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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독일사 - 철학과 예술과 과학이 살아 숨 쉬는 지성의 나라 독일 이야기 ㅣ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손선홍 지음 / 다산초당 / 2025년 2월
평점 :
찬란하고도 뼈 아픈 이천 년의 독일사를 담은 서른 도시의 기억
독일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다만, 막연하게 나마 ‘독일’이라는 나라의 역사에 대해 생각하면 길고도 웅장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신성 로마 제국과 한자 동맹, 루터의 종교 개혁,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있었던 유대인 학살과 분단 후 통일은 너무나 굵직한 사건들이라 독일만의 역사라 보기도 어려울 정도다. 유럽사에 깊은 조예가 있지 않은 일반 독자인 내가 조금이나마 쉽게 독일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발견한 책이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의 새 책, 『30개 도시로 읽는 독일사』이다.
이 책은 역사책이다. 그렇기에 선정된 서른 개의 도시는 모두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대도시이기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소도시가 더 많이 소개되어 있다. 서독의 수도인 본이나 괴테의 도시인 프랑크푸르트와 같이 유명한 도시들도 등장하지만,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를 선출했던 선제후 도시들(트리어, 마인츠, 하이델베르크, 하노버)와 주요 왕국의 도시(아헨, 마그데부르크), 루터의 종교 개혁 도시(보름스, 아우크스부르크, 에르푸르트) 등 낯선 도시들이 더 많이 소개된다. 덕분에 몰랐던 독일의 소도시들과 다채로운 지역의 특색들, 그 뒤에 얽힌 결코 짧지 않은 역사와 인물까지 가득 배울 수 있었던 두툼한 교양서였다.
저자는 독일에서 수학한 후 오랜 기간 외교관으로 활동하며 독일이라는 나라를 누구보다 가까이 접해온 데에 더해, 지난 이 년 간 추가적인 현장 답사를 거치며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완성도가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특히 책에 수록된 여러 장의 자료 사진이 이해를 도왔던 순간이 많았던 점에서 그렇다. 많은 장의 사진이 수록된 덕에 책의 두께는 늘어났지만, 그만큼 양질의 지식을 얻으며 독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어 충만하고도 생생한 책이었다. 읽다 보니 한 손에 이 책을 들고 서른 개의 독일 도시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가서 괴테와 칸트, 카를 대제와 구텐베르크의 흔적을 찾아 나서고 싶다. 아마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추신. 동프로이센의 쾨니히스베르크가 오늘날의 칼리닌그라드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여태 그저 이상하게 동떨어진 러시아 땅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말이죠. 유럽사는 복잡하고도 매력적이네요 :)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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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독일 역사는 물론 독일을 좀 더 잘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독일을 여행하는 이들에게도 도시가 간직하고 있는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안목을 넓혀 주는 친근한 동반자가 되기를 바란다.”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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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9