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열심히 모아보자 :: 작은 기쁨 채집 생활

작은 기쁨 채집 생활 - 평범한 일상이 좋아지는 나만의 작은 규칙들
김혜원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6월

최근에 참석했던 독서모임에서 좋아하는 언니가 "요즘 길에 버려두었던 건강을 주워담고 있다"는 말을 했다. 표현이 재미있어 기억하고 있었는데, 《작은 기쁨 채집 생활》과 딱 맞는 표현이란 생각을 했다. 이 책은 바쁘게 사느라 다음에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잠깐 내려놓았던 행복을 주워담는 이야기가 담긴 책이었다. 주워담은 행복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웃을 일 없는 일상에 심어둔 작고 귀여운 기쁨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렇다, 그런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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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개미와 배짱이 이야기와 같지 않다는 걸 알지만, 나도 모르게 다양한 관계안에서 나를 뒷순위로 미뤄두었던 적이 있다. 조금만 더 하고, 쉬자고. 나에게 다정하기보다 다독이며 '하는 김에 더'하며 지내는 날이었다. 즐긴다고 말했지만, 어떤 순간에는 이 시간이 지나길 간절히 바라며 버티던 순간도 있었다. 이젠 아니지만. 《작은 기쁨 채집 생활》은 좋은 "때"를 기다리지 말고 주워담아야 한다는 책이었다. '마음 놓고 행복해할 수 있는 때' 같은 건 인생에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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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내는 하루하루가 행복한 건 매우 중요하다. 행복이란 녀석이 그때 잠깐 주고 사라지는 줄 알았는데, 열심히 모으면 나중에 힘들 때 요긴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마인드도 비슷한데 일상을 반짝이게 하여주는 소소한 행복을 찾는 작가님의 방법도 같아서 놀랐다. 일기를 쓰거나 인스타그램에 열심히 좋음의 흔적을 남기거나. 좋아하는 책을 사거나. 만들어보고 싶었던 음식을 만들어 보는 것까지. 닮아 있어서 놀랐고, 내가 몰랐던 꿀팁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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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일하게 가벼운 마음으로 돈을 쓸 때는 월급날 서점에서 책을 살 때다. 책에 쓰는 돈은 어쩐지 아깝지가 않다. _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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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교보문고 합정점에 들려 책을 한 두 권씩 사는 것이 나에겐 꽤 큰 행복이었다. 혹은 알라딘 합정점에 들어가 보물찾기하듯 내 마음에 콕 박힐 책을 찾는 것도. 한참을 서성이다 내 맘에 쏙 드는 책을 찾으면 또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요즘은 왕창 사서, 딱 한 권의 책을 사는 행복을 맛본지 오래되었는데. 6월 월급날, 그 날에는 나의 마음을 꽉 붙잡는 단 한 권의 책을 채집해야겠다. 쌓여있는 알라딘 장바구니의 유혹을 참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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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꼽으라면, 이 책의 판권 부분이었다. 글은 김혜원 작가님이 사진은 김혜원 작가님과 남편이 찍었음을 확인했을 때. 뽀시래기 행복들을 채집하며 보내는 작가님의 일상이 정말 잘 완성된 책이구나 싶었다. 작가님의 글과 같은 톤의 사진이라서 좋았다. 글로만이 아니라 사진까지 이 책을 만든 작가님의 행복이 듬뿍 담겨있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난 그중에 프릳츠 도화점 사진이 마음에 들었다.

잘 나이든다는 것을 배우다 :: 석세스 에이징

석세스 에이징 - 노화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뇌과학의 힘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이은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5월

한 사람의 뇌는 나이에 따라 다른 모습을 가진다. 《10대의 뇌》에서 청소년기의 뇌가 성인의 뇌와 얼마나 다른지 이해했던 경험이 있기에, 노년의 뇌가 다른 모습이라는 것도 예상 가능한 사실이었다. 다만, 노년의 뇌는 성장하는 뇌가 아닌 '노화'하는 과정에 있기에 부정적이지 않을까 걱정하였다. 노화는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자연 섭리의 법칙이지만, 그 의미가 낡고 닳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완숙해지고 삶의 정수에 한 발 더 다가서는 것도 포함한 개념이다. 대니얼 J. 레버틴은 《정리하는 뇌》의 저자이며, 《아웃라이어》에 나온 1만 시간의 법칙을 과학적으로 연구하여 유명하다. 그는 《석세스 에이징》을 통해 뇌는 어떻게 단련하는가에 따라 노화의 의미도 긍정적인 의미로 전환될 수 있음을 전한다.

노화와 뇌 관계를 현실적으로 중요한 이슈인 기억력, 지능, 감정, 행복, 인간관계, 통증을 통해 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한다. 그 분석을 통해 더 나은 미래의 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사고방식이 좋은지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이 내용 중 "건전한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귀 기울여 듣고 공감한다. 공감은 후두정엽피질과 하전두회를 비롯한 뇌 전역의 신경 연결망을 활성화하므로 건강에 이롭다."는 부분에 (뇌에 이롭게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와 또 다른 사람과 부딪히는 과정이 스트레스일 수도 있지만, 적절한 스트레스가 주는 뇌의 긴장이 늘어지고 느슨해지는 걸 막아준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한 정서를 촉진할 수 있는 가장 큰 비결은 다른 사람들을 돕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누군가의 삶을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우울하거나 서글픈 기분을 느끼기는 훨씬 더 어렵다."

결국 노년에 홀로 보내기보다 함께 보내는 삶이 건강하다. 뇌는 홀로 단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저자가 말하는 단련을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 발 더 나아가 "우리가 노년을 최대한 즐길 노후 있도록, 어쩌면 인생 '최고'의 시기가 될 수 있도록 수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도 소개한다. 먹는 것, 자는 것, 활동하는 것에 있어서 구체적인 제언에 놀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건강 책에서 말하듯, "적당히 먹고, 쉬고,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제안 중에 흥미로운 건 "자기 전에 일기를 쓰라는 것"이었다. 긴장을 풀고 기억을 향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기를 쓰며 오늘을 잘 마무리하고, "불완전한 앞날을 걱정하는 일은 수면을 방해하는 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부분의 저자 당부는 앞선 실용적인 내용에 비해서 조금은 깊이감 있는 이야기였다. 시간이란 물리적 힘을 거스르는 것은 힘들다. 그 시간 안에서 나의 뇌를 탄력적으로 만드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힘들다. 하지만 노년에 변화하는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기억하기 위해서는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뇌가 느려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면에서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추상적 추론과 실용 지능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경험이 많아질수록 패턴을 알아차리고 향후 결과를 예측하는 데 필요한 채비를 더 잘 갖추게 된다."라는 저자의 당부가 아직 나의 삶의 문제로 와 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잘 자라는 것에서 잘 나이 든다는 것으로 내 생각이 전환할 될 때 곁에 두고 읽으면 좋은 책이었다.

[100자평] 제인 오스틴의 말들

제인 오스틴의 문장들 ㅣ 문장들
제인 오스틴 지음, 박명숙 옮김 / 마음산책 / 2019년 10월

좋았던, 제인오스틴 팬이라면 좋아할 책

[100자평] 장애학의 도전

장애학의 도전 - 변방의 자리에서 다른 세계를 상상하다, 2019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 ㅣ 질문의 책 30
김도현 지음 / 오월의봄 / 2019년 11월

많이 읽었으면, 그 도전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100자평]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사랑에는 사랑이 없다 ㅣ 문지 에크리
김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7월

추천받아 읽었는데, 나도 추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