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남자와 금성여자를 넘어서 - 차이를 넘어 마음으로
존 그레이 지음, 문희경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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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를 넘어서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나보다 더 뜨거운 반응을 보인 사람은 의외로 우리 엄마였다. 신혼 시절 읽었던 책이라고 말하는 엄마는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를 넘어서》를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해하셨다. 난 이렇게 이야기 드렸다. 

"아직 내가 읽을 책이 아닌 거 같아."

이 이야기를 듣고 엄마는 크게 웃으셨다.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를 넘어서》의 프롤로그에 다음과 같은 말이 적혀 있다.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를 찾으려는 독신에게는 이 책이 더 좋은 짝을 만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배우자를 찾지 않는 독신에게도 스스로 정서적 욕구를 통찰해서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복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지만, 그 돌아보는 과정 중에 또 길을 헤맨 느낌이랄까. 역시, 동반자가 있어야 뜻깊게 읽을 책인 건가 싶었다. 그런데, 이렇게 나의 감정과 내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성찰하게 만드는지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 얼마나 있을까. 그러면, 아직 내가 읽을 책이 아닌 것이 아니라 지금 읽어서 다행인 책이었다. 이 책은 존 그레이의 최신작으로 그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낸 이후 달라진 세상과 달라진 인간관계의 팁을 정리한 책이다. 당연히, 부부(연인) 카운슬링을 통해 얻은 경험들이 이 책의 토대가 되었다. 마냥 연인에 대해서 쓴 책이라고 생각하면, 그건 오해다. 맨 처음 "아직 내가 읽을 책이 아닌 것 같다"라는 평을 남긴 건. 이 책을 오해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연인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 책은 서로 다른 사람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그 관계들이 나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지 쓴 책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어떤 면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도움이 될 수도 있다"라는 저자의 말을 바꾸어 생각하면. 연인이 없는 사람에게 연인에 대하여 쓴 책이 주는 특별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자기애와 행복감이 마음속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으면, 배우자에게 사랑을 받아야만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더 행복해진다. 좋을 때는 배우자에게 사랑을 받아서 더 행복해지고 기꺼이 배우자를 사랑하고 싶어진다. 그러면 혼자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관계 안에서 삶이 풍성해진다.

사랑이란 감정이 내 안에서 생기는 것이라는 점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아야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 사랑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그 마음이 관계 맺음으로 나아갈 때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그 방법도 다를 수 있음을 말한다. 이를 존 그레이는 남성성과 여성성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남자와 여자가 아닌 남성성과 여성성으로 나누어 설명한 것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를 호르몬 변화로 설명한 내용에 이 책이 연애 관련 책인지 과학 책인지 그 경계가 모호해짐을 느꼈다. 우리가 말하는 완경기(폐경기) 혹은 늦은 사춘기 등에 겪는 심리 변화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고, 그 분석의 중심에는 신체적 변화가 놓여 있었다.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의 수치 변화가 감정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이를 사랑을 기반으로 한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말한다. 

기분은 사회적 관계, 물리적 환경, 식생활, 운동, 일상의 수면 패턴을 비롯한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이런 다양한 요인이 호르몬에 영향을 주어 뇌의 반응 체계를 조절하고, 뇌에서 다시 스트레스 수준과 명료한 정신 상태와 기억을 포함한 기분을 결정하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대학 교양수업 중 "결혼과 가정"이 떠오른다. 특히 결혼 생활을 오래한 부모님 세대에게 필요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모든 관계가 한결같지 않다. 마치 기분처럼 달라지는 것이 관계다. 그리고 기분에 영향을 받는 것이 관계다. 내가 보기에 부모님의 감정은 항상 비슷해 보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부모님을 보았을 때 미묘하게 달라 보이는 부모님의 감정이 보였다. 좀처럼 서운함을 내비치지 않았던 부모님이 내비치는 서운함이나 작은 일에 고단해보는 일들이 보였다. 자녀인 나에게는 더 많이 숨겼겠지만 부모님 사이에서는 그 감정들이 끊임없이 교차했을 것이다. 좀 더 서로에게 힘이 되고 행복한 관계를 만드는 데 필요한 방법을 알 수 있는 책이다. 매우 실제적인 팁이 들어간 책이었고, 그 방법이 실제 관계를 회복하고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연인 관계에 대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이후에 또 달라진 관계의 원인을 잡아낸 이제 그 두 사람의 관계가 시간이 지나 두 사람이 맞이한 새로운 변화를 어떻게 맞이하고, 우리의 것으로 만들지를 모색하게 하는 책.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를 넘어서》.

이제 이 책을 엄마에게 드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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