 이를 분석해 '미생물 테루아'라고 부른다<발효>편 중.>
이처럼, 잘 읽히지도 않은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책을 꼼꼼히 읽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뒤져보아야 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이 책은 재미나고 유익하다.
<술의 과학>이라는 제목 만큼이나 술(의 과정)에 대하여 체계적인 분류와 소개를 통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 주고 있다.
술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하려는 사람은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술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이 없더라도... 다음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일독해 보기를 권한다.
예민한 혀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된장찌개를 맛보고 된장이 몇 년 숙성된 것인지 가늠해 보는 사람.
와인을 종류별로 알아 맞히는 사람(이 책에는 이에 대한 재미난 설명이 있다.)
커피를 마실 때 쓴 맛, 신 맛, 단 맛 등을 잘 구분해 나는 사람도 이에 대한 내용을 잘 읽어 보기를 원한다.
다른 사람이 잘 느끼지 못하는 맛을 느낀다거나 음식이 상한 여부를 바로 안다면 이 책을 좋아할 것 같다.
특별히 맛에 대한 표현이 남다른 사람이라면 좋을 듯하다. 아침에 먹은 시리얼에 대해서조차 '특별한 감성'을 갖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딱 맞다.
민감한 코를 가진 사람도 이 책이 잘 맞을 듯 싶다.
점심 시간이 될 무렵 구내식당에서 올라오는 냄새를 맡고 그날의 메뉴를 알아 맞히는 사람이라든지, 외식을 하고 들어오는 팀원의 옷자락에서 나는 냄새로 무엇을 먹고 왔는지 알아 맞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정말 잘 어울리지 싶다.
또한, 자신 스스로 생각할 때에 섬세한 감성을 가지고 있다던지 그렇지 않더라도 쌓아둔(습득해 둔) 게 언젠가 고스란히 자신의 것으로 드러난다는 것을 믿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은 <술의 과학>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책을 읽다 보니 <술의 연금술사>라든지 <술의 연대기> 등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차용해야 할 정도로 다이나믹하고 신비로운 내용이 많았다.
어렸을 적 시골에서 사는 동안, 여러가지 담금주 제조 과정을 봐 왔던 나로서는 그다지 새로울 게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 이 책을 읽다 보니 술의 제조 과정에는 눈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책은,
효모 / 당 / 발효 / 증류 / 숙성 / 맛과 향 / 몸과 뇌 / 숙취
위에서 보는 챕터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이 챕터 내용 하나하나를 채우기 위해서 노력한 흔적들이 책을 읽는 내내 보인다.
간략하게나마 소개함으로써 책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려고 한다.
<당>
(중략) 많은 식물이 터펜을 만들고 내보내지만, 대다수는 이런 역할을 하는 특별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구조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이해.)
예를 들어 페퍼민트의 입에는 모용trichome이라고 부르는 작은 돌기가 있고 여기에서 맨톨menthol을 내보낸다. 감귤류 과일 껍질에는 기름을 저장한 샘주머니가 있다.
반면 포도에서는 달콤한 향을 내는 분자들이 다 과육에 들어 있어 그대로 와인에 포함된다.
(중략) 해결책은 식물을 간성으로 만드는 것이다. 야생포도는 수나무와 암나무가 있다. .... 농부들은 변화를 바라지 않는다. 따라서 포도 작물화에서 전환점은 자웅이주(암나무와 수나무가 따로 있는)에서 자웅동주로 바뀐 사건이다.
: 올해 시골에 가게 되면 어렸을 때 보아 두었던 머루나무가 암수 나뉘었는지 찾아볼 일이다.
<발효>
(중략) 럼을 만들 때 이걸 넣으면 사과 같은 향이 난다고 아로요는 말했다.
: 발효 과정에서 수많은 변화를 일으킨다는 게 놀라웠다.
<증류>
(중략) 마실만한 증류액을 얻기 전에 나오는 또 다른 성분은 메탄올로, 제대로 만들지 못한 술은 사람을 눈멀게 하거나 죽게 만들 수도 있다.
: 메탄올을 만드는 과정과 에탄올을 다루는 과정이 전혀 다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니 좀 놀랐다. 그리고 담금주나 증류주를 먹은 다음 날, 머리가 아팠던 이유가 남아 있던 메탄올 때문일 거라는 얘기가 와 닿았다.
(중략) 배관 끝에 달린 수도꼭지에서 나온 액체에서 풀냄내와 황냄새가 약간 났다. 다운스는 해결책을 알고 있었다. 구리가 더 필요했다.
(중략) 쌀에는 황의 함량이 낮기 때문에 청주를 증류해 소주 같은 증류주를 만들 때 스테인리스로 만든 증류기를 써도 된다.
<숙성>
'스콧'이라는 사람이 마을에 퍼진 '검은 곰팡이'에 대한 실체를 찾아가는 과정이 챕터 전체에 걸쳐 소개된 부분이 특별한 인상으로 남았다.
(중략) 스콧은 와인수입업자이자 소믈리에 교육을받고 있는 친구에게 검은 곰팡이로 덮인 창고 얘기를 했다. 수입업자는 바로 대답했다. "그게 바로 천사의 몫 angel's share이라는 거야."
영화로도 나온 적이 있는 angel's share. 이 책을 보기 전에 우연찮게 보게 된 영화인데 이 책을 보는 사람은 참고 삼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중략) 옥수수로 만든 증류주를 버번이라고 부르려면 미국의 화이트오크로 만든 새 술통에서 숙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 참나무면 다 ok 아니었나 보다.
(중략) 재퍼슨스오션의 버번위스키는 거의 4년 동안 배 위에서, 즉 물 위에서 숙성된다. 물결에 통 안 액체가 출렁거려 목재에 더 많이 더 빨리 노출될 것이고 천사의 몫으로 인한 내용물 손실도 짠 바다 내음이 나는 공기의 수분으로 보충될 수 있을 거라는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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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아쉬운 점.
청정법률.이라는 표현보다는 맥주순수령이 옳지 싶다.
그리고 군데 군데 보이는 오타^^;;
(중략) 그 사이의 공간을 시냅스라고 부르는데, 폭이 20~40nm(나노미터, 1mm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하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